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은) 앉아서 하는 것이 기본 자세이지마는 매우 피로했을 때나, 정신이 착잡할 때, 그리고 잠이 안 올 때는 누워서 하는 것도 대단히 효과적입니다.
팔•다리를 뻗고 편안하게 누워서 단전 부위에다가 두툼한 책 한 권을 올려놓습니다. 그래 가지고 숨을 들이마시면 아랫배가 볼록해지니까 책이 약 3센티 가량 위로 올라가고, 올라간 상태에서 약 3초 동안 머무른 뒤 조용히 내쉬면 아랫배가 홀쪽해지니까 따라서 책도 한 3센티 내려오게 됩니다.
이렇게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마다 ‘하나··· 둘···’하고 세어서 하나에서 열까지 세어 올라가고, 열에서 하나까지 세어 내려옵니다. 이것이 수식관(數息觀)입니다.
중간에 딴 생각이 나서 몇까지 했나 막연하면, 다시 하나에서 시작하고 해서 잘 되면 20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고, 또 그게 잘 되면 30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고 합니다. 해서, 100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도록 아무 실수 없이 되면 참선해 나가는데 기초가 아주 훌륭하게 닦아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큰 건물을 지으려고 할수록 암반이 나오도록 깊이 파서 기초공사를 잘해야만 하는 것처럼, 대도(大道)를 성취하려면 그 기초인 자세와 단전호흡을 완벽하게 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기초를 허술하게 하고 건물을 아무리 잘 지어봤자 얼마 안 가서 와우 아파트와 같은 무서운 사고가 나게 되는 것처럼, 참선도 기본 자세와 호흡법을 잘 모르고 덮어놓고 화두만 맹렬히 들고 나가다가는 백이면 백, 위장병이나 상기병(上氣病) 같은 무서운 병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그 기본 자세와 호흡법을 바르게 알고 해 나가야만 되는 것입니다.
§생각의 기멸
그 다음 셋째 번에 가서 생각을 어떻게 다루어 나가느냐?
우리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무엇인가 생각 아니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무슨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이 이리저리 발전을 합니다. 그러다가 그 생각이 사그러지면 또 딴 생각이 생겨나고, 쓸 데 있는 생각, 쓸 데 없는 생각, 지나간 생각, 현재 닥치고 있는 생각, 앞으로 다가올 생각, 그러한 생각 속에서 일분 일분을 지내고, 하루하루를 지내고, 그러면서 일생이 지나가게 됩니다.심지어 잠이 들어 있을 때도, 꿈속에서도 그 생각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 일어나서 행동화되면 좋은 행동을 하게 되고, 삿(邪)된 생각이나 착하지 못한 생각이 일어나서 그것이 행동화되면은 죄를 짓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의 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났다 꺼졌다 하는, 그 생각이 육도윤회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생각을 안 하게 하려면, 죽으면 안 하게 될 것 같지만 죽는다고 한들 이 현재 가지고 있는 그 몸을 가지고서는 끝나지마는, 이 몸 버린다고 해서 그 생각의 활동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죽으면 또 다른 몸을 받아서 태어나게 되고, 설사 다음 몸을 받아날 때까지 몸 없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더라도 중음신의 상태에서도 우리의 생각의 기멸(起滅)은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직 내가 나를 깨닫는 활구참선만이 생각의 기멸을 끊고 생사의 윤회를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回 이 법어는 송담(松潭)스님께서 1978년 10월 1일, 「법련사 불일 청년회」의 청법으로 설하신 내용이며, 스님께서 직접 편집하신 것을 『불일회보』(1988년 6. 7. 8월)에 게재했었던 원고임.
*수식관(數息觀) ; 산란한 마음을 집중시키기 위해 들숨과 날숨을 헤아리는 수행법. *와우 아파트 붕괴 사건 ; 1970년 4월 8일 서울 마포구 창천동에 있던 와우시민 아파트 건물 1동이 낮은 공사비, 기초공사 허술, 짧은 공기등의 부실 공사로 인해 무너져 대형 참사를 낸 사건. *상기병(上氣病 오를 상,기운 기,병 병) 화두를 머리에 두고 여기에 속효심(速效心)을 내어 참구하다가, 모든 열기(氣)가 머리에 치밀게(上)되어 생기는 머리 아픈 병(病). 상기병이 생기면-기운이 자꾸 위로 올라와서, 화두만 들면 골이 아파서-공부가 지극히 힘이 들고 심하면 머리로 출혈이 되며 몸이 쇠약해짐. 상기병의 예방과 치료로 단전호흡과 요료법(오줌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민간 요법의 하나)이 사용된다.
[참고] '요료법'에 관한 책. ①『기적을 일으키는 요료법』 (김정희 저 | 산수야). ②『요료법의 기적』 (나까오 료이치 | 산수야). ③『의사가 권하는 요료법』 (이영미 | 산수야). ④ 『요료법의 기적』 (건강신문사 편집부).
*육도윤회(六途輪廻) ; 선악(善惡)의 응보(應報)로 육도(六途-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고락(苦樂)을 받으면서 죽음과 삶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중음신(中陰身) ; 이 생(生)을 끝내고 다음 생(生)을 받을 때까지의 중간 존재 상태. *활구참선(活句參禪) ; 선지식(스승)으로부터 화두•공안(公案) 하나를 받아서[본참공안] 이론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다못 꽉 막힌 알 수 없는 의심(疑心)으로 화두를 참구(參究)해 나가 화두(공안)을 타파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하는 참선법(參禪法). *조사관(祖師關) ; 조사의 경지에 이르는 관문(關門), 곧 화두(공안)을 말함. 관문(關門)은 옛날에 국방상으로나 경제상으로 중요한 곳에 군사를 두어 지키게 하고, 내왕하는 사람과 수출입하는 물건을 검사하는 곳이다. 화두는 이것을 통과하여야 견성 성불하게 되는 것이므로 선종(禪宗)의 관문이 된다. *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 무문 혜개 스님의 [무문관(無門關)]‘조주구자(趙州狗子)’에 있는 말. [선가귀감](용화선원) p61참고.
**송담스님(No.457) - 1991년 11월 첫째 일요법회(67분)법문에서. (용457)
(1) 약 20분.
(2) 약 8분.
(1)------------------
일주무영수(一株無影樹)를 이취화중재(移就火中栽)로구나
나무~아미타불~
부대삼춘우(不待三春雨)라도 홍화난만개(紅花爛漫開)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일주무영수(一株無影樹)를 이취화중재(移就火中栽)다.
한 그루 그림자 없는 나무를 불 속에다가 옮겨 심어서 재배를 했더라.
부대삼춘우(不待三春雨)라도 삼춘(三春)—봄, 삼춘의 비를 기다리지 안 해도 홍화(紅花)가 난만개(爛漫開)다. 붉은꽃이 난만히 피었더라.
나무는 다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여. 큰 나무나 작은 나무나 그림자가 다 있는 것인데, 이 한 그루의 나무는 그림자가 없는 나무여. 그 그림자 없는 나무를 땅에다가 심는 것이 아니라 불구덩이 속에다가 심었더라.
그림자 있는 나무를 땅에다 심으면 반드시 비가 내려야 그 수분을 흡수해 가지고 다 자라게 되고 꽃도 피고 그럴텐데, 이 그림자 없는 나무는 땅에다 심지 않고 불구덩이에다 심었어. 그러기 때문에 봄비를 기다리지 아니해도 봄비가 오지 안 해도, 그림자 없는 나무에서 그 붉은 꽃이 곱게 곱게도 피었더라 이거거든.
이 그림자 없는 나무, 이것은 그 나무 모양이 푸른 것도 아니요 노란 것도 아니요 빨간 것도 아니여. 일체 모양이 없는데 어떻게 그 나무를 또 불구덩이 속에다 심느냐 그거거든.
볼래야 볼 수 없고 들을래야 들을 수 없고 잡을래야 잡을 수 없고 아무리 알라고 해도 알 수 없는 이 소소영영(昭昭靈靈)한 그놈을 나무에다가 비유해서 읊은 시(詩)다 그거거든.
그 나무를 왜 하필 불구덩이에다 심느냐 하면, 우리 중생의 몸뚱이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 뭉쳐진 이몸뚱이요, 그 몸뚱이 속에는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의 불이 항상 훨훨 타고 있거든. 그 불구덩이 속에, 탐진치삼독에 훨훨 타오르고 있는 그 불구덩이 속에다가 이 그림자 없는 나무를 한 그루를 심었더라.
이 우리의 몸뚱이는 항상 이 몸뚱이 자체는 똥과 피와 오줌 고름 모다 그런 것이 속에 가득차 있는데, 그것을 엷은가죽으로 싸아 가죽 주머니 속에다 그것을 담어놨다 그말이여.
그래서 나오느니 아홉 구멍에서 항상 더러운 것이 꾸역꾸역 기어나와, 매일 같이 아침 저녁으로 씻고 닦고 분을 바르고 향수를 발라봤자 아홉 구멍에서는 끊임없이 더러운 것이 기어나오거든.
그리고 그 더러운 똥주머니속에 탐심과 진심과 어리석은 그 마음의 불—그 탐진치 삼독의 불이 끊임없이 타오르고있거든 훨훨~훨훨훨 타올라.
혹 부처님 경전을 읽거나 이렇게 법문을 들을 때에는 잠시 그것이 꺼진 듯 했다가 금방 돌아서면 도로 타오르거든.
어떻게 하면 이 똥주머니를 좋게 가꾸며 영양을 섭취하고 건강관리를 하고, 그리고 또 예쁘게 옷을 입히고 단장을할까? 거기에는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데,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는 이 탐진치 삼독의 불 그놈을 잡드리하는 데는, 물론 이 자리에 계신 사부대중(四部大衆) 여러분은 참 그 문제 때문에 지금 여기에 오시고 정진(精進)을 할라고 애쓰신 분들이지만 세계 50억 60억 인구가거개가 다 별로 그 그림자 없는 나무를 가꾸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 몸뚱이는 아무리 잘 먹이고 잘 입혀봤자 숨 한번 내쉬었다가 들어마시지 못하면 금방 무너져 버린거여. 십 분도못 가서 내장부터서 썩어 들어가는 것이야. 그렇게 저를 위해서 참 몇십 년간을 공력을 들여서 봉양(奉養)을 했건만 한 숨에 배신을 해 버려.
그놈 받들다가—속담에 ‘모진놈 옆에 있다가 벼락맞는다’고, 그놈 하나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단속하다가 결국은가는 것은 잔뜩 업(業)을 짓고 결국은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져 버리고 만다 그말이여.
그런데 그림자 없는 나무가 불구덩이 속에 심어져 있는데 그냥 그대로 놔 둬도, 삼춘(三春)의 비를 맞지 않아도 붉은 꽃이 난만(爛漫)하게 필 수가 있을까?
그 타오르는 불속에 있는 그림자 없는 나무를 잘 가꾸어서 거기에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그 아름다운 꽃을 피게 할라면 정말 나의 모든 것, 이 몸뚱이와 우리의 모든 정신을 거기에다 바쳐서 그 일대사(一大事) 문제를 해결할려고노력을 해야 그 그림자 없는 나무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다.
봄비는 필요가 없어. 봄비가 온다고 해서 불속에 있는 『그림자 없는 나무』가 꽃이 필 리는 없거든. 그래서 봄비는기다릴 것은 없으나,
정말 발심을 해서 철저하게 무상(無常)을 깨닫고 명예와 권리와 재산과 모든 그런 오욕(五慾)이 정말 허망하고 믿을 것이 못된다고 하는 철저한 발심(發心),
그리고 ‘이 문제는 오직 내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결심,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히만 하면 반드시 해결할 수있다’고 하는 신념,
그러한 바탕 위에 선지식(善知識)으로부터 화두(話頭)를 간택 받아 가지고 이 화두에 대한 의심, 아까 전강 조실스님의 임자년 녹음법문을 통해서 여러분은 아주 잘 들으셨을 줄 생각합니다마는,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염염상속(念念相續), 오직 인생으로 태어나서 이것 밖에는 할 것이 없다고 하는 철저한 신념만 있다면, 앉아서도 이뭣고? 서서도 이뭣고? 밥 먹으면서도 이뭣고? 똥 누면서도 이뭣고?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가만히 있어도 눈을 통해서 모든 것을 보고, 귀를 통해서 모든 것을 듣고, 몸뚱이를 통해서 모든 것을 감각하고, 코를 통해서 냄새 맡고, 생각을 통해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때로는 성을 내고 때로는 슬퍼하고 기뻐하고, 우리는 아무 그런 생각없이 완전 무념(無念)의 경지에는 단 1분 동안도 있어 보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무슨 생각이 일어나든지 생각이 일어나고, 무엇인가 육근(六根)을 통해서 무엇인가 알음알이가 움직일 것입니다. 바로 그때에 그 곳에서 화두를 드는 것 뿐이여.
망상(妄想)이 일어난다고 조금도 걱정할 것도 없어. 그 망상 일어나는 그 찰나에 떠억 고대로 놔둔 채, 일어나는 망상을 없앨라고 하지 말고 그대로 놔둔 채, ‘이뭣고?’ 화두만 거각하면 되는 것이여.
학식이 있고 없는 것도 상관이 없고, 똑똑하고 안 똑똑한 것도 상관 없고, 남자니 여자도 따질 것도 없고, 출가 재가도 따질 것도 없어.
앉았을 때는 앉아서 ‘이뭣고?’
서 있을 때는 서서 ‘이뭣고?’
슬픈 생각 일어날 때는 슬픈 그 생각에 오래 잠겨 있지 말고 퍼뜩 돌이켜서 ‘이뭣고?’
속이 상할 때도 속상하는 생각에 왜 오래 거기에 머물러 있느냐 그말이여, 속상하는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터억 숨을 들어마셔. (그리고) 내쉬면서 ‘이뭣고?’
세상에 이보다 더 간단하고도 쉬운 법이 어디가 있느냐 그말이여, 온갖 괴로움으로부터 그 괴로움을 이기고 괴로움을 없애는 방법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어디가 있느냐.
그렇게 해서 자꾸 거각하고 또 거각하고.
‘화두가 잘 안 들린다, 망상 때문에 화두가 잘 안 들린다, 화두가 타성일편(打成一片)이 안된다’ 안된다고 걱정할 시간이 어디에 있느냐 그말이여, 안되면 다시 들면 그만이고.
망상이 일어난다고 걱정할 것이 뭐 있느냐 그말이여, 일어난 줄 알면 ‘이뭣고?’거든.
‘이뭣고?’ 이 공안, 무자(無字) 화두를 하는 이는 무자,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를 하는 분은 정전백수자, 판치생모(板齒生毛)를 하시는 분은 판치생모,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
그 알 수 없는 의단만을 자꾸 거각해서 회광반조(廻光返照)를 해 나가거든.
거기에 무슨 망상이 거기에 붙으며, 붙어봤자 그냥 놔둔 채 화두만 들면 망상은 저절로 자취가 없어져 버리는 건데,
이렇게 정성을 들이고 노력을 하는 것인데 그럼으로써 거기에 의단을 타파(打破) 그래 가지고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하는 것이다 그말이여.
이 도리(道理)는 삼세제불(三世諸佛)과 역대조사(歷代祖師)가 몸으로써 경험을 하고 깨달음으로써 우리에게 증명(證明)을 해 주신 것이여.
이 세상에 이것 밖에는 믿을 것이 없고 이것 밖에는 할 것이 없다 이거거든.
자식이 없는 사람은 자식을 낳기를 원하고, 재산이 많지 않은 사람은 많은 재산을 갖기를 원하고, 명예나 권리가 없는 사람은 갖은 수단을 써서 그런 것을 구하지만,
그 마음먹은 대로 다 구해지지도 아니 할 뿐 아니라 설사 뜻대로 이루어졌다 해도 그건 영원성이 없고 잠시 그러다가 또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가는 거여.
그런데 이 일대사 문제는 자꾸 하고 또 하고 하면 아무 재미가 없는 것 같지마는 그 속에 신심이 나고 환희심이 나고 분심(憤心)이 나고 더욱 해 갈수록 더 발심이 되는 거여.
‘내가 어쩌다 이런 좋은 법을 만났을까? 내가 만약에 이 법을 안 만났으면 내 신세가 어떻게 되었을까?’ 해를 거듭할수록 이렇게 신심이 굳건해져 가고.
그렇다고 해서 급한 생각을 낼 필요가 없거든. 급한 생각을 낸다고 해서 공부가 더 잘된 것이 아니여.
초심(初心), 초발심(初發心), 처음으로 발심을 해 가지고 참선을 시작한 사람은 그 초발심의 그 강렬한 신심으로 우격다짐으로 막 몰아부칠라고 그러거든.
초발심자가 그만한 분심이 있어야 하고 그만한 열의가 있어야 하기는 하지만 차츰차츰 선지식의 법문을 듣고 여법(如法)하게 해 나가다 보면 그런 만용적인 우격다짐 식의 그런 신심이 차츰 순화가 되고,
그래서 이 몸뚱이와 생각을 알날신심(遏捺身心)—막 완력으로 몰아붙이고 몸뚱이를 들볶으고 생각을 너무 지나치게 막 몰아대고—하는 그런 것이 차츰차츰 순화가 되어서 정신을 올바르게 가다듬고 나가는 묘한 관(觀)을 스스로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까지는 정말 참 열심히 함으로써 그렇게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서 그럭저럭 하다말다 해 가지고서는 안되는것입니다마는.(처음~19분51초)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이냐. 몇 번이나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三惡途)에 들어갔고 태란습화(胎卵濕化) 사생(四生)을 몇 번이나 겪어왔더냐 그말이여. 몇 수십만 번을 짐승이 되었다가 날짐승이 되었다가, 긴짐승이 되었다가, 네발 달린 짐승이 되었다가, 사람이 되었다가 이러면서 돌고 돌아서 금일에까지 왔더냐.
원래는 우리도 비로자나 법신불(法身佛)과 똑같은 조금도 차등(差等)이 없는 본심왕이었다 그말이여. 그 본심의 왕을 배반한 탓으로 해서 우리는 삼악도와 사생을 돌고 돌아서 몇 억만겁을 겪어가지고 오늘에까지 이르렀더라.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하고, 오늘 번뇌에 물든 그 번뇌염을 깨끗이 다 씻어버리고,
수연의구차환향(隨緣依舊自還鄕)이다. 인연 따라서 옛을 의지해서 고향으로 돌아가자.
고향을 떠나서 객지(客地)로 객지로 떠돌아 다니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제대로 입지도 못하고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떠돌이 신세로써 참 거러지 신세가 되어 가지고 그렇게 떠돌다가 비로소 자기 고향 갈 길을 찾았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기쁘겠느냐.
남북 이산가족들이 몽매지간에도 잊지 못할 가족 상봉, 그것참 그러한 경험이 있으신 분이 많이 계시겠지만 정든 사람과 이별하고, 고향과 가족 친지를 이별하고, 한 나라에 손바닥만한 땅에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한 그런 것 생각해보면 참 기가 막히지마는,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 원래 본심왕이였었는데 그 왕이 그 본심왕을 갔다가 등져버리고 떠돌이 신세가 되어가지고 삼악도로 육도윤회(六道輪廻)를 돌고 돌면서 갖은 고초를 당하고 금생에까지 무량겁을 겪어 왔을 뿐만 아니라 내생(來生)에도 무량겁(無量劫)을 두고 또 그런 것이 거듭될 그런 신세가,
다행히 불법(佛法)을 만나고 정법(正法)을 만나서 우리가 본심왕의 본위치로 돌아갈수 있게 되었다면 이건 참 50억 인구 가운데 가장 행운아라고 할까, 가장 행복한 삶을 받아났다고 할것입니다.
이 정법 최상승법(最上乘法) 활구참선(活句參禪)이라 하는 것이 한 생각 한 생각을 단속하고 한 걸음 한 걸음을 헛되이 지내지 아니하고 본참공안(本參公案) 본참화두(話頭)를 잘 거각하고 단속하고 회광반조(廻光返照)를 함으로써 우리의 본고향(本故鄕)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 이거거든.
고향을 모를 때에는 갈 곳도 없고, 가 봤자 별 목적이 없어. 그러니 우선 잘 먹고 보자 우선 잘 입고 보자 나중에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가더라도, 우선 부자로 살아 보자, 좋은 차도 가져 보자, 좋은 집도 가져 보자 하지만,
고향이 있는 것을 알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았다면 한시바삐 고향길을 향해서 계속 걸어야 하거든. 입는 것도 얼어죽지 아니하면 족하고 먹는 것도 굶어죽지 아니하면 족하고,
어쨌든지 한 걸음이라도 빨리 고향을 향해서 게으르지 않게 걸어가는 것 밖에는 어디에다가 시간과 힘을 허비할 것이냐 그거거든.(19분 50초~27분13초)
*사생(四生) ; 중생이 윤회하는 세계인 육도(六途)에서의 네 가지 생(生),네 가지 태어나는 방식.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을 이른다. *육도(六途) ; (=六道) 중생이 선악(善惡)의 업인(業因)에 의하여 윤회하는 여섯 가지의 세계. 지옥도(地獄道), 아귀도(餓鬼道), 축생도(畜生道), 아수라도(阿修羅道), 인간도(人間道), 천상도(天上道)가 있다. *육도윤회(六道輪廻) ; 선악(善惡)의 응보(應報)로 육도(六道)의 고락(苦樂)을 받으면서 죽음과 삶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내생(來生) ; 죽은 후에 다시 맞이한다는 미래의 삶 *무량겁(無量劫) ;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시간이나 끝이 없는 시간. *활구참선(活句參禪) ; 선지식(스승)으로부터 화두•공안(公案) 하나를 받아서 이론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다못 알 수 없는 의심(疑心)으로 화두를 참구(參究)해 나가 화두(공안)을 타파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하는 참선법(參禪法). 참선을 하려면 활구참선을 해야 한다. 참선의 다른 경향으로 사구참선(死句參禪)이 있는데, 사구참선은 참선을 이론적으로 이리저리 따져서 분석하고, 종합하고, 비교하고, 또 적용해 보고, 이리해서 공안 또는 화두(話頭)를 부처님 경전이나 조사어록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여 이론적으로 따지고 더듬어서 알아 들어가려고 하는 그러한 참선인데, 이것은 죽은 참선입니다. *본참공안(本參公案) : 본참화두(本參話頭) 생사(生死)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타파해야 할 자기의 화두(공안)로써 자기가 믿어지는 바른 선지식으로부터 받아서 참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회광반조(廻光返照) : 불법은 밖으로 내달으면서 구하지 말고 안으로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그러므로 한 생각 일어날 때에 곧 그 일어나는 곳을 돌이켜 살펴보라.
*삼수갑산(三水甲山) ; ‘삼수(三水)’와 ‘갑산(甲山)’은 각각 함경남도 북서쪽과 동북쪽에 있는 오지(奧地)의 지역명이다. 이 두 지역은 특히 날씨가 춥고 산세가 험하여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귀양지로 유명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삼수갑산(三水甲山)’은 ‘춥고 험한 지역’이나 ‘유배지’ 등과 같은 일반적 의미를 띠게 되었다. *삼수갑산을 가다 ; ‘멀고 험한 곳으로 가다’ ‘매우 어려운 지경에 이르다’의 의미를 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