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 생각 일어났다 꺼지는 것이 생사(生死) / 보제존자시각오선인(普濟尊者示覺悟禪人) / (게송)진로형탈사비상~. (송담스님)

 

**송담스님(No.575)—1996년 9월 첫째일요법회(96.09.01) (용575)

 

약 13분.

 

'염기염멸(念起念滅)을 위지생사(謂之生死)니', 생각이 일어났다 그 생각이 꺼지는 것을 생사(生死)라 하는 것이여.

생사가 이 육체를 기준으로 해서 생사라 하는 것은 그것은 불법(佛法)을 믿지 않는 범부(凡夫)들의 눈에서 볼 때 그러는 거고, 정법을 믿고 참선하는 분상에는 생각 일어나는—좋은 생각을 일으키거나, 나쁜 생각을 일으키거나 생각을 일으키면 그것이 태어난 거고, 그 생각이 꺼지면 죽은 거여.

 

그래서 일생 동안에 몇천만억의 생사를 되풀이하면서 육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인데, 그 생사 속에서 끝없는 생사를 또 짓거든. 탐진치 삼독으로 또 무서운 미래의 과보를 위해서 또 생사업(生死業)을 짓는 거여.

우리 참선하는 사람은 생각이 일어났다 꺼졌다 할 바로 그때에 '이뭣고?'거든. 두 번째 생(生)을 받기 전에 바로 지금 당(當)한, 이 지금의 이 생애에서 새로운 업을 짓지 않고 '이뭣고?'

몸과 모든 정성을 다해서 화두를 드는 거여. 해 갈수록 알 수 없는 의단(疑團)만이 독로(獨露)하도록 잡드리해 가야지, 거기서 지각심(知覺心)을 내면 안 되는 거여.

 

열심히 하다 보면 많은 기복을 거쳐서 많은 망상과 번뇌와 싸우면서, 한 달, 두 달, 석 달, 일 년, 이태, 삼년 이렇게 해 가다 보면 차츰 망상은 줄어지고, 화두가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순일하게 탁 들어진 때가 오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해서 '야! 인자 공부가 좀 잘되는구나'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서도 안 돼.

 

화두가 독로해서 망상이 다 끊어져. 그것을 '적적(寂寂)하다' 그래서 적(寂)이라고 그러는데, 적적한 가운데에서도 너무 순일(純一)하고 깨끗하고 망상이 없으니까, 그 맑고 깨끗한 경계를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어. 그러다보니까 화두에 대한 의심(疑心)을 잊어버린다 그말이여. 화두 들 생각마저도 없어져 버리는 거여. 너무 깨끗해.

화두를 오히려 생각을 일으켜서 '이뭣고?'하다 보면 그 깨끗하고 순일한 것이 깨질까 아까우니까, 화두도 놔 버리고 그 고요하고 깨끗한 것을 이렇게 맛보고 있다 그말이여, 그 속에 들어앉아서. 그러면 그것은 적적한 가운데 화두에 대한 의단이 없으면 그것을 무기(無記)라고 그런 것이거든.

 

무기의 상태에서는 이 몸뚱이가, 이 육체가 이 세상에 있는 것조차도 모르고, 시간이 가는 것조차도 전혀 느끼지를 못하는 거여.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을 해도 다리도 절이는 법도 없고, 허리도 아프지도 않고, 배가 고픈 줄도 모르는 거여.

옆에서 흔들어야 간신히 알 정도로 그렇게 되는 것인데, 그게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그러한 경지가 오지마는 그 화두를 잊어버려서는 안된다 그거거든.

 

적적한 가운데에도 화두에 대한 알 수 없는 의단(疑團)이 성성(惺惺)하게 현전을 하도록 해 나가야 하는 것이거든. 그것을 영지(靈知)라 그래. 신령스럽게 안다, 영지라 그러는데.

적적한 가운데에도 화두가 성성하게 떠억 현전하도록 그렇게 공부를 지어나가면 불일성지(不日成之)다. 머지않아서 공안을 타파(打破)하고 자기의 면목(面目)을 보게 된다. 이것은 고조사(古祖師)들이 한결같이 말씀한 바입니다.

 

그런데 정진을 하다 보면 공안에 대해서 그전에는 전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전혀 짐작도 안 가고 아지를 못했는데, 어떠한 찰나에 '아! 이것이로구나! 바로 이 도리를 이른 것이로구나!' 이렇게 지견(知見)이 생겨 가지고 무슨 공안이든지 보면 막힘이 없어. '정전백수자'도, '부모미생전본래면목'도, '마삼근'도 하나도 막힌 일이 없다 그말이여. 자기 나름대로.

'아, 이것이 견성이로구나!' 그래가지고 이분 저분 찾아가 보면 더러 인가 받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고 또 부정을 받기도 하고 그러는데, 정말 그러한 경계에 이르러서 명안종사(明眼宗師)를 찾아가서 분명하게 간택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 정진하다가 그런 소견이 난 것은 참, 도반의 입장에서 참 대단히 반갑고도 조심스러운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반갑다'하는 것은 '얼마나 열심히 정진을 했으면 순일무잡한 그런 경지를 거쳐서 그런 경계가 났을까?' 그 점까지는 대단히 반가운데, 염려가 되는 것은 '그것이 구경(究竟)의 깨달음, 정말 확철대오(廓徹大悟)한 그러한 정각(正覺)이 아니고 일시적으로, 일과성으로 일어나는 잠깐 스쳐가는 그런 경계를 본인이 그것을 잘못 착인(錯認)을 해 가지고 거기서 공부가 중단이 되면 어쩔까?' 그것이 염려가 되는 것입니다.

 

이 법은 만나기도 어렵고, 믿기도 어렵고, 그것을 직접 몸을 던져서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몸을 던져서 여러 해를 정진하다가 어떤 경계가 났는데, 그 경계가 구경의 깨달음이 아니라면 그것을 여지없이 내던져 버리고 정말 초학자(初學者)의 입장, 완전히 초학자의 입장에 돌아가서 다시 여법(如法)하게 정진을 해 감으로 해서 20세기 말기에 정말 정법을 일으킬 대도인(大道人)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진로형탈(塵勞逈脫)이 사비상(事非常)이라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인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이리오

나무~아미타불~

 

이 게송은 황벽선사(黃檗禪師)라고 하는 임제종(臨濟宗)의 대법통(大法統)을 이으신 선지식의 게송입니다.

 

진로형탈(塵勞逈脫)이 사비상(事非常)이라. 생사(生死)의 진로(塵勞)를 해탈(解脫)하는 것이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말이거든.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이니라. 긴(緊)히 승두(繩頭)를 잡아서 한바탕을 지을지니라. 승두는 정진할 때에 화두, 화두를 정말 여법하게 잘 들으라 그거거든.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이면, 한번 뒤쳐서 추위가 뼛골에 사무치지 아니할 거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이리오.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겨울에 되게 강추위를 한 뒤끝에 피는 매화라야 그 매화의 향기가 코를 치는 것이지, 겨울에 이상난동(異常暖冬)으로 뜨뜻한 겨울 끝에 매화꽃이 피면 향취(香臭)가 없다는 것입니다.

 

기왕 정진을 할 것이면, 정말 활구참선(活句參禪)을 해서—의리(義理)로 따져서 의리로 알아 가지고 체중현(體中玄), 그러한 경계에 머물러서야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나 가지고 너무너무 애석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이 황벽선사에 게송으로써 법상에서 내려가고자 합니다.(1시간6분45초~1시간19분15초) (끝)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참고] 「보제존자시각오선인(普濟尊者示覺悟禪人) 보제존자가 각오선인에게 보이심」 『몽산법어』 (용화선원刊) p103-104. (가로판 p101~103)

〇念起念滅(염기염멸)을 謂之生死(위지생사)니 當生死之際(당생사지제)하야 須盡力提起話頭(수진력제기화두)호리니 話頭(화두)가 純一(순일)하면 起滅(기멸)이 卽盡(즉진)하리라

起滅卽盡處(기멸즉진처)를 謂之寂(위지적)이라하니 寂中(적중)에 無話頭(무화두)하면 謂之無記(위지무기)요 寂中(적중)에 不昧話頭(불매화두)하면 謂之靈(위지령)이라하나니 卽此空寂(즉차공적)과 靈知(영지)가 無壞無雜(무괴무잡)하야 如是用功(여시용공)하면 不日成之(불일성지)하리라

 

생각이 일어나고 생각이 멸함을 생사(生死)라 이르나니, 생사(生死)의 즈음을 당하야 모름지기 힘을 다하야 화두(話頭)를 들지니, 화두가 순일하여지면 일어나고 멸하는 것이 곧 다하리라.

생각이 일어나고 멸함이 곧 다한 곳을 이르되 고요함[寂]이라 하나니 고요한 가운데 화두가 없으면 무기(無記)라 함이요, 고요한 가운데 화두를 매(昧)하지 아니하면 영(靈)이라고 이르나니, 이 공적(空寂)과 영지(靈知)가 무너짐도 없고 섞임도 없어서 이와 같이 공부를 하면 며칠 안 가서 성취하리라.

 

*보제존자(普濟尊者) : (1320 ~ 1376) 나옹혜근(懶翁惠勤). 고려 스님. 블로그 「용화선원 법문듣기」 분류 ‘역대 스님 약력’에서 참고.

*무기(無記) : [범] Avyaksita 선(善)•악(惡)•무기(無記) 3성의 하나. ①온갖 법의 도덕적 성질을 3종으로 나눈 가운데서 선도 악도 아닌 성질로서, 선악 중의 어떤 결과도 끌어오지 않는 중간성(中間性)을 말한다. 이 무기에는 바른 지혜의 발생을 방해하는 유부(有覆) 무기가 있고 순수해서 방해하지 않는 무부(無覆) 무기가 있다.

②고요함에 매료되어 화두를 망각하고 몽롱한 상태. 온갖 생각이 끊어져 공적(空寂)한 상태에 있을지라도 깨달음에 이른 것이 아니므로 공적한 가운데서도 화두가 성성(惺惺)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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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선원에서는 그 중에서 몇 개의 법문을 선정해서 「참선법 A, B, C, D, E」라고 이름을 붙여, 처음 참선을 하시는 분들에게 이 「참선법 A, B, C, D, E」를 먼저 많이 듣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용화선원 : 송담스님」 '재생목록'에 들어가면 <송담스님 참선법 A~E>이 있습니다.

--->법문 블로그 「용화선원 법문듣기」 분류 '참선법 A,B,C,D,E'에 있습니다.

 

**전강선사, 송담스님 법문 전체(1600 여 개의 육성 법문)을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microSD 메모리카드에 저장하여 스마트폰에 장착하여 들으실 수 있게 용화선원에서는 이 microSD 메모리카드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문의 : 032 - 872 - 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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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