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2014. 11. 15. 14:48

§ 암이 말기에 든 한 수좌스님의 간절한 참회와 병중 공부 질문.

**송담스님 말씀—2014년 5월 13일 화요일 (갑오년 하안거 결제일에)


약 7분.


질문


스님, 저기... 이 어리석은 제자한테 법명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감사드리구요, 스님. 그리고 오늘 친견을 청한 이유는요. 스님,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제가 다겁생래로 지어온 업장(業障)을 참회(懺悔)드리구요, 또 출가해서도 공부한다고 선방에 있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지은 업장과 열 가지 죄를 큰스님 전에 참회 드리고 싶어서였구요.

두번째는 스님, 종전에도 말씀드렸지만은 그 삼독심이 너무 심해서 그런지 병중(病中)에-지금 제가 병중인데, 병중에 공부 지어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님.
그거에 대해서 한 말씀 내려주실 것을 청할려고 이렇게 친견을 청했습니다.

 



송담스님 말씀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모든 사람이, 동서고금의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 생로병사 과정을 겪어서 일생을 사는데 사람에 따라서 연조(年祚)가 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그럴 뿐이지, 아무도 생로병사는 못 면하고.

그러나 그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으면서 일반 사람들은 다 오욕락 속에 빠져서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 몸부림치다가 마음대로 이루는 사람도 있고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이루는 듯 하다가 안되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일생을 마쳐 가는데,

그 많은 사람 가운데에 출가해서 머리를 깎고 수행의 길로 접어드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는데, 그렇게만 된 것만으로도 참 다행한 일이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행복하게 생각하고 금생에 성의를 다해서 수행을 하고.

그렇다고 해서 안 죽는 것은 아니여.
죽기는 죽으나, 다른 사람이 죽는 것은 몸부림치다 죽는데, 수행을 하는 사람은 죽는 것 그 자체도 하나의 수행의 한 과정인 거여.

지금 의사는 뭐라고 진단을 나름대로 하겠으나 전적으로 거기에 매달릴 필요는 없어.

숨쉬는 동안, 육체가 있는 동안에는 먹어야 하고, 먹으면서 항상 자기 본참공안(本參公案)을 가지고 수행을 하고,
앞으로 1년을 살거나 2년을 살거나 앞으로 5년을 살거나 그것은 사는 날까지 사는 거여, 누구던지.
그것이 맘대로 안되는 거여.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건강이 의사 말하는대로 꼭 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가 어떻게 지혜롭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의사가 말한 것보다도 더 오래 살 수도 있는거고.

죽음은 기다리지 않아도 언젠가는 오는데 두려워할 것이 없어.
우리가 정법을 믿고 정진하는 사람은 죽음을 그렇게 무서워 할 필요가 없어.

열심히 먹고, 열심히 자고, 열심히 정진을 하다 보면은 언젠가는 (죽음이) 올 때가 되면 가는 거고.

가도 어디로 가느냐는 우리는 알 수가 없어. 천당에 갈런지, 다시 인도환생(人道還生)을 할런지.
되어지는대로 사는 거지, 맘대로 천당에 가고 싶다고 천당에 가고 맘대로 안되지마는 정진을 하는 사람은 되야지는대로 사는 거여.

건강을 위해서 지혜롭게 관리는 할지언정 너무 집착하지마.

(네, 스님.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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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신 수좌스님께서는 2014년 8월 1일 입적하셨습니다.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