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皖山正凝禪師示蒙山法語) (완산정응선사가 몽산에게 보이신 법어)
**전강선사(No.348)—몽산법어부록. 완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계축73.12.20.새벽) (전348)
(1) 약 20분.
(2) 약 19분.
(1)------------------
어제 아침에 말했지마는 몽산(蒙山) 스님이 그렇게 불법(佛法)을 비방하고 참선허는 걸 반대하다가 그 꿈을 꾸고 꿈에 그 발심(發心)을 얻어서, 꿈 하나 꾸고는 그 발심이 되었단 말이여. 그렇게 비방하다가. 불교를 그 배척허고 비방하고 말로 헐 수 없이 허다가도, 아 원 뜻밖에 그 꿈꾸고 나서 발심을 해 가지고는 완산정응(皖山正凝) 스님을 찾아갔단 말이여.
찾아가니까 완산정응 스님이 따악 조실(祖室)에 계시는데 처음 절을 했습니다. 평생에 중 욕허고 비방하던 몽산(蒙山)이 완산 도사를 찾아가서는 절을 참 그렇게 정성스럽게 헐 수 없이 절을 허니까.
선자문운(先自問云)은, 먼자 물으되 "이환신득급마(爾還信得及麽)?"
'네가 그렇게 불교를 비방하고 반대하는 사람이라는데' 다 알고는 있는 모양이었지. "어째 이렇게 찾아왔느냐? 신득급마(信得及麽)? 네가 불법을 참말로 이 참선, 견성허는 참선법을 믿고 왔느냐?"
몽산(蒙山)이 이르되 "약신불급(若信不及)이면, 만약 선사를 큰스님을 믿지 아니했으면 부도자리(不到這裏)입니다. 여기에 올 이치가 없습니다. 발써 제가 올 때에는 큰스님 말씀을 믿고 왔습니다"
사(師)가 이르되, 완산 스님이 또 말씀하시기를 "십분신득(十分信得)이라도, 열 번 네가 믿어 가지고 왔더래도 갱요지계(更要持戒)다. 다시 계행 가지기를 요구헐 거니라" 믿기만 해 가지고도 안 된다. 정법을 믿기만 해 가지고 안 되니 계행(戒行) 가지기를 요구해라. 이득영험(易得靈驗)이니라.
계행(戒行)이라는 것이 거 생명 죽이지 않고, 도둑질허지 않고, 사음허지 않고, 거짓말 · 꾸며대는 말 · 두 가지 말 · 악헌 말 · 탐심 · 진심 · 치심, 그 열 가지 십악중죄(十惡重罪)를 짓지 않고 계행만 가지는 것이 그것이 구경법(究竟法)은 아니여. 그게 해탈법은 아니여. 생사를 면허는 법은 아니다마는 고 계행을 가져야사 화두가 쉽게 영험을 얻는다. 쉽게 화두가 된다.
계행(戒行)이 없는 몸뚱이에는 화두가 있을 수가 없거든. 그 난잡한 몸뚱이에 도둑질 · 살생 · 사음질, 거 모도 망어 · 기어 · 양설 · 악구, 모략중상이나 때리고 그 그런 사람이 도를 닦을 수 있냐 그 말이여. 저절로 도 닦는 사람은 그것이 없는 법이여. 그러니 억지로 가질 것 없지. 그대로 화두만 하나 떠억 파면은 화두 하나 얻으면은 아! 그 계행은 절로 따라오는 것이여.
화두허는 사람이 뭐 계행이 없어 되아? 그릇이 있어야 물이 담겨 있는 건디. 계행은 물 같은디. 계행이라는 것은 그릇인디. 그 담겨 있는 물은 화두 참선법이란 말이여.
약무계행(若無戒行)이면, 그 계행이 없으면은, 도학자(道學者)가 계행이 없으면은 된 법이 없으니, 화두가 된 법이 있어? 공중(空中)에 누각(樓閣) 슬거헌 거 같다. 공중에다가서 누각을 지으면 되아? 집을 지으면 되냐 그 말이여. 허공 가운데 집 짓는 것 같다. 안 되아.
계행이라는 것이 영원히 생사 없는 해탈법은 아니지마는 계행이 아니면은 참선 영험을 얻들 못혀. 참선해서 도를 깨닫들 못혀. 그러니 공중에 집 짓는 것 같다 그 말이여. 공중에 집을 지으니 지을 수가 있나? 땅이 있어야 짓지. 집터가 있어야 집을 짓지. 집터 없이 공중에다가 집 짓는 것 같으니라.
허니 '그거 무슨 뭐 계행이 있거나 없거나 뭐 관계있나? 참선만 하면 제일이지?' 거 소용없는 소리여. 계행 없는 사람이 참선은 어떻게 혀? 계행(戒行)을 가져야사 도를 닦는 법이다.
"환지계마(還持戒麽)? 네가 다시 계행을 가지겄느냐?" 지금 이렇게 믿어서 왔지마는, 네가 참선허러 왔지마는 계행을 꼭 가지겄느냐? 늦게 들어왔으니 늦게 들어온 사람이 그 계행을 낱낱이 가지고 도를 닦겄냔 말이여. 습기(習氣)가 있어서 그만 닦는닥 해도 몰리 그만 범(犯)헐 수도 있고, 잘 안되거든. 그러니까 이러헌 단속을 허는 것이란 말이여. "계행을 가지겠느냐?"
몽산이 이르되 "견지오계(見持五戒)입니다. 절대로 5계를 가지겄습니다"
다섯 가지 계행, 5계(五戒)! 5계가 원인이거든. 아! 5계면 그만이지. 살생 않고, 도둑질 않고, 사음질허지 않고, 그것 무서운 계행 아닌가? 살생도 여러 가지가 있고, 도둑질도 여러 가지가 있고, 범계(犯戒)도 계행 범(犯)헌 것도 여러 가지가 있는디, 그만 살생만 통 안 해 번지면 그대로 다 가지는 법이고, 도둑질도 안 해 버리면 조그만한 도둑질도 안 허는 법이니 거다 가져져 있고, 사음질도 그 안 허는 법이니 어디 그 무슨 뭐 그대로 다 가졌지 뭐.
그다음에는 거짓말허지 않고, 거짓말도 여러 가지지마는 그 거짓말도 안 허면 다 안 해 버리지 뭐. 그다음에 술 안 먹고, 고 다섯 가지만 계행을 잘 가져도 선학자(禪學者) 계행이여. 5계가 근본이니까.
"반드시 5계를 가지겄습니다"
긍께 완산 스님이 이르되, 그러면 이후에 이렇게 똑 계행을 네가 가지고 이렇게 믿어서 왔으니 "이후에는 지금부터 지금부터 간개무자(看箇無字)허되, 화두를 보되"
인자 여러 가지 그 화두가 다 '이뭣고?'도 있고, 조주무자(趙州無字)도 있고,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도 있고, 마삼근(麻三斤)도 있고, 판치생모도 있고 헌께 거 다 자기 가진 대로 '이뭣고?' 헌 이는 이뭣고, 조주무자 한 이는 조주무자, 정전백수자 한 이는 정전백수자, 그거 다 자기 가진 대로 화두를 허되,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인고?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냐?' '판치생모(板齒生毛)니라. 판때기 이빨에 털 났느니라' 여기는 모두 판치생모를 허니까.
'판치생모? 판때기 이빨이에 털이 났다' 판자 이빨에 털이 난 도리를, 알 수 없는 도리를—무슨 도(道) 이치가 딴 이치가 있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는 이치 하나가 있거든.
'알 수 없는 그 이치를 봐라 그랬다' 그 말이여. 간개화두(看箇話頭)하라 그래. 화두를 봐라 그랬거든.
그 보는 놈이 뭐고? 눈을 감아도 보는 놈이 있고, 눈을 떠도 보는 놈이 있고, 그 관(觀)이 있거든. 관(觀)이 없으면 어디 의심(疑心)이 날 수가 있나. 알 수 없는 의심이.
생각만 해 가지고는 그 생각, 염(念)이라는 놈이 그 관(觀)이여. 관(觀) 다르고 염(念) 다른 게 아니여. 벌써 생각하면은 관(觀)은 먼첨 들어가서 따악 있는 것이여. 그러니까 그 화두 관(觀)을 해라.
만약 알 수 없는 놈 밖의 딴것을 관(觀)하면은 모도 묵조(默照)에 떨어지고, 모도 무(無)에 떨어지고, 모도 공(空)에 떨어지고, 유(有)에 떨어지고, 안된 법이여. 그래서 화두를 의심하라는 것이 그것이여.
의심 독로(獨露)다. 알 수 없는 의심이 홀로 있어야지, 의심 있고 또 딴것이 거그 붙어 있으면 화두가 그 못쓸 것이여. 모도 나락 같은 것이, 벼 같은 것이 다른 잡초에 섞여서 벼인가 나락인가, 되도 않고. 맨 잡초가 우~ 난 것 같이 화두가 그렇게 못쓴다 그 말이여.
허니 알 수 없는 놈을 따악 관득(觀得)해라. 관득해 갖고 관(觀)을 얻어라. 관(觀) 얻은 것은 알 수 없는 걸 얻어라. 알 수 없는 그놈이 딱! 화두가 앞에 나타나야 될 것이니라.
이런 것을 잘 듣고 잘 사량을, 잘 간택을 해야 한다 그 말이여.
그렇게 화두를 관(觀)하는데 사량복탁(思量卜度)을 말아라. '요런 것인가? 요런 것인가?' 복탁(卜度)! 복탁은 이놈을 더, 더 사량(思量) 가운데 더 상량(商量)하고 모도 비교허고 따져보고, 뭐 산술처럼—뭐 뭐 그런 것이 아니여. 반복 사량을 허지 말아라.
그 망상도 여러 가지니까. 망상 난 놈을 되풀이해서 또 생각해 보기도 허고, 요리 사량해 보기도 허고, 저리 사량해 보기도 허고, 별별 중생 따지는 염(念)이 그 굉장하지 않는가? 그 반복 계교사량(計較思量)을 말아라. 그 가운데에도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이 옳은가?' 그러헌 '있는 건가? 없는 건가?' 고런 알음알이도 내지 말아라. 사량 가운데 든 것이지마는.
그다음에, 간교어록(看敎語錄)도 보지 말아라. 어록 같은 거, 책 같은 거, 고런 책참선, '책에 가서 어떻게 모도 말해 놨는가? 책에 말해 논 그 무슨 이치가 서래의(西來意)가 거 붙어 있는가?' 요러헌 그 짓 말아라. 참선 안 허는 사람이 그런 것 허지, 참선허는 사람이 그런 디 떨어지면 될 거냐 그 말이여. 뭐 간교(看敎), 교(敎)를 보고 경(經)을 보고 그런 짓 말아라.
다맛 거기에 참선허는 사람은 뭐가 있나. 지단단제개화두(只單單提箇話頭)해라. 다맛 화두만 딱! 알 수 없는 관(觀)만 가져라.
알 수 없는 관(觀) 그놈 득관(得觀)하면, 관(觀)만 얻으면은 아무리 했자 뭐 그 관(觀)이 흩어진 법도 없고, 물러간 법도 없고, 어디 무슨 뭐 항상 탄랑중(灘浪中) 깨끗헌 물 가운데 물달, 달그림자 같이 백혀 있지. 아무리 바람이 분들 거 그 물속에 달빛이 없어지나? 천만, 별별 번개를 친들 없어진가? 물을 퍼낸들 퍼낼 수 있나? 그걸 달그림자를.
그렇게 되아 있는 거여. 화두가 이렇게 분효(分曉) 분명헌 것이여. 알 수 없는 득관(得觀)이 되어야 그렇게 되거든.
그렇게 된 경계, 오직 아까운가. 오직 중허고. 거다 무엇을 따지고, 거다 무엇을 붙이고 떼고, 여의고 해봐? 소용없어. 홑으로 홑으로 그 알 수 없는 놈만 하나가 딱 나와 있을 것이니라.
고것이 지금 뭐이냐 하면 내가 나를 모르는 도리니까, 화두라는 것이. 공안(公案)이란 게 날 모르는 게 공안이지 뭐 다른 건가? 이놈 하나 몰랐으니, 내가 내 코빼기 내 낯반대기를 내가 몰랐으니 이거 참 큰일 아닌가? 천하에 이 이상 더 정법이 있으며, 천하에 이 밖에 무슨 도(道)가 있는가?
마음 밖에 찾아? 내 마음 밖에 뭘 찾아? 내 마음 밖에 찾아서 뭣 혀? 내 마음 밖에 있는 것은 다 외도법(外道法)이거든. 내가 나 찾는 법이 정법(正法)이여. 그렇게 간단히 해 놨단 말이여.
어십이시중(於十二時中)에, 열두 때 가운데. 십이시(十二時)거든. 지금은 스물네 시지마는. 옛날에는 다, 시방 두 시간이 옛날 한 시간이여. 열두 때지 이십사 시간이 아니여.
십이시 가운데, 열두 때 가운데와 사위의내(四威儀內)에, 사위의(四威儀)는 앉고 눕고 행주좌와(行住坐臥) 행하고, 어디 주(住)해서 있고, 눕고, 앉는 거—행(行) 주(住) 좌(坐) 와(臥), 행(行)하고 주(住)허고 좌와(坐臥) 앉고 눕는 네 가지, 앉고 눕는 네 가지 밖에 있어, 우리 동작이? 우리 동작이 행주좌와밖에 없지.
행주좌와(行住坐臥)와, 때는 열두 때밖에 없으니까, 십이시밖에 없으니께 열두 때 십이시(十二時)와, 고놈을 전부 그 시간을 온당하게 조금도 거그 틈새구니가 없이 틈이 없이 화두만 거각(擧却)해라. 알 수 없구나. 세상에 알 수 없는 아! 그 의단(疑團) 하나 해 나가는 것이 뭐이 그리 힘드냐 그 말이여.
억지로 마음을 써서 '흐이! 무엇인고? 무엇인고?' 그것도 아니고, 가만히 알 수 없는 관(觀)만 해라. 관(觀)허는 디 알 수 없는 놈이 일어나면은 관(觀)이 따악 가서 보고 앉었는디, 그 의심, 알 수 없는 놈이 참 진의(眞疑)가, 참다운 의심이 돈발(頓發)된디 거그서 퍼 일어나는디, 어디 가서 무슨 뭐 무슨 광음(光陰)을 허송허며, 행주좌와 어묵동정을 헛되이 보낼 것인가? 참 자세히 들어야 한다 그 말이여, 해 나가는 화두법.
수요성성(須要惺惺)해야, 그놈을 그때를 허송허지 열두 때를 허송허지 않고, 행주좌와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화두가 온당하게 독로되게 해 나갈라면은 무슨 방법을 갖춰야 하느냐?
수요성성(須要惺惺)해라. 깨끗 깨끗이 정신을 챙겨라. 보통 챙겨서 될 것이냐? 그 보통 마음으로 도(道)를 닦을 수 있느냔 말이여. 허다 말다, 허까 말까, 해 볼까 말까, 이러고 나서 되아?
참 온전히 출가 발심해서 도문(道門)에, 집에 나와서 이렇게 도학자가 되았거들란 깨끗 깨끗이 정신을 챙겨라. 보통 챙겨서 안 될 일이다.(처음~19분45초)
(2)------------------
여묘포서(如猫捕鼠)해라. 고양이란 놈이 쥐 잡듯기 그렇게 정성을 들여라. 고양이란 놈이 쥐 잡는 데 쥐구녁 들여다볼 때 그놈이 얼마나.. 고놈 잡아먹을라고. 그놈 잡아먹지 못허면 배고파 죽으니까, 제 생명을 위해서 그놈 쥐를 잡아야 하겄으니까, 잡을라고 따악 꼬누고 있는 마음이 얼마나 정성스러우냐. 우리가 화두를 들여다보는 것이 고양이 쥐 잡듯기 해라.
여계포란(如鷄抱卵)해라. 닭이란 놈이 알 품듯기 해라. 아! 닭이란 놈이 그놈이 알, 새끼 낳을라고 알을 품고 있을 적에, 가만히 한 이십여 일을 품고 있다가 닭 속에서 그놈.. 알속에서 병아리가 나올락 하면은 짜르르 소리가 나면 탁! 쪼사 버려야 톡! 터진다는 것이여. 고렇게 따르르 소리 날 때, 탁! 쪼아주지 않으면 못 나오고 죽어버리거든. 그러니까 잘 듣고 있다가 탁! 쫏는 거여.
열이면 열 개, 스물이면 스무 개, 한 개도 그 소리를 못 듣고 안 쫏는 법이 없어. 그놈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듣냐 그 말이여. 알속에서 곯아버린 것은 그건 애초에 안 된 것이지마는.
무령단속(無令斷續)이다. 하여금 단속(斷續)이 없이 해라. 화두가 끊어졌다가, 또 있다가 끊어졌다가, 망상 속에 들어갔다가 또 끊어졌다가 이렇게 허지를 말고, 끊어짐이 없이 알 수 없는 의심이 연속해서 거각(擧却)해라. 늘 거각을 해서, 염(念)이란 놈이 들어서 거각을 해야 그게 관(觀)이거든. 알 수 없는 의심뿐이거든.
알 수 없지. 어찌 이렇게도 알 수 없는고? 역사도 없이 낸디, 몇천 년 만년 내가 가지고 있었는가? 몇천 년 만년이면 뭐, 몇억만 년이면 뭐, 역사인가? 역사도 없어. 이 내가 나를 어째서 여태까장 이렇게 미(迷)해 가지고 있느냐 그 말이여. 알 수 없느냐 말이여.
알 수 없어 가지고 되겄는가? 내비두고 그만 내가 나를 찾지도 말고 내비두고 그냥 두고 되겄는가 말이여.
그 뭔가 그것이? 몸뚱이만 사람이지 뭐 그 사람인가? 돼지면 돼지 껍딱 쓰면 돼지고, 개 껍딱 쓰면 개고, 호랭이 껍딱 쓰면 호랭이 되고, 괴기 껍딱 쓰면 괴기 되고. 속 알맹이는 내여. 암만 뒤집어써 가지고 눈깔과 코빼기는 바꽈 가지고 나왔지마는, 나여 그것이. 뭐 조금도 딴... 개 배때기 속에 든 놈이 나지, 딴게 아니여. 그놈만 둘러썼지.
업(業)으로 둘러써, 죄업(罪業)으로만 둘러써, 죄를 퍼 지으면 둘러쓰기 마련이여. 헐 수 없어.
허니 그 알 수 없는 놈, 공안 화두 하나 꼭 깨달라서, 이것 내가 나를 찾아야 할 것 아닌가? 생사해탈(生死解脫)을, 내가 나를 찾아서 생사해탈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이걸 생각해 보지. 겨를이 어디 있는가? 무슨 겨를이 있겄는가?
단속(斷續)치 말아라. 끊어졌다가 또 좀 허다가, 삘삘대다 놀다가 또 허다가 하지 말고, 한번 착수했거들랑 앉어서 공부를 허는디, 너무 앉어 좌(坐)에 집착하면은 수마(睡魔)가 대들고 또 망상도 일어날 우려도 있고 헌게, 화두가 잘되다가도 잠깐 사이에 망상이 들어오던지, 또 무기(無記)가 들어와 잠이 들어오던지 허면, 일어나서 수십 보를 행(行)해라.
좀 갔다 왔다 해야 경행(經行)을 해야 잠이 깨이고, 망념이 흩어져 번지고, 무기(無記)가 다 없어지고 화두가 또 들어오느니라. 그렇게 해 가면서 일어났다가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앉았다가 경행해 가면서 이렇게 혀.
꽉! 좌(坐)에 집착해 가지고는 한 댓시간씩 그게 공부인 줄 알고 알날(遏捺) 극복신심(克服身心)허고 꼼짝도 않고, 그것 못써. 다리는 막 저리고, 똥구녁은 뼈가 모도 아프고, 이런데 그만 들입대 착(着)해 가지고 앉었으면 못써. 애착 집착이라는 것은 화두에 제일 못쓴 것이니까.
미득투철시(未得透徹時)에, 투철히 깨닫지 못헐 때, 어디가 그렇게 쉽게 확철대오(廓徹大悟)가 그렇게 쉽게 있을 수가 또 있는가?
언하(言下)에도 있고, 뭐 뭐 그 말할 사이도 없이 내가 깨달은 사이도 모르게 툭 깨달을 수도 있지마는, 시간 공간도 거다 붙일 수 없는 각(覺)이 있지마는, 그렇게 무슨 급(急)헌, 거 속(速)헌 각(覺)을 기다리지 말고, '어서 안 깨달른가? 안 깨달라지는가?' 한탄하지도 말고, 그런 한탄 왜 해? 그 한탄할 동안에 화두를 관(觀)해야지.
투철히 깨닫지 못허고 의심만 이렇게 일어날 때, 당여노서(當如老鼠)가 교관재상사(咬棺材相似)해라. 마땅히 늙은 쥐란 놈이 쌀궤 뚫는 것 같이 해라. 늙은 쥐란 놈이 쌀궤를 뚫어야 그놈 쌀을 내먹고 살지, 그놈 뚫지 못허면은 쌀은 못 내먹고 굶어 죽을 것 아닌가.
그저 노서(老鼠)란 놈이 늙은 놈이기 따문에 그저 쉴 새 없이 또 물어뜯고 또 물어뜯고, 또 뚫고 또 뚫고. 그 인자 새끼 쥐처럼 조금 따깍 뚫다 말고 뚫다 말고, 때짝때짝 하다 말고 그 두꺼운 송판 그 궤짝을 뚫을 수가 있는가.
늙은 쥐란 놈이 고 자리를 옮기지 않고, 고 자리 뚫은 자리를 그저 뚫고 뚫고. 화두 그 관(觀)허는 놈을 도로 관(觀)하고 도로 관(觀)하고.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 어째 판치생모라 했는고? 판치생모? 판치생모?' 아 그놈을 가만히 거각하는 거각 관(觀)이, 그거 거관(擧觀)이여 그만. 붙어 있는 것이여.
그렇게 화두를 또 옮기지 말고. '요놈 좀 하다가 의심이 안 되니 화두를 고쳐야겄다. 에이 또 그놈 좀 해보다가 안 되니 또 고쳐야겄다' 자꾸 화두나 고치고 그거 아무짝에도 못쓰는 것이여. 화두를 고치는 법이 있나?
도학자라니! 참 도학자의 그 정중허고 도학자의 그 옮기지 않는 마음, 철저헌 마음, 그 그대로 정직한 마음, 그 마음으로 화두를 떡 가져야지. 조금 하다가 때짝때짝 하다가 이리저리 하다가 자꾸 그 경거망동(輕擧妄動)해서 안 되아. 된 법 없어.
그래도 공부가 안 되거들랑 시부편기의(時復鞭起疑)해라. 때때로 다시 채찍질을 해서 의심을 또 일으켜라. 아무리 의심이 안 나더래도, 알 수 없는 놈이 안 오더래도 알 수 없는 그 의심이 돈발(頓發) 되도록 자꾸 해라.
그거 그것 그렇게 안 되지마는 될라고 허면 기가 맥히게 되아 버리는 것이여. 어느 때에 화두가 그렇게 되아 버리는지 자신도 알 수가 없는 것이여. 그만 뭐 구름 일어나듯기, 불 일어나듯기 저절로 화두가 일어날 때는 그것 몰라, 자신이. 그럴 때가 오는 것이니, 그 안 될 때는 죽어도 안 될 것 같고 '어떻게 각(覺)이, 깨달을 때가 오랴? 깨달을 때가 있으랴?' 그러헌 모도 미망지심(迷妄之心)이 미득지심(未得之心)이 있지마는 그러지 말아라. 물러가지 말아라.
물러가면 뭣 헐 테냐? 어디로 물러갈 테냐? 네 물러간 곳이 어디냐? 저 뒤를 한번 돌아봐라. 천길만길 백만 길도 더 헌디 뒤로 걸음 걸어갈 수가 있나. 뒷걸음질을 헐 수 없어. 삼악도(三惡途) 길, 지옥 아귀 축생 길밖에 없고. 어디로 물러가?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냐? 어떤 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냐?'
'판치생모(板齒生毛)니라. 판때기 이빨에 털 났느니라' 그 의(意)는 자마생(作麽生)이냐? 그 무슨 이치냐 말이야 도대체? 무슨 이치여?
판때기 이빨에 털 난 무슨 이 일이 말이 되어야지, 그 뭔 소리여?
천상천하에 없는 조사의(祖師意)가, 조사의 대의(大意)가 '판치(板齒)에, 판때기 이빨에 털 났다'니, 뭔 소리여 그것이? 무슨 소리가 그런 말이 있어?
알 수 없지. 모르니까. '그 의(意)는 자마생(作麽生)이냐? 무슨 대관절 그 뜻이냐?'
기유의시(旣有疑時)에, 이미 의심이 있을 때에, 그 의단(疑團)이 따악 있을 때에, 의심 그놈 와서 떡 독로(獨露)되아 있을 때에 참말로 깨끗 깨끗이 정성스럽게 조심해야 하네.
고렇게 일어나다가 땍 조금만 틈사구니가 있어서 무슨 별첨이 별념(別念)이 일어나면은 그만 그리 휘익 홱! 그만 나가버리네. 의심허던 그 의단(疑團)이 그만 해산(解散), 확 흩어져 버리고는 그 망상 따라 가버린다 그 말이여. 그것 참 무섭지.
그놈의 중생 망념(妄念)이 무서워. 어째 그런 놈의 중생 망념이 있는고? 그 미진수(微塵數) 티끌 같은 놈의 중생 망상 망념이 그거 분비(粉飛)여. 가리(가루)를 밀가리나 무슨 가리를 공중에 착! 찌끌면은 그렇게 흩어진 것 같애.
그놈이 판치생모 '어째서 판치생모라고 했는고?' 허면 하나도 그놈이 어디 무슨 뭐 일어나고 흩어지고 뭐 있나? 쏴악 어디로 간 종적도 없지. 안개가 일어났다 바람 한번 척! 불면은 공중에 안개가 확! 쓸어지듯기, 알 수 없는 공안(公案) 의심만 하나 떡 돌이켜서 회광반조(廻光返照)를 허면 광(光)을 돌이켜 그 판치생모만 관(觀)허면은, 없어. 그것 그거, 해 봐. 그거 그렇게 안 되는가 해 보란 말이여.
회광자간(廻光自看)이다. 그 조심스럽게 절대적으로써 다맛 알 수 없는 의단(疑團)만, 그 광(光)이라 하는 게 알 수 없는 의단을 광(光)이락 햐. 광(光)을 돌이켜서 스스로 봐라. 보는 놈이, 곧 보는 놈이 그 알 수 없는 놈 뿐이여.
뭐 회광자간이라 하니까 광명(光明)을 보라는 거 아니여. 광(光)을 돌이켜서 그 깨끗허고 신령헌 내 알 수 없는 마음, 알 수 없는 의단을 관(觀)해라.
지자개화두(只這箇話頭)는, 이 낱 화두는, 이 판치생모라는 이 화두는 요식득자기(要識得自己)허며, 제가 저를 깨달르라는 걸.. 제가 저를 깨달른 법이며, 요식득자기(要識得自己)허며 자기를 깨달는 법이며, 제가 저 깨달는 법이여, 다른 법 아니여. 제가 저 깨닫는 정법이여.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을 거냔 말이여.
요식득조주(要識得趙州)다. 조주도, 그것을 깨달라 버린다. 조주가 판치생모라고 했지마는 조주(趙州) 뜻을 탁! 깨달라 버려. 나 깨달르면서 조주 뜻도 깨달라 버려. 조주가 판치생모란께 그만 활연대오지. 아! 이런 이런 꼴이 있나?
요착패불조득인증처(要捉敗佛祖得人憎處)다. 불조(佛祖)가 인증처(人憎處) 얻은 것까장도 타파한다. 그건 어려운 말이여. 불조(佛祖)가 사람 미워헌 곳 얻는 걸 감파(勘破)한다. 한문 투로는 이렇게 새겨야 하는디, 이 뜻을 바로 말하자면 불조패궐처(佛祖敗闕處)까장 깨닫는다. 불조패궐처라는 건, 패궐(敗闕)이라는 건 또 뭐냐 하면, 요까장 얘길 다 해줘야 되아. 어록(語錄)까장도 다 분석을 해줘야 된다 그 말이여.
패궐처(敗闕處)라는 것은 부처님도 허물이 있어. 공안 속에 들어가서 깨달랐다 하더래도 '깨달랐다' 허는 각견(覺見)이 있으면은 그 그걸 갖다가서 패궐(敗闕)이락 햐. '깨달랐다'는 각견(覺見)이 있으면은 그것이 벌써 부처님의 때꼽재기, 성현의 때꼽재기, 그 각(覺)의, 깨달은 각(覺)의 누(漏)여! 누. 법누(法漏)여. 그거 이. 그렇게 말을 해 주면 알겠지? 말은 듣겠지? 그만 그쯤 알아두란 말이여.
그러헌 각(覺) 누(漏)까장도 다 깨달라 버려. 뭐 조그만한 것만 깨달른 것이 아니여. 일체 이치를 깨달라 가지고 '깨달랐다'는 각(覺) 각득(覺得)까장도 다, 그대로 다 깨달라 버린 것이다 그 말이여.
능소(能所)와, 능(能)이니 소(所)니, 그거 뭐 능(能)이 있고 소(所)가 있.. '깨달랐다' 하고 깨달랐다는 바도 없어. '허공이다' 하고 허공지양(虛空之量)도 없다 그 말이여. 툭 터져버렸다 그 말이여.
그거 그 이치를 누가 갖다가서 뭉테기처럼 쥐어다 줄 수가 있나? 이만큼 해두면 제가 인자 필경 그 각해왕양(覺海汪洋)을 하는 법이지. 거기서 툭 깨달라 가지고는 자증자각(自證自覺)하는 법이지.
단신아(但信我) 여차설화(如此說話)해야 맥직주장거(驀直做將去)허면, 내가 오늘 이렇게 너한테, 저 몽산 너한테 이렇게 설해 준 말을 듣고 네 이대로 공부만 꼭 해 들어갈 것 같으면,
인자는 네 양반이니, 네 과거 네 잘살고 무슨 부귀영화하고, 지위 권리 백만 권리 뭐 세상 속가에서 네 살아오든 고 습관성 그까짓 것 다 버려 버리고 인자는 오늘부터 참말로 이와 같은 이 대도(大道)를 믿어서 내 설해 준 공안법을 믿어서 맥직주장거(驀直做將去)허면, 바로만 믿어서 깨달아 갈 것 같으면, 인자 그만 철저해 버려라 말이여.
결정유발명시절(決定有發明時節)허리라. 결정코 너는 앞으로 깨달을 시절이 오리라. 네가 너를 찾아 너를 깨달을 때가 오리라.
단불오이(斷不誤爾)니라. 내가 결단코 너를 속이는 바 아니다. 내가 뭐헐라고 너를 속였겠냐?
너 깨달라서 생사해탈법이 꼭! 앞에 있으니까, 너를 내가 속이지 아니했으니 그리 알아라.(19분49초~38분2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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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선사, 송담스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모두 합하면 1700여 개의 ‘참선 법문(法門)’이 있습니다.
용화선원에서는 그 중에서 몇 개의 법문을 선정해서 「참선법 A, B, C, D, E」 라고 이름을 붙여, 처음 참선을 하시는 분들에게 이 「참선법 A, B, C, D, E」 를 먼저 많이 듣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용화선원 : 송담스님」 '재생목록'에 들어가면 <송담스님 참선법 A~E>이 있습니다.
그리고 법문 블로그 「용화선원 법문듣기」 분류 '참선법 A,B,C,D,E'에도 있습니다.
참선법 A (유튜브) 법문은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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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선사, 송담스님 법문 전체(1700여 개의 육성 법문)을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microSD 메모리카드에 저장하여 스마트폰에 장착하여 들으실 수 있게 용화선원에서는 이 microSD 메모리카드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문의 : 032 - 872 - 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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