전강선사 일대기2020. 2. 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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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강선사 일대기(田岡禪師 一代記) (제11호) 장진사와 무자십절목

 

**전강선사(No.023) (No.024)—전강선사 일대기 제11호(경술1970년 12월 19일 새벽. 음) (1971년 1월 15일 새벽)

 

(1/4) 약 20분.

(2/4) 약 17분.

(3/4) 약 16분.

(4/4) 약 17분.

 

 

(1/4)----------------

 

만고고금사(萬古古今事)야  성하수동류(城下水東流)니라

나무~아미타불~

임제일성할(臨濟一聲喝)이여  언하천인안(言下千人眼)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만고천만사(萬古千萬事)가, 만고에 고금사(古今事)가,

성하(城下)에 수공류(水空流)다. 저 옛 성 밑에 물만 속절없이 흘러가는 것이여.

 

그건, 그건 뭐냐?

항상 물이라는 것은 그놈이 항상 흘러가제. 어디 무슨 뭐 고(古), 옛만 흐르고 이제는 안 흐르는가?

 

물질도 불멸이여. 액체 그놈 물, 어디 그놈이 항상 있제, 만고에 불변이제.

물 그놈이 있다 없다 하는가? 항상 있어 가지고서는 그저 그대로 흘러.

천만사가 모도 변태, 변질은 있지마는 그놈이 그 원료 불멸이여. 항상 이 흘러간다.

 

우리 중생이라는 것은 왜 원소로 한번, 그 근본본각(根本本覺)으로 한번 살아 보지 못하느냐?

저 물의 원료와 같이 하나도 변태 없이 천만겁을 가드래도 항상 원료 불멸로—아 우리도 그 본각을 척 깨달라 버리면은 무수(無數) 변태가 없을턴디.

아! 이렇게 모도 헛된 변태 속에서, 그 변허는 속에서 이게 뭐냐 그말이여.

 

한번도 본각 주인공은 만나 보지 못허고, 내가 가지고 있음서도 그 주인공의 행사 한 번을 못허고 말 것인가? 이렇게도 미(迷)해 가지고 이 죄만 퍼짓고 또 죄만 가서 받고 이것이 중생의 실경인가?

중생의 실로 받는 것이 이것뿐이지. 아, 중생의 업(業)이라는 것은 죄 받는 것뿐이니, 그놈의 짓을 어찌 허고 있는가 말이여?

 

임제 스님의 그 일할(一喝)이 직개천인안(直開千人眼)이니라. 일체 사람의 눈깔을 띄어 줘.

임제 스님의 천인안이라는 것은, 임제 스님의 일성할(一聲喝)이라는 것은 그 언하대오(言下大悟)란 말이여.

 

참선법밖에 없으니, 우리 중생에 그 눈을 바로 띄워 주는 참선법,

임제 스님의 일할법(一喝法)! 일할이라는 것은 부처에도 할(喝)이요, 조사에도 할이요, 법에도 할이요, 비법(非法)에도 할이요, 상(相)에도 할이요, 비상(非相)에도 할이요.

 

이건 뭐 어디 할(喝), 임제 스님 할(喝)이라는 것은 막 그저 할이다. 냅대 할이여.

할이, 할성(喝聲)이 여우적(如雨滴)이다. 빗방울이다.

 

왜 그려? 왜 그러느냐 그말이여?

할(喝)이라는 건 '꾸짖을 할(喝)'자인디, 탁! 쳐 버리는 '꾸짖을 할(喝)'자인디, 왜 그렇게 꾸짖어 할(喝)을 해 번져?

다 해 버리고 나니 그 뭐가 남을 건가?

 

할(喝) 다 해서 할(喝)로써 다 파(破)해 버렸다.

법이든지 부처든지, 비법이든지 비불(非佛)이든지 내지 거기에 무슨 뭐 불조패궐(佛祖敗闕)이든지, 할(喝)에 안 절단나는 것이 없어.

 

척파(斥破)다. 막 때려 파해 버린다.

임제할(臨濟喝)에 직개천인안(直開千人眼)이니라. 그것이 천 사람의 눈깔을 열려 주는, 확철대오(廓徹大悟)허는 할이네.

 

할을 그렇게 수천 할, 수만 할을 다 허고 나서, "할개심마(喝箇甚麼)냐? 할은 어떻게 헐 터냐?" 물을 때에는 그 법주(法主)가 어디 앉어서 묻제? 거 어디, 어디 앉어서 시방 묻고 있제?

 

아 이놈의... 거 어디 앉어 묻고 있는가, 봐!

거 어디 앉어 묻고 있제? 어디 한마디씩...

 

누가 못헐 것이여?

 

 

내가 작년 동짓달에 틀림없이 죽었다 그말이여. 거, 묘하제, 내... (12초 간 미상)

 

숨을 쉬고 말이여. 여 화기가 확! 이 짙어서, 확헌 기운이 있어서 법문을 못혀.

 

법문(法門) 들을 적에는 '법문이고 무엇이고 소용없고 내 화두(話頭)만 한다'하고는 화두만 들어서 딱 그 '어째서 판치생모라고 했는고?' 그렇게 허고 들어도 좋은디, 그 과녁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법문이 안 들어온 게 아니여.

 

활살이 과녁에 안 백히지는 않지마는, 백히지마는,

고 관만 딱 가지고 해도 그 화두 "어째서 판대기 이빨에 털이 났다고 했는고?" 고놈을, 고놈을 가지고 있으나 안 있으나, 그 법문만 딱 기울이고 들으면은 측이목이청현음(側耳目而聽玄音)허면, 이목(耳目)을 기울려서 그 법문을 척! 들으면 똑같은 거여. 뭐 다른 게 하나도 없어.

 

그래 법문이 그 듣다 가서는 얼른 푹 들어와 버려. 언하(言下)에 툭 깨 버려.

 

들어서 생각해서 아는 건 틀려 버렸어. '오!' 생각해 가지고 '오! 고렇구나' 요런 건 안되아.

어디 가서 그 사량소해(思量所解)라는 것은, 사량해서 아는 바는 학자(學者)의 원수여. 학자의 독약이여. 고런 것 가지곤 된 법 없어.

 

턱! 들으면은 언제 들었든가, 언제 깼든가, 언제 봤든가가 없어.

그러기 따문에 종사(宗師)가 거법(據法)에 이언(離言)이여.

턱! 험서 벌써 태도부텀 척 봐. 말 없는 경계에 들어가서 태도부텀 보는 거여.

 

"견성 했습니다!"

"견성을 했으면은 일러 보아라"

 

"오도송(悟道頌)을 지어 가지고 왔습니다"

 

손을 척 벌린게 오도송을 주었다.

오도송은 받아 가지고 보지도 않고 이렇게 해 놓고는 또 요짝 손을 내밀었다.

 

하! 이것 보소. 거그서 죽는다.

 

그러니 태도에 벌써, 말허기 전에—양구(良久) 방할(棒喝)이 제일구(第一句)라고 허지마는, 양구 방할 나오기 전에 발써 취두(取頭)여. 머리 다 취해 버렸어.

 

그렇게 할(喝)로써 다 때려 조져 버렸다.

뭐 그저 무슨 뭔 언어, 무언어(無言語) 언어라도 할이요, 비언어(非言語)라도 할이요, 무동착(無動著)이다. 동착(動著)해도 할이요. 전부 할로써 다 조졌는데.

 

빗방울겉이 수수 천만 할로써 다 조져 댄디, 그 법주가 어디 앉어서 지금 묻제?

 

내가... 요놈 한번 더 해 놓고.

만고고금사(萬古古今事)가 성하수동류(城下水東流)니, 우리 이 중생이라는 것은 왜 이렇게도 죄업 속에서 그 나를 보지 못허고 이렇게 험악하게, 이렇게 그만 이 중생업 분별 속에서 이러고만 있제?

 

이 법을 믿어서 우리 부처님의 정법(正法)—우리 부처님이 척 깨달랐다. 부처님 한 분이 깨달라 놓고 보니, 천하 중생이 우리 부처님 깨달은 법밖에 없구나.

세상에! 우리 부처님이 발견을 못했드라면, 깨달라 발견해서 우리 중생께 이렇게 모도 배급 주지 아니했으면 어찌 될 뻔 했는가?

 

우리는 이 법을 믿어 들어왔구나.

바로 들어왔지! 바로 들어와서 정법학자(正法學者)가 되아 가지고 지끔 이 문제를 가지고, 이 생사해탈 문제를 가지고 다뤄 나가는구나. 얼마나 감사하고도 경행(慶幸)하고도 참 만행(萬幸)헌가.

 

이렇게 모아서 올 삼동(三冬) 정진허는데, 앞으로 불과혀야 인자 한 달도 못 남았는데,

그동안 앞에 서로 모아서 지내 나오는 가운데, 이렇게도 대원융(大圓融) · 대평등(大平等) · 대자비(大慈悲) · 대무아(大無我), 아무 잡담 없이, 아무 거그서 한화(閒話) · 승부(勝負) 없이, 그저 모도 그 야삼주삼(夜三晝三)에 그 타(他)로 더불어서 이렇게 겨루어. 화두를 이렇게 애써 잡드리해 나와.

 

불과 얼매 안 남아, 불과 한 달도 못 남은, 그러고 나가면 또 인자 서로 또 갈린단 말이여.

갈리지마는 서로 또 어서 모아야지. 또 또! 이렇게 닦아 나가야지.

 

사람 일곱만 모아도 거기에 시비분쟁이 없지 못하고, 서로서로 무슨 별... 다 나는디,

이렇게 여러 우리 참 사부대중이 모아 가지고도 원, 당최 뭐 의복 두 가지면 한 가지씩 갈라 입고, 뭔 돈이 이 세상에 있으면 그저 서로 갈라서 약이라도 사서 모도 병구완 해 주고, 원 이럴 수가 있는가.

 

우리 참선학자는 이렇게 들어와서, 그 임제(臨濟) 일성(一聲) 큰 할법(喝法), 임제 일할법(一喝法). 임제 일할법, 부처님의 그 견성오도법, 우리가 또 그 언하대오법(言下大悟法), 하! 이렇게 닦아 나간다 그말이여.

 

우리가 지금 인자 앞으로서 이렇게만 닦아 나가는 데 있어서 퇴타(退墮)만 안 헌다면은 어디로 삐끄러질 건가? 삐끄러질 곳이 있어야제. 우리는 각세계(覺世界)로 그만 그대로 가서.

 

입태(入胎), 태에도 들어가도 이 신심은 태에 들어간들 이 신심이 없을 리가 있는가, 견성은 못했드래도.

입태 또 주태(住胎), 태 중에도 이 발심(發心), 이 마음이 없어질 것인가?

여지없이 믿으면은 그 없어지지 않어. 설사 매(昧)했다 하드라도 그 가운데 딱 갖춰져 있어.

 

그래서 고인(古人)들도, 그 옛조사 스님네들도 말씀허시기를 '설사 견성(見性)은 못했다 하드래도 안광낙지시(眼光落地時)에, 눈 광명이 땅에 떨어질 때, 죽을 때, 불위악업소견(不爲惡業所牽)이니라. 악업이 끄어가들 못한다'

 

원청 신심이 견고해서 그 떠억 이 참선법을 콱! 믿고 있는 디는 염라대왕이 끄어가들 못하니,

염라대왕이 잡아다가서 모도 제취(諸趣)로 보내는디, "죄 지었으니 너는 죄 받으러 삼악도(三惡途)로 가거라" 모도 이래서 파견해 보내는데, 염라대왕의 철방(鐵棒)이 다루들 못허니 그대로 그건 반야학자(般若學者)기 따문에 그대로 가서 그만 그저 해탈세계에 가서 나는 것이여.

 

내가, 저어 인자 기행문(紀行文)인데, 내 그저 지내 나온 과거에 모도 기행문을 내 기행을 얘기한 것인데—어디 죽을 고비 당헌 거, 뭐 그저 가서 또 서로 문답헌 거, 뭐 이런 거 저런 걸 좀 해달락 해서 지금 허고 있는데.

또 이런 대중이 모아사 허제, 대중이 없으면 못헌다 그말이여. 혼자 어떻게 헐 수도 없고, 그걸 뭘 필기로 적을 수도 없는 거고.

 

과거 벌써 스물 몇 살 먹어서 허든 그땐디, 나이 칠십 몇 살에 어디 뭐 낱낱이 어느 골짜구로 어디 재 넘어서 어디로 댕긴 그걸 다 할 도리도 없는 거고.

어디로 갔다가 또 도로 나왔다가 또 저리 둘렀다가 모도 인자 고 생각난 것만 허고 있어. 그 틀림없어 그것은.(처음~20분5초)

 

 

 

(2/4)----------------

 

오대산까장 가서 그 신배령 넘어서 밤중에 내려가다가 꼭 죽을 뻔을 했는디 살아났네. 이놈의 이 고해(苦海).

그러고 또 그렇게 그놈 하나 딱! 바가치 하나 뀌어차고 착 나선 동기는 자연치료를 헐라고, 내 병 낫울라고 나섰지마는.

 

그놈 그, 그 불탄산고수활(不憚山高水濶)하고, 산을 만나거나 물을 만나거나, 그저 밤낮 장마를 만나거나, 거 숲을 뚫고 거 나가기 참 그것도 앉어서 생각컨대는 참 퍽 자유스럽고, 냉기가지에서 사는 새처럼 이 가지도 가고, 저 가지도 가고, 험헌 산도 날러 가 보고 괜찮을 거 같지마는,

 

퍽 이렇게 앉어 보면은 구애(拘礙) 없이, 탕탕무애(蕩蕩無碍)허게 호호(浩浩)허게 나가는 경계가 활발스럽고, 아무것도 설사 앞에 걸린 것이 있으나, 그 무슨 걸린 것인가? 임산임수(臨山臨水)에 그 뭐 걸릴 것이 뭣이 있나?

퍽 대활발(大活潑) 대자연 같지마는, 그래 나가 보면은 그놈의 또 그 고통이 여간 심허고 또 마음이 그렇게 고독햐. 참 고독허거든.

 

혼자 척 나서 보면은 내가 거 무슨 뭐 이렇게도 활달해서—아, 견성해 가지고는 산산수수(山山水水)가 각완연(各宛然)인데, 각각 다 완연헌 처(處)에 앉어서 하나도 맥힘이 없고 걸림이 없고 체헐 것이 없는데, 뭐 뭐 고독이니, 뭐 고독이니가 있어?

그건 또 그러허지마는, 또 그대로 또 고독이 있는 것이여.

 

그래 때 되면은 또 밥을 또 얻어먹어야 하제, 또 고것도.

때에 똑 들어가되 아무때나 들어가면 밥 못 얻어먹는구만. 그 참, 거 꾀가 수단이 나고, 수단이 아니라 그 경험이 나야 되아.

 

거 산(山)이라도 잘 생기고 물이라도 잘 흘러서 제 구녁으로, 진사방(辰巳方)으로 수동류(水東流)해 나간 디는 꼭 부자가 있거든.

아무데나 비탈 못쓰게 생긴 놈의 디는 숭악한 가난헌 뱅이가 때도 못 먹고 있거든. 거 묘허다 그말이여.

 

잘만 가서 연기 퐁 난 뒤에 조금 그 밥 풀 때 똑 당도해야 밥을 얻제, 지내가 버리면 없다고 안 줘. 거 큰 일이여. 배는 고프고.

연기 부르르르 나면은 조금 있다 들어가면 재없이 그 밥을 푸는구만. 밥 풀 때 당도허면은 꼭 한 뎅이라도 얻지, 기양은 안 나와. 바가치만 들어대면은 얻거든. 고러헌 참 이상스런 게 많제.

 

 

오대산 그 재를 넘어가다가 꼭 죽게 되았는디, 불 빠딱 거리는 바람에 들어가서 살아 가지고 한 일주일 있다가 일주일 만에는 인자 불가불 거그서 하직허고 떠났다.

 

어저께 얘기헌 것은 그전에 헌 놈 갖다 거다 두고는 멈춰 두고, 그전에 인자 그건 헌 놈이고. 인제 여기서 연속해 간다 말여.

가는디, 한 20리나 나가 가지고는, 쏘나기는 밤낮 그 장마는 져서 사방 꼴짜구니에 물이라는 것은 그 급수가 풍풍 떨어져서 그놈을, 계천(溪川) 그 급류는 못 건너간다 그말이여. 어떻게 건너갈 수가 없거덩. 뛸 수도 없고, 쾅쾅! 쾅쾅!

 

그래 그놈이 떨어져 가지고 저 아래 어디 누수로 흘러간 디로 요리 돌아서 그래서 한 20리를 또 나가니, 사방 인자 그 중류(衆流)가 합해서 내려오는 임제강이 있어, 임제강!

 

그 임제강인디, 강원도 임제강인디, 그 내가 그 어디인지도 몰라. 뭐 면 군, 뭐 내, 임제강만 알아.

임제강이 이렇게 있는디, 물이 사방 곡수(曲水)가 흘러가지고 그렇게 내려오는 가운데에 다른 데는 짚어서 못 건네가고, 이렇게 뜩 내려오다가 쭈욱 그 막아 논 그 전지로 이렇게 물이 팡팡팡팡 넘어가는 데가 있어.

 

차라리 그 깊은 누수 그런 데로 이렇게 건너가면 물이 깊어도 헤엄이나 칠 줄 알 것 같으면은, 헤엄을 쳐 올 것 같으면은 괜찮헌디.

쭈욱 지니까, 물이 요렇게 얕이 내려오니께 흘러 넘어가니까, 거그는 괜찮을 줄 알골랑은 그리 건너온다.

 

보따리, 다 찢어진 놈의 보따리는—뭐 다리고 뭣이고 다 나온, 인자 어디 집어야 할 것은 집도 못허고 그 한 일주일 동안 끌어맸지마는, 그 집에서 했지마는, 그래도 뭐 참 옷이라고는 절박하제.

 

아! 이놈의 임제강수를 대들어 가지고, 이렇게 물이 넘어들어 흐르는데 그렇게 주욱, 그놈의 강이 뭐 당최 이만저만혀. 그놈의 산꼴짜기에서 흘러 내려온 놈의 강이라도 얼매나 너룬지 몰라.

아, 중간에 팍 들어간께, 그 쏟아져서 내려오는 놈이 당최 이놈의 폭포가, 내가 속을 그걸 알아야제?

꼭 건네가기는 건네가야 허겄는디, 그 산속에서 그렇게 비는...

 

내가 두 번 거그 죽을 뻔 헌 걸 얘기허니라고 이거 헌 거여.

그때 목숨 잃어 버렸으면 참 그놈의 것 허망허기도 짝이 없고.

 

'내가 어쩠든지 금생에 확철대오를 허리라'허는 마음은—내가 그렇게 나섰으니 무슨 뭐, 대사(大事)집에 들어가서 준 대로 먹고, 막걸리도 주면 먹고, 고기도 주면... 그놈의 것 고기 많이 주나, 그거 뭐 겨우 한점이나 주거나 말거나 그런 것 좀 준 거 그것까지도 고기여, 뭣이여?

 

허지마는 뭐 별수 있어. 그런 거 안 먹고는 먹을 것이 뭣이 있으며, 뭣을 자연치료인데 안 헐 수가 있나, 준 대로 먹어야제.

그걸 누가, 내 계행(戒行) 지킨다고 안 먹을 것이여, 뭣 헐 것이여. 그렇게 내가 나선 사람이 거그에 무슨 구애될 것이 있는가?

 

대중 중에 있어서는 못 혀.

대중 중에서 있으면서 그렇게 함부로 무애행(無碍行)을 허고 함부로 가서 제 먹고 싶은 대로 막 처먹고, 제멋대로 대갈빡 내 돌아댕기면 되아? 그건 못 혀. 그런 법 없어.

 

대중을 위해야지. 대중 중에서 어찌 그러헌 무애행을 해 쓸 것인가.

없어! 절대. 그러기 따문에 안 들어가. 절 같은 데, 안 들어가.

 

그럼서도 그 속에 '계행 그까짓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안하무애(眼下無碍)제, 한번 깨달라 버리면 일체죄업(一切罪業)이 구타부득(拘他不得)인데, 무슨 놈의 계행에 내가 걸려? 죄도 없는데 무슨 놈의 계행이 지킬 게 있어' 요러헌 생각으로 했다면은 숭악한 마구니 외도 새끼여. 그런 법 없어!

 

아무리 죄도 없고, 죄 자체도 없고, 죄성(罪性)도 없고 다 공해서 비불비조(非佛非祖)요, 별별 지견(知見)이 있다 허기로니,

그놈 그 지경을 턱 봐 가지고 거기에 가서 산산수수(山山水水)가 각완연체(各宛然體) 고대로 갖촤진 그걸 볼수록에, 깨달라 볼수록에 거기에서 낱낱이 계행 가질 건 가져야 하고, 정진헐 건 정진해야 하고, 세상사를 어김없이 그대로 나가야 하고, 그것이 산산수수가 각완연체여.

 

그 산산수수 각완연체가 아무것도 없어, 거기에 무슨 뭐 뭔 도(道)도 없고, 비도(非道)도 없고, 비불비조인디, 거기에 가서 무슨 뭐 허물이 있고 죄가 있고 뭐가 있어?

아무것도 없으니 없는 대로 고대로 행을 혀?

 

그대로 행을 허면은 그거 뭐여, 그것이?

도로 말키 걸려 버린 놈이고, 거가서 그만 그 죄 없는 죄상에 가서 처백혀 가지고는 더 죄 퍼짓는 건디.

 

그래서 그렇게 내가 헌 건 아니여.

다만 이놈 몸뚱이 낫어서, 이렇게 피 한점이 없이 겨우겨우 댕기는 몸이 당최 뭐 뭐 말... 인자 이렇게 자연치료 허러 나선 것이니까, 주면 준 대로 그저 먹을 수밖에 없제.

 

아, 그렇게 나서 가지고는 그만 그저 그 오대산 그 산 넘어오다가 신배령 밑에서, 밤새드락 넘어오다 거그서 꼭 죽을 뻔 했어. 그때 조끔만 못 발견했으면 죽었지, 뭐 별수가 없어.

몸이 좀 기운이나 있으면은—몇 때, 거그 올라옴서 그날 종일 굶었제. 또 배는...

 

그러고 산을 헤매고 바우 틈새기로 거 무슨 전나무 그 바늘 같은 놈의, 가시 같은 놈의 전나무를 그만 비켜가지고, 그 전나무 엎어진 놈은 울장 못 뚫어 그건, 뚫들 못혀, 어디 둘러야제.

그런 놈의 디 밤중에 곰똥을 밟아 가면서. 아, 그 곰 한 마리 안 만난 게 다행이제, 그놈의 디는 곰 구데기인디.

 

아, 그래 가지고는 글씨 그 집에 일주일 있다가 나와서 임계천을 건네는디, 그건 꼭 죽어 버렸어. 아주 나는 수장(水葬).

그렇게 목숨을 잃어 버릴 건디, 어찌도 그 원력은 기맥히게 큰디 내가. '이 병 낫워 가지고는 어째튼지 용맹정진을 허리라. 그 정진 한번 부정진(復精進)해 보리라'뿐이었어.

 

암만, 아무리 대오(大悟)를 헐수록에 정진은 더 해야 허니까. 도력(道力)이 아니면 못하니까.

보기만 봐 가지고, 원각대지(圓覺大智)가 낭연독존(朗然獨存)헌 그것만 봐 가지고 안되아!

고대로 탁! 증(證)해야 허는 거여. 증이 아니면 안되아.

 

"뭐 다 본 견성허면 그리 되제, 뭐가 그 견성이냐?"고.

"아니 그러면 당신은 그 되았소?"

"나는 그리 못 됐다"

 

왜 그런 거짓말허고 앉었냐 그말이여. 당해 보지도 않고!

이건 무슨 소리여?

 

'어쨌튼지 병을 내가 낫워서 한바탕 정진해 보리라'고 생각을 냈었는데.

아, 그놈의 강을 건네가다가 중간에서 돌아오도 못허고 저리 내려가도 못하고, 다리는 약해서 기운이 없은게, 톡 물이 한번 차면 툭 떨어질 놈의 딘디,

아, 이런 놈의 것! 서서, 물은 불어서 내려오는디, 오도가도 못허고는 이러고 있네. 꼭 죽었제.

 

저 비는 자꾸 내려오는데. 그놈의 디를 말여, 꼭 그냥 그저 빠져 죽는디, 자신도 모르게 나는 혼자 그대로 탁! 관(觀)허고 대정진을 허고, 거그서 인자 정진—가다가 죽으면 인자 그 마지막 목숨 잃어 버리는 곳이니, 임명종시(臨命終時)니, 임명종시에 원각대지를 내가 잊어 버릴 수가 있느냐.

 

그러고는 용맹을 부리고는 그냥 어떻게 건너 뛴 것이 아, 이놈의 그만 실족(失足)해서 발이 뚝 떨어져 가지고 밑에 풍 빠져 가지고는, 이렇게 쏟아져 가지고 주루루 내려와서 뒤로 이렇게 물이 이렇게 밀어주는디 나왔네.

 

나, 그때 거 생각하면은 그 관세음보살님이 나를 이렇게 갖다 역부러 그래 준 것이제, 내가 살았는가 싶드구만. 또 거, 타력지관(他力之觀)이 있어. 이상스런 관이 일어나드구만.

아, 그래서 내려 와 가지고, 물에 뭐 말헐 수 없이 해 가지고 풍 젖어 가지고 이런 것을 그래도 그걸 놓지 않고, 건넬 때 내가 모가지에다 요것을 짤라서 요렇게 걸고 건넸어, 빠지면 그냥 한목 갈 요랑허고.

 

아, 그 어떻게 그럭저럭 그 산속에서 살만 허면 좀 더 살다 건넸으면 괜찮허련만, 당최 어디 살 데 없어. 집이 당최...

그 집에 도로 들어갈라니 또 돌아가도 못 혀. 떡 건네기는 건네갔지만 산곡수가 흘러서 가도 못하겠어. 그 산 골 깊고 물 널룹고 산고수활(山高水濶)을, 산 높고 물 널룬 것을 알 수가 없으니까, 생전 처음 지대라.

 

그래 건네 오니까, 이상스런 물건이—건네, 저 건네, 그때는 주재소(駐在所)인디, 주재소에서 나를 보고서는 "그 웬 사람이 이 물을... !" 깜짝 놀래드구만.

놀래나마나 그때가 삼일운동(三一運動) 뒤인디, 삼일운동 뒤에 그렇게 이상스럽게 옷을 입고 그 워낙 젊은 인자 젊은 아주 참 청년이 아! 그 짓을 허고 턱 오니까, '독립군이나 아닌가? 군자금이나 모집허고 댕기는 것 아닌가?' 이래서 고등 조사를 허네.

 

아, 조사허거나 말거나 나는 사실만 말하제.

"나는 그저 나는 인생 문제를 가지고 사는 사람인데" 요 법문허제, 또. 법문은 막 퍼내놓제, 나온 대로.

 

들어보면 즈그 가슴이 시원허고, 들을 때는 즈그도 참 무상한 것이, 인생무상이 그 귀에 들려 들어오고 어쩔 거여. 오히려 구해 주지.

그래 "배고파 죽겄으니 뭣 좀 주오"허니께, 아! 그럴 것이라고. 그 요기를 모도 시켜 주고. 그래 얻어먹고.

 

그래 가지고 거그서 인자 오대산 거그를 넘어 가지고는 어디로 뭐, 어디로 뭐 설악산으로 어디로 해서 인자 올라, '에이, 이놈' 너무, 이놈의 산도 너무 험악하고 험준허고.

그 명주사라고 해서 인자 어디서 해서, 그 어디 저 명주사 너머에 들어가, 올라가면 뭐 마등령인가 있는가? 뭐 마등령 같은 게 뭐 있고, 마등령 넘으면은 오세암 뭐 그런 게 있고, 뭐 그런 게 있제?

 

하도 그때 오래 되아서 그건 모르겄구만. 그놈의 재도 넘어 봤구만. 그러니까 그건 뒤에 넘었고.

그냥 그대로 얻어먹고 나섰은게 아무데로제.

 

'에이, 이놈의 점진(漸進)허게 저 문경으로, 저리 사불산(四佛山) 대승사로 그리 좀 들어가 볼 밖에, 그리 한번 둘러야겄다'

너무 산이 험준허고, 인자 간디 또 가고 그저 또 돌고 그렇제, 별수 없지.(20분6초~36분44초)

 

 

 

(3/4)----------------

 

문경 사불산 대승사(大乘寺)를 들어갔다.

절에 안 들어가는데, 사불산 대승사가 유명헌 디고, 윤필암(潤筆庵)이 있고 그렇다 해서, 대승사를 척 들어와서는 대중이 모도 있거나 말거나, 내가 대중께 뭐 절을 허나 뭘 허나, 아무 소용없제.

 

구광루에 가서—그때 그 8월 달쯤 되니까, 그때는 인자 비도 좀 개고 날도 쾌청해지고, 가을이 왔으니까 금풍(金風)도 나고. 루(樓)에 가서 가만히 앉었다.

누데기 같은 거 그거, 조금 쌀 한 벌 입는 것 그것 싸고, 바가치 하나 달아 가지고 놓고 가만... 움펑 감투는 써서 쨈매고, 절에 들어가도 그러고 앉었어. 가만히 앉어서...

 

뭔 말헐 것이 뭣이 있나? 역부러 그런 경계 피해서 그 같은 놈의 풍요헌 놈의 세상의 무슨 왕환인사(往還人事)에 무슨 내가 관계 있어?

어떤 놈 뭐 만나야 내가 인사—주지라고 뭐 높아서 뭐 절허고, 뭐 뭐 어린, 불쌍한 사람이나 거지라고 내가 무슨 뭐 천하게 보는가? 내가 제일 천한 사람인디.

 

아무리 높은 놈 봤자, 내 높은 놈 보고 '높다' 내가 그런 생각도 없고.

부자굴(不自屈)이요, 부자고(不自高)다, 굴성도 없고 고성도 없제.

누구한테 내가 고(高)를 허며 누구한테 내가 굴(屈)을 헐 것인가 말이여. 없어!

 

가만히 가서, 그 누각을 잘 지어 놨는 디 가서, 대승암 들어가면 그건, 가만히 가서...

중들이 모도 와서 들여다보네. 이상헌게 들여다봐.

뭐냐고 물어봤자, 내가 말도 안 허니 뭐 그까짓 것 뭐 어떤 놈이 뭐 별수 있나, 말해야지?

 

뭐라고 말허면 그냥 그때는 벙어리 행세를 해 버렸네, 그냥 귀찮은께.

이러고 있으면, 이 짓 허면 "응, 응, 응" 이래 버린게 '벙어리인가 보다'고 그러고는 가고 가고 혀.

멀쩡해 가지고 벙어리 노릇을 헌다 그말이여.

 

그 대승암 그날 인자 종일 있었지.

그래도 모냥이 어디 뭐 그렇게 빼짝 말라서 그렇게 그냥 피만 흘리고 있은게 백지장 같이 그렇지마는, 그때는 젊을 시대니께 그래도 무슨 뭐 때꼽째기도 찌지도 않고, 깨끗이 씻고 다 그랬은게. 뭐 어디 누가 뭐 그 더럽게 허고 댕기는가. 씻글 것 다 씻고 그러지.

 

청천강수(淸川江水)에 깨끗이 씻고, 백구란 놈들이 그 강수에 좋은 강수만 찾아댕기면서 제 털 깨끗이 씻데끼, 아, 나 역시 그렇게 깨끗헌 거지제. 거지는 거지라도 뭐 참, 이상스러운 거지제 뭐.

눈동자든지 코든지 뭐든지 생긴 것은 그렇게 추악하게 안 생겼다 그말이여. 모도 와서 들여다보고 이상스레 보고, 건드려도 보고 '벙어리인갑다'고 이러지. 종일 앉었었다.

 

그 주지가 최월파드구만.

그건 최가인가? 최가는 모르겄구만.

월파드구만, 주지가. 그때 당시에.

 

아, 주지가 나와서 인자 이상스레 허고 앉었다고 헌게, 주지가 나와서 나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그래 봐 쌓는다 그말이여. 모도 근게, 그 벙어리라고, 거지라고 이러고.

채림 채림이 이상허거든. 머리도 깨끗헌 놈이 시커먼 놈이 여까장 흘러내려 오고.

 

'아, 그래 아무래도 벙어리도 아닌 것 같고, 그 사람이 무슨 비관염세에 그 지독허게 걸린 사람이로구나' 그러고는 봐 쌓고 그려. 그러더니 나를 객실을 하나 정해 주어. 아, 그것 참, 고맙드구만.

좋은 객실 하나 정해 주어. 아, 다락에서 잠자고 그럭저럭 자고 나올 건디, 객실을 정해 줘.

 

고마워 내가 그랬제. 정했제.

밥을 채려 왔는데, 고등 객 밥상 채리데끼 고리 자반 굽고, 아, 이래 가져 왔다 그말이여. 그놈을 잘 먹었지.

 

그날 마침 박홍록이라고, 충정도 무슨 괴나무쟁이에 있다고 허는, 괴나무쟁이에 있다고 헌 박홍록이란 사람이 가야금을 들고 왔어. 가야금을 들고 와서 그 가야금 논다, 가야금 헌다 소문이 나가지고는 장소를 큰방에다 정했어.

 

그 대승사 큰방에다 딱 정해 놓고는 가야금을 노는데. 그 꼴짜구니에, 동구(洞口)에 사람들 다 올라오고.

동구에 사람, 여자들은 다 중마누라여. 전부 중마누라여. 많드구만. 중마누라가 다 올라오고 동구에서. 또... 중마누라, 중 천지제, 다른 사람은 없어.

 

그래가지고는 하판(下板)에는 중이 탁 둘러—대중 참 많드구만—앉고, 저 상판(上板)에는...

 

요런 것도 들으시란 말이여. 이거 평상화(平常話)니까, 이 평상화가 그 모도 도인(道人)의 말후구(末後句)인 것이여.

도인의 말후구인 것이 아니라, 중생이 말후구에 깨달라야 하거든.

이런 제행(諸行), 밥 먹고 옷 입는 것이, 가고오는 것이 그 말후구여. 그게 참, 정말 법문(法門)인 것이여.

 

'이거는 뭐 씨잘디 없는 말이다' 듣고, 거그서 인자 옳은 것을 간택(揀擇)하고.

뭣을 옳은 것을 간택해야? 옳은 놈 간택할 것 같으면, 간택이 벌써 그른 놈인디.

 

그래 모도 인자 앞께 어간으로, 하판으로는 중이 딱 둘러앉고, 저 상판, 탁자 밑으로 고리는 부인이 지대방까장 꽉! 맨놈의 젊은 각시인디, 중들 마누래 참 하이칼라드구만.

잘, 이놈의 대처승들 그 부처님 상주물(常住物)을 갖다가서—대처승 들으면은 좀 안 되았겄구마는, 그 모도 이리저리 모도 벌어다가서 금반지 다 해 찌고 뭐, 거 금비녀 다 찔리고 앉었는디, 참 기가 맥힌 하이칼라여, 젊은 각시들이.

 

충청도 괴나무쟁이에서 박홍록이가 왔다 하니까 야단들이여. 얼마나 잘헌지.

참 일등 잘허는 박홍록이여. 그때 '홍록이의 가야금'허면 그만 무등등(無等等)이여. 같은 사람이 없어.

 

그렇게 소문나서, 그 대승사에서 시방 홍록이를 가야금 놀리는데, 박홍록이는 부처님 밑에 탁자 밑에 딱 앉고, 나를 갖다가 주지한테다 옆에다 딱 앉힌다 그말이여. 데려다가, 기어니 데려다 앉혀.

"나는 그런 디 안 간다"

"그 안 갈 것이 뭣이 있느냐"고, 와서 나를 데려가데. '그 좋다' 속으로는 말짱허게 좋아허거든.

 

그래 뵈도 내가 좋아헌디, 참 좋아혀. 음(音)을 퍽 좋아허거든.

아, 그런디 어디 가면 내가 미리서 그만 춤부텀 머냐 추는 사람이라. 잘 추든 못허지마는.

 

왜, 또 그래도 그래도 꽤 잘 추제, 뭐 그렇게도 못 추든 않소.

내가 진양 춤을 다 맞추고 헌디 뭐. 그만 했으면 잘 추지 뭐.

 

아, 그런데 나를 '월파'라고 주지가 갖다 기어니 오라고 앉혀, 옆에 앉혀.

청년이 말이여, 깨끗헌 청년이 이상스런 누데기를 입고, 누데기라도 그렇게 불긋불긋 그런 건 안 입고, 깨끗헌 놈을 일색(一色)으로 이리저리 지어 입고 헌게, 봐도 향내가 나. 뭔 조금도 추접허지 않아.

 

이상스럽게 나를 귀여해 가지고 말여, 처음 봐도.

월파가 아주 이상스런 청년이라 해 가지고 자기 옆에다 어간(御間)에 앉혀. 어간에 누가 거지를 앉히나?

어간에다 나를 앉힌단 말이여. 아, 주지가 그러니께 누가 뭐락 해.

나 앉힌 대로 딱 그대로 앉었어. 가만히 앉어서...

 

박홍록이가 처음에 가야금을 앞에 척 그래 내가 그 시방 그 확—한 50살 먹었는디, 이빨이 깡총헌 게 하얀 사람이, 생긴 것이 참 늙도 젊도 안 헌 것이 퍽 귀엽게 생겼어.

그런 것이 가야금을 놓고는 줄을 고른단 말이여. 떠억 이 골라 가지고는, 아 이놈, 그 가야금을 병창(竝唱)으로 허는디—그놈의 법문이란, 그 법문이라는 건 참말로 들어야겄드구만.

 

거, 잘혀! 참말로 잘혀!

 

이놈의 소리는 듣다가 말이여, 가야금에 병창 넘어가는 소리를 듣다가—월파가 인자 주지인게, 주지가 죽비를 들었어. 암말도 말라고 죽비를 치고 인자 듣는데.

죽비를 들고 죽비를 가지고 장단을 치네, 나중에는. 점잖은 놈의 주지가!

 

탁!(죽비소리) "좋다!"

탁! "어, 좋아!"

"좋은디" 탁탁! 아, 이 지랄을 허고는.

 

아, 이러고 따러가, 주지가 저까장 올라가서 그 앞에 그 가야금 치는 데 가서 맞치고 좋다고 허네. 허허! 어떻게 이놈의 소리에 취했든지. 아, 나도 참말로 좋아 죽겄데. 그거 내가 들었네.

 

여자들이 우에서 다뿍 앉어 가지고 있다가 "으, 좋아! 으, 좋아!" 여자들도 말여.

아, 이 지랄허더니 모도 앞에 모아들었어. 젊은 놈 중은 더 말헐 것도 없고. 나도 참...

 

허다가 "(노래) 강산 구경 다 허라이면 몇날이 될지를 모르겄네"허고, 끝을 넹기는 디는 기가 맥힌 법문이여! (가야금) 침서, 침서 이러면 아울라로 넘어가거든.

"당징지당, 당~당~징당, 지당당당, 징~징징징, 지당동당" 아, 이러고 넘어가는디, 사람 참 진짜...

 

"에이, 나! 그 나를 데리고 댕기시요" 그랬네, 다 마친 뒤에는.

"내가 따라댕기리다" 아, 그러고서는 내가 고만 가야금을 내가 맸네. 근께 이놈 매고 따라댕길라고, 그 거지가.

 

'아, 이런 놈의 거지, 이런 것이 나를 따라댕길라, 내가 어디 이런 걸 데리고 댕길 거냔 말이여'

기어니 따라댕길라고 헌게, 아 나를 뗄라고 애를 쓰네.

 

"뗄 것 없소 응, 날 뗄 것 없어. 나 같이 댕깁시다. 내가 가야금 매다 드릴 것이고, 밥 없으면 나는 내 밥은 내가 빌어먹을께 염려 말고"

안 데리고 댕길라 허네. 허! 이것 참, 꼭 따라댕겨야 겄는디.

이놈을 하나, 가야금 이놈을 배워 가지고...

 

 

나를 좀 쳐다봤으면 허련만, 모도 쳐다보지도 않고 법문만 듣고 앉었소. 원 참, 나!

내 태도도 좀 보련마는, 가야금 타는 거 한번 봐야 헐 것 아니요, 내가 여그서 가야금 타는데.

 

아, 그래 가지고는 따라댕길라고... 따라댕기는디. 거그서 여 윤필암을 넘어가.

거, 이상스럽게 지냈기 따문에 또 이 이야기를 내가 허는구만. 저그 올라가다가 또 도로 내려와서 인자 헌 놈의 또 얘기야.

 

윤필암을 고리 넘어가는디, 요렇게 재 넘어 조끔 또 올라가는디,

윤필암까장 자기도 인자 그 선원이니깐 가서 한번 가야금 타고 놀까 하고 가는디, 나 따라 붙였제. 나도 거까장 갔다 윤필암 볼 작정인데.

거까장 내가 좀 메고 간다고 헌게—나를 데리고 갈라는 게 아니라, 거그를 넘어가면서 좀 들어다 준다고 헌게 나한테 들린 것이여.

 

내가 고개까장은 들고, 들어가서 그 윤필암 앞에까장 가 가지고는 가야금을 돌라고 허길래 주었제.

챙피헌가 보드구만, 내가 들고 간께.

그래 안 들리고는 가면, 속에는 내가 멀쩡헌 대하이칼라인디, 제까짓 거보담은 내가 참, 우에 있는디 말이여. 나를 갖다 업신여겨.

'야, 이 저석아, 네까짓 놈이 나를 업신여기니까, 이놈아, 나는 너를 손톱만치도 못 봐. 이 자석아!' 허지마는, 저 자석은 또 나를 그래 보제.

 

거그 들어가 가지고는, 막 들어가니까 법문대회라. 설법회라.

설법회인디, 법상에 올라가서 설법허는 것이 아니라, 큰방에 조옥 돌아앉고, 선객이 앉고, 처사 장진사가 설법을 헌다 그말이여.

 

참, 예천에 말헐 수 없는 장진사인디, '장진사는 도통을 했다'

문장(文章)이여. 문장인디, 장진사가 설법을 허는디 무슨 설법을 허냐 허면은.

내, 그 책이 여그 있어. 인제 놓고 내가 얘기헐테여.

 

재미나, 그래도. 이런 설법이 재미난 것이여.

법문 다 나오거든. 고런 것, 댕김서 그런 거 헌 걸 얘기해 달라고 안했어?

해서 내가 허제, 뭐. 안 청한 걸 내가 하는가? 불청을 내가 혀?

 

허, 염치 그. 그런디 왜 그 시원찮이 뻘로 그냥 콧등이로 비웃고 있어.

'법문을 안 허고 괜히 이러고 앉었다'고 콧등이로 비웃는고만. 눈 찔끔 감고 듣도 안 하고 비웃고 있어.

고렇게 비웃어 봤던들 소용없다.

 

조주, 요것을 장진사가 법문을 헌다 그말이여.

제일 참! 이 (몽산)법어에 「무자십절목(無字十節目)」이 참 어렵구만. 십절 떼기란 거는 못 띠어.

 

여기 강사들이 와서 시방, 이력(履歷) 보고 강사가 와서 참선허고 앉었지만, 내가 한 대문(大文)만 물으면 못 띠어.

그런, 입 벌릴 것 말아! 길음도 나한테 똥 쌌고 다 쌌은게 말헐 것 없어.

한국의 최남선이 박한영 두 분이 와서 합천 해인사 홍도여관에서 나한테 그만 입 끌어매 버렸어, 내 질문에. 그건 틀림없은께.

 

다 그, 그 답이 있는 거여 시방.

뭐, 웃지 말어. 내가 다 알고 있은게.(36분45초~53분2초)

 

 

 

(4/4)----------------

 

어느 대목인고 하니... 여그 그러거든.

 

조주 무자는 구피변... 조주무자선을, 조주선(趙州禪)을 구피변(口皮邊)으로 조고(照顧)인댄, 입껍데기로 돌아 비출진댄, 타일(他日)에 긱철봉(喫鐵棒)하리라. 다른 날에 철봉을 씹으리라.

 

그건 뭔 말인고 하니, 입껍데기로 화두를 혀? 엉?

 

'이뭣고?'를 헌다던지, 판치생모를 헌다든지, 조주무자를 헌다든지, 정전백수자를 헌다던지, 마삼근(麻三斤)을 헌다던지, 입껍데기로만.

'어째 무? 어째 무?' '어째서 판대기 이빨에 털 났다 했는고?' 요렇게 입껍데기로만 허면서 일체 분별계에 떨어져서, 입으로만 괜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어째서 판대기 이빨에 털 났다 했는고?' 알 수 없는 의지를 관(觀)해라. 의지를 관해라.

'어째서 판대기 이빨에 털 났다 했는고?' 알 수 없는 그 의심이 안도 없고 바깥도 없고 그놈이 독로(獨露)해서 관이 나와야 한다.

이걸 알아 들어야 해. 이거 화두해 나가는 디 기가 맥힌 말이여.

 

관(觀)을 해야 한다.

관이라는 것은 뭐 아무것도 없는 걸 관헌다든지, 화두 전(前)을 관헌다던지 뒤를 관헌다던지 그런 것이 아니여.

'어째서 판대기 이빨에 털이 났다 했는고?' 알 수... (녹음 끊김)

 

전 망상 덤뱅이가 되어 가지고는 꼭 입으로만, 껍데기로만, 그것은 타일(他日)에 긱철봉(喫鐵棒)허리라.

 

이놈을 바로 화두 의심을 확철대오해서 깨달라서 생사해탈을 해야 헐턴디,

아, 이놈 껍데기로 입으로만 그럭저럭 그만 무슨 뭐뭐 뭐뭐 '무, 무'허드끼 '이뭣고, 이뭣고'허드끼 그렇게 해서는 생사를 면치 못허고 견성을 못허리라 그말이여.

 

수부지삼세제불(殊不知三世諸佛)의 골수(骨髓)와, 삼세제불의 골수와 역대조사(歷代祖師)의 안목(眼目)을 일기(一期)에 흔출(掀出)하야, 한 번에 뒤집어 내서 재이면전(在爾面前)이다.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인고? 판대기 이빨에 털 났다'한 것이 삼세제불의 골수요, 역대조사의 안목이요, 네 본래면목 그대로 내논 것이여.

그놈을 바로 의심해서, 알 수 없이 의심해서 톡 뒤집어 깨야지,

입으로만 응? 껍다구로만 응? 헌체 허고 그저 앉었다가 자고, 글안으면 망상하고, 그래 가지고는 그 참선 못쓸 참선이다 그말이여.

 

성조한(性燥漢)이, 참으로 영리헌 놈이 일견(一肩)으로 담하득거(擔荷得去)허면, 한번에 그만 화두 그 대의(大疑)에 필유대오(必有大悟)해서, 의심을 해서 툭! 한번 깰 것 같으면 산승(山僧)의 주장자(柱杖子)로도 역미긍타이재(亦未肯打爾在)허리라. 이 산승, 내 주장자로도 너를 즐거이 칠 수가 없다. 너한테 방맹이 내가 줄 수 없다.

 

요 말에 가서, 장진사가 요 말에 가서 법문허는디,

"'산승의 주장자로도 너를 감히 칠 수가 없다'하니, 그 산승 주장자란 것은 어떤 주장자요?"

 

법문을 허는디 쭉 돌아 앉었는... 내가 거지로 그렇게 우슨 것이 들어가서 얹었다가서 물으니까, 겁이 퉁!, 환성지안(喚醒志安) 도사가(한테) 월봉(月峰) 외도(外道)한테(가) 저 말석에서 놀래데끼 놀래 버렸네.

 

대체 그 사람이 머리를 길어서 중은 아니지마는, 옷 입은 것이 그 심상치 않은 옷이요, 얼굴은 보니 깨끗허고, 노란허니 피는 한점도 없지마는, 행색이 이상한디,

"산승의 주장자로도 너를 갬히 칠 수가 없다, 그 어떤 것을 산승 주장자라 하오?" 거그서 그만 딱 맥힌다 그말이여. 대번 맥혀.

그런 문장이니까 뭔 말을 못 들어대리요마는 거 묻는 것이 이상허거든.

 

"산승의 주장자로 역미긍타이재(亦未肯打爾在)라. 산승의 주장자로써 즐거이 치지 못헌다는 말이 그 무슨 주장자요?"

그놈 대답 못하는 거여. 대답 못혀.

 

'차도(且道)하라. 또한 일러 봐라. 필경(畢竟)에 어떠허냐?' 요렇게 나왔거든.

그래 가지고 저 인자 다 시방 내가 새기는 게 아니니까.

 

혹자(或者)는 위시단명도자(謂是斷命刀子)라 허며 개차별지지약시(開差別智底鑰匙)라고 허니,

혹자는 '화두가 명 끊는 칼이다. 화두란 건 일체 명을 끊는 칼이다. 뭐 유니, 무니, 비유니, 비무니, 허무니 일체도리회니, 일체 막 때려 다 쳐부수어 버리는, 일체 망상번뇌 탁! 때려 쳐부수는 칼이다' 이렇게 허며.

또 어떤 자는 화두를 또 말허되 '일체 차별을 여는 자물쇠통이다' 요렇게도 허니, 호여삼십방(好與三十棒)이니라. 좋게 삼십 방을 주었다. 시(是) 상방(賞棒)이냐, 벌방(罰棒)이냐?

 

요까지 또 내가... 요까장 내가 말, 법문 언두를 뺏어 가지고 새겨 줬네, 거그서.

그녀러 것, 뭐 어떻게 내 채렸든지 말았든지 그 법석(法席)을 만났으니, 냅대 그만 이 법문을 해 줘, 여까장.

 

산승의 주장자라는 것은, 산승이란 건 어떤 것이며, 또 이렇게 거다가서 끊는 칼이며, 여는 자물쇠통, 호여삼십방(好與三十棒)이다 상야(賞耶) 벌야(罰耶),

요까장 쭈욱 내가 해석을, 해석이 아니라 경우를 딱! 말해서 설해 주니께 놀래 버려.

 

물을 것도 아니고, 여러 물었자 대답 못허는 걸 뭣혀.

물을 것도 말 것도 없고 대답이 나왔자 벌써 죽었어.

 

여까장 해석 딱! 해서, 참! 장진사가 절을 해 버렸어, 나한테. 온 대중이 절을 해 버려, 그 선객이 모여서.

그러자 나한테 대들어 가지고는 내 이름을 묻네. 뭔 내가 이름을 가르쳐 줘야제. 꿈돌이라고 댕기는디.

 

하도 인자 묻고 어쩌고 해싼디, 거기에 종식이라고 헌 사람이, 하나 아는 사람이 뜻밖에 왔네, 그 법석에. 어디서 들어 가지고 왔네. 나한테 절을 허네.

'아, 이 신수좌(信首座)님이 여그 왔다' 소문이 나. 아, 그런게 왼 대중이 절을 허네. 큰 절을 해 가지고는 차담을 내는데, 아 저 각 중에 거그서 차담 받았네. 빌어먹고 들어가서 숭악헌디!

차담상 해 놓고 그 '신수좌님!'허고 야단이여. 이놈의 디.

 

박홍록이가 그때 들어가 그거 나를 보고는 나한테 그만 놀래 버렸네.

'아이고, 도인이로구나!' 허! 그 인자 머냐는 거지라서 안 데리고 댕길라 하더니 인자는 도인이기 따문에 무서워서 '내가 어떻게 거다가 그놈을 질 수가 있단 말이냐'고, 아, 이러고는 그런디.

 

"나는, 여그서 나는 오래 있들 못허니 나는 떠나야겄소. 당신은 어디로 갈라오?"

"당신허고 따라댕기리라"고. "우리 같이 갑시다"

 

그때에는 인자 간 다음에... 나가 가지고 산을 둘이 넘어가는디, 나를 믿기를 기맥히게 믿네.

아! 믿으니 나도 인자는 그 참, 좋드구만. 바우 같은 디 가서 앉어서 쉬면은...

 

거그서 인자 그만 하직허고 나와 버렸지.

정영신이는 발써 다 돌아 버렸어. 선방으로 다 돌아 버렸어. 그런 디 들어가면 안 되아. 가면 그냥 그만 야단날 때여. 모도 대접허고 야단나. 그런게 그런 데 안 들어가는디.

 

 

이번에 묵언수좌(默言首座 송담스님)가 꼭 6년 동안을 내가 그렇게 했다는 것을 듣고, 저도 한번 해 본다고 나섰어도, 날처럼 그렇게 머리 기루고 오장치처럼 짊어지고 안 나섰는디, 그건 평상 고대로 나섰어. 나서 가지고는... 나, 다 들었고만 이번에.

 

다 들은게, 저 서산 개 막는 데 가서 몇 달 있었고... 개를 막았어. 또 꼴담살이도 해보고, 그놈 닥치는 대로 했어. 또 그다음에는 저, 정거장 비를 쓸고, 이러고 댕겨.

'내가 그렇게 했다'고 고걸 듣고는 똑 그랬겄다.

 

그 사람은 열여덟 살인가 먹어 들어와서 순전히 내 교육 받은 사람이라. 순전히 고대로, 내 교육 딱 받은 사람이기 따문에 별도리 없어.

그저 공부인은 어떻게 지내든지 말든지 의중천하(義重天下)다. 의중천하니까, 의가 있어야 하는 법!

의라도 보통 의가 아니여. 관운장 유현덕이 장비, 고 고런 의(義)보담도 도의(道義)가 있어야 헌다. 도의란 건 천하에 없는 것이니라.

 

내가 도의를 가리켰고, 그다음에는 도의를 가르킨 가운데에서 너를 내가 도인을 맨들라니까 이러헌 일을 시키누나. 10년 묵언을 내가 뒤를 싸 주고, 천하 없는 일이 있어도 내가 협잡꾼 되고.

내가 잽혀... 넘의 자석 갖다 밥 못 멕이고—아, 내가 저번에 법문허지 안 씁뎌?

 

죽어도 나는 내 입에서 말 나간 일 없고, 내가 가서 도립병원에 가서 벙어리 증서를 맡아가지고 주어 감서, 조꼼만 어디 가서 안 돌아오면은 세상에, 내가 자식을 낳아 가지고 그랬다면은 어디 천하에 없제.

그 밤을 내가 안 자고 그것을 기대리고, 어디 인자 말헌 것이 안 허고 댕기니께, 그때 한참 왜놈들, 그 무서운 그 왜정 당시에 솔 뿌렝이 지름을 다 빼서 전장 모두 헐 때 그때여. 기가 맥혀. 별동대, 뭔 대, 무슨 대가 콱 절려 가지고..... 그걸 내가 보호해 냈어.

 

폭격통에 그것 목숨 끊어질까니 내가 진도에다 갖다가 피난을 시켜. 그게 도의(道義)여.

도의적 면에서 '내가 너한테 내가 이와 같이 도의적 면을 헌다'험서도 저를 가르켰어.

 

그 시방 그 사람, 도의를 가진 사람입니다.

 

그래 내가 이번에 "네가 이 주지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 참, 나 못 견딜 일이다. 네한테 주지를 너한테로 해 놨길래 내가 벼락 같이 가서 때려 치어 버렸다. 그랬는데 아, 네가 또 이리 올라고 야단을 치고 어쩔 것이냐?"

 

"중앙선원이 된다면 한번 해 보지요. 그러나 삼직(三職)이든지 뭐든지 그 밑에 요만큼이라도 부정헌 행동이 있으면 나는 그날로 싸 지고 갑니다. 천하에, 제가 무슨 욕심이 있습니까?"

욕심 없제, 권리 없제, 나 뭐 지위 모르제. 응! 이러고 탕탕허고 댕긴 사람이 여그 걸려 가지고 무슨 짓을.

 

"아, 돈을 벌라고 허겄습니까? 지위를 가질라고 허겄습니까, 뭣으로 내가 주지를 허겄습니까? 중앙선원이나 된다 하면은 한번 해 보는디, 이 말세에 해 보는데, 전강 조실 스님이 마침 중앙선원 조실이라 하시니, 중생교화(衆生敎化)해 나가시는 데 혹 도움이 되까 싶어서, 한번 책임은 져 보는데, 만약 삼직 겉은 사람이 여차허면은 소용없습니다. 그건 천하 없는 일이 있어도 소용없습니다" 이러드라 그말이여.

 

틀림없거든. 틀림없어! 그 주지헐 사람이 아니에요. 허지마는 그렇게 고상허게...

제발, 무슨 뭐 부처님 상주재물(常住財物) 돈을 한푼이나 제 몸에 붙일까 무서워헌 사람입니다.

내가 여그서 여까장 말허는 것은 그 사람의 무슨 고상헌 뜻을 내가 모도 선전허니라고 헌 것 같애서, 여까장 허고 그만두겄습니다.

 

 

그래 홍록이를 따라서 재를 넘어가서 잿말랭에, "나, 그 한 곡조만 가르켜 주십시오"

"그러지. 아, 그 가르켜 드릴... 이걸 그 이거 헐 것이 아닌디"

 

"내가 헐 것이, 내가 헐라고 헌 거 아니라, 내가 강산에 그 내가 도모지 무슨 이렇게 한번 척 나서서 갔다왔다헌 가운데 앉어서 나 혼자 한마디 허드래도 아, 좀 좋소. 인연대로 좀 가르켜 주시요"헌게.

"그러자"고.

 

그래 가지고 나 허잔 대로 해 주어. 그 나한테 가야금을 안 들리고 자기가 늘 들어.

허! 같이 그 나, 원청 인자 그만 거그서, 윤필암서 그 나한테 허는 걸 보고는 자기도 그만 참, 공경심을 갖추고.

 

그럼 나는 인자 그 사람한테, "인생이란 건 무상하다. 허망허다. 당신이 50살 됐지마는 50년 지내온 그 가운데 요것밖에 못했제? 참말로 헐 것이 있는 것이여. 내가 나를 찾고, 생사해탈해야지"

요런 법문에, 법문에 이 사람도 취했네, 내 법문에. 나는 또 제 노래에 취했네.

아, 이래 가지고 둘이 감서 인자 앉어서 얘기도 하고, 나는 또 노래 배우고.

 

그래 내가 노래를 배왔는디, 내 노래가 설찬히 잘 부르는 노래요. 내 노래가 그렇게 뭐 장단 다 맞는다 그 말씀이여.

그래 내 법상에 올라와서 법상에서 장단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겄소? 그건 실격이니께, 내가 않겄소마는, 인제 언제 한번 해제나 허고 우리, 어디 그런데 한번 내 노래를 한번 들어 보고, 내 장단 한번 치는 걸 한번 해 볼라면 나를 한번 청해 보십시요. 내가 한번 헐테니께 잉.

 

그래 가지고 홍록이 허고 댕기면서 그 노래를 좀 배운 걸 여까장 얘기했습니다. 오늘 아침 법문은 또 여까장 두고.

그래도 기행을 허라고 헌께 어떻게 헐 수 밖에 없제. 내가 그 뭐 뭐 불청(不請)이 자청(自請)해서 내가 헌 것이여?

 

내가 불청, 안 청헌디 내가 이런 말을 했으면 내가 싱거운 사람이고 내가 어리석은 사람이지마는, 자꾸 그걸 갖다가 그저 기행을 좀 해 달라고 하니 또 기행을 이런 걸 빼 놓고 뭘 헐 것이여? 내 여까장 원, 이런 것까장 다 집어넣어서 해야제.(53분2초~1시간9분40초) (일대기 11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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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송) 만고고금사(萬古古今事) 성하수동류(城下水東流) 임제일성할(臨濟一聲喝) 언하천인안(言下千人眼) ; 『청허당집(淸虛堂集)』 (서산 휴정 著) '登鐵城城樓有感(철성의 성루에 올라)', '春日詠懷(봄날의 회포)' 참고.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