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산화상무자십절목(蒙山和尙無字十節目) (3/9) 몽산화상의 무자십절목.

**전강선사(No.500)—무자십절목(3) (절기절기까지) (갑인74.05.22.새벽) (전500)

 

약 35분.


납자평생사(衲子平生事)야  팽다헌조주(烹茶獻趙州)니라
나무~아미타불~
심회발백설(心灰髮白雪)이요  야문강상적(夜聞江上笛)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납자(衲子)의 평생사(平生事)야, 우리 발심 학자(發心學者)에 평생 일이여.
팽다조주헌(烹茶趙州獻)이여. 차 한 잔 달여서 조주 스님께 바치는 도리여. 차 달여 조주 스님께 올리는 도리여. 그 무슨 도리냐 그 말이여?

무엇을 알고, 무엇을 보고, 무얼 깨닫고, 뭐 뭐 무엇이 있어? 무슨 이치가 있고, 무슨 생사해탈법이 있고 뭐, 그것 다 누설(漏說)이여. 방맹이 감, 방맹이꺼리여. 방맹이 모도 짊어진 도리여. 제 방맹이 주체 못헌 놈의 도리다 그 말이여. 무슨 이치니, 무슨 법이니, 뭐 뭣이 거기 붙어 있어?
아! 그러니 그... 그 뭐고? 허어! 그것, 뭣 끄집어다가 인증 하나 할라 하면은 그 뭐 생각이 났다가도 그만 없어져 어디로 가 버려. 아! 이거 참, 뭔 말을 헐 수가 있나?

노로(老盧)가 조계전제수(曹溪傳諸受), 늙은 노행자가 조계(曹溪)에서 전제수(傳諸受)를 했는데, 그 말은 무슨 말인고 하니, 육조(六祖) 스님이 노행자(盧行者) 아닌가. 육조 스님이, 노행자가 조계에서 전제수를 했어, 전허고 받았어. 받은 일이 있어. 오조(五祖) 스님한테 육조 스님이 의발(衣鉢)을 마지막 받아 가지고 멀리 도망쳐 가지 안 했는가? 그걸 말헌 거여. 의발(衣鉢)을 전했으니.
육조 스님한테까장 밖에는 전헌 법이 없었거든, 의발(衣鉢)은. 그러니 그것을 말헌 거여. 육조 스님이 전수(傳受)를, 주고받고 모도 헌 그런 일이 있었다.

우도본래무일물(又道本來無一物)이라. 또 오도송(悟道頌)에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고 헌 것이 있다. 있잖어? 신수 대사가—(오조 스님이) '느그 오도송(悟道頌)을 지어라' 오도송을 모도 짓는디—오도송 지어 논 놈을 듣고는 방애를 찧다가, 육조 스님이 송(頌)을 짓지 않았냐 그 말이여.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고 지은 송이 있잖어? 우도본래무일물(又道本來無一物)이라.
또 '받았다'고도 했지마는, '의발을 받았다'고도 했지만, '전수했다'고도 했지마는, (육조 스님이) 방아 찧는데 몰리 오조 스님이 방앗간에 나가서 불러다가서 조실 방에서 자성계를 모도 일러주고. 심지무비자성계(心地無非自性戒)요, 심지무란자성정(心地無亂自性定)이요, 심지무치자성혜(心地無痴自性慧)니라. 이렇게 전해 주지 않았어? 모도 그렇게 해 주었지마는. 또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고도 이렇게 일러서 그렇게 해 주었지마는.

고금다소천하인(古今多少天下人)을, 고금 다소 천하 사람을 불석미모행방할(不惜眉毛行棒喝)이라. 눈썹 터럭을 애끼지 않고 방할(棒喝)을 행했다 하는 금강경 송이 있다 그 말이여. 다소천하인(多少天下人)을, 인자 육조 스님과 다소천하인이니깐, 부처님으로부터서 삼세제불로부터서 역대조사로 막 그저 막 방(棒)이여. 그 방은 면치 못한 방(棒)이 있어.
미모(眉毛)를 애끼지 않고 방할(棒喝)을 행했다. 눈썹을 애끼지 않고 방할을 행했느니라. 그 방할(棒喝)이 눈썹 애끼지 않고 방할을 행했다는 도리가 그 무슨 도리(道理)냐 그 말이여?
그게 참 다, 그거 참 초월 생사 도리라고 붙이기는 붙이지마는, 거 입을 열어서 붙이면 누(漏)라고 볼 수 있지. 누(漏)라고 볼 수 있으나 그럼 입도 못 열게? 또 일체 누(漏)는 그놈이 다 조사관(祖師關)인디, 또 그 무슨 조사관을 떼고 여의고, 무슨 누를 떼고 여의고, 뭐 또 할 게 또 뭐 있나?

조주(趙州)한테 평생 다(茶) 한 잔 올린 도리다. 심회발백설(心灰髮白雪)이다. 마음은 재가 되아 번지고, 머리는 백설이 되아 버렸다.
우리 학자 일생사가 그려. 항상 그 이렇게 활구학자(活句學者)가 평생 헌 일이 이뿐이다. 조주 다(茶) 한 잔 올린 밖에 무슨 도리가 있겠나?
마음은 재가 되아 버렸다. 아! 그놈 모도 그 일어나는 마음 번뇌 망상 그놈, 불이 태워 버리듯기 다 태워 버렸으니 일체 망념을 태워 버렸으니 연소화멸(煙消火滅)이다. 연(煙)도, 연기도 없어지고 불도 멸했으니 그놈의 재까장, 재 그녀러 것 뭐 '재가 이 하나 남았구나' 그럴 겐가? 재, 그것 뭐 재 그것이 불로 다, 가스로 다 가 버렸다 그 말이여. 몸뚱아리 이것은 흰 백발 하나 남겨 버렸다 그 말이여. 백발 하나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말이여.

그 뭐 원 '일물도 얻지 못한다' 무슨 일물(一物)을 얻지 못했는고? 거 그 일물도 방(棒)을 맞었다 그 말이여. 고금다소천하인(古今多少天下人)을 불석미모행방할(不惜眉毛行棒喝)이다. 그 미모(眉毛) 애끼지 않고 방할(棒喝)을 행했다 하는 도리여.
거기서 마음은 재가 되어 번지고 연소화멸(煙消火滅)이니까 불, 나무 태와 번지면, 나무 다 타 번지고 불도 없어져 버렸으니 재가 있다 헌 그 말인가? 재도 그까짓녀러, 재가 어디 있나? 그녀러 것.
흰 백발에, 몸뚱이는 백발이 되어 번졌다. 아무것도 없다. 뭐 없다는 놈까장 붙일 것이 뭐가 있노? 거다 무엇을 '없다 있다' 붙일 게 있어? 고금다소천하인(古今多少天下人)은 불석미모행방할(不惜眉毛行棒喝) 도리여.

헌디 거기서 야문강상적(夜聞江上笛)이로구나. 밤에 강상(江上) 젓대소리를 듣는다. 그 강상 젓대소리를 어떻게 옳게 들었거들랑 한번 일러 봐. 거 눈썹 털을 애끼지 않고 방할(棒喝) 행하는 도리여. 뭐 바로 의심이 하나 없이 바로 봤거들랑 왜 못 일러?
거기에 뭐 알았다, 뭐 환하다, 무슨 뭐 천지가 일월(日月)같이 빛깔이다, 뭐 그런 놈의 소리 가지고는 소용없어. 하늘로 올라가고,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고, 천만 부처님의 이상 가는 무슨 설법을 드리 허고, 공중에서 잠을 자고, 일월을 눈깔에다 붙여 가지고 제 눈깔 광명을 맨들고, 광명 속에 들어앉어... 그거 소용없는 거여. 그건 외도법이여.
'알면 외도고, 모르는 놈은 죽은 놈이니라' 지자(知者)는, 아는 자는 외도요, 모르는 자는 송장이다 그 말이여. 그러니 그런 등등을 그것을 묻는 거 아니여.

야문강상적(夜聞江上笛)이다. 밤에 강상(江上) 소리를 듣는구나. 강상에 젓대소리를 듣는 그놈을, 용은 용 대가리가 필요허고, 용 몸뚱이가 필요허고, 용 꽁댕이가 알맞지 들어맞지. 용 대갈빡에 뭔 도마뱀 몸뚱이를 붙이고, 도마뱀 밑구녁에는 올챙이 똥꼬리를 붙이고, 그것 다 안 되아.
목마(木馬)가 각유사사족(脚有四蛇足)이지. 나무 말이 각각 네 배암 다리가 달려 있다고 할 수가 있지, 그 뭐여? 그 이 살림살이가 있거든 한번 일러 보라 그 말이여.
무엇을 허는가, 도학자가? 두고 애낄 것이 뭣이 있나? 조불양화(助佛揚化)를 해서, 얼른 머냐 깨달았거들란 조불(助佛), 부처님을 도와서 항상 부처님 법을 봉행해서, 부처님 법은 무엇인가? 생사 없는 해탈법(解脫法)을 봉행(奉行)해서 양화(揚化)다. 어질게 교화를 모도 교화시키는 것이니, 그 머냐 깨달은 바가 있거든 한번 잘 일러서 모도 양화를 혀.
모도 여러분들이 그 모도 깨달은... 아, 그 모도 선각(先覺)을 보고 후인(後人)이 모도 깨닫게 한번 해 보라 그 말이여.

살림살이 있거든 내놔 봐. 안 맞으면 내가 또 하나 이를 것인께. 내 이른 말도 한번 듣기 위해서도 일러 봐. 나 그러고 이번에 못 이를 것 같으면은 내가 가만 두었다가 내일모레 관음재일날 신도가 몇백 명 모도 모이니 그때 내가 이를 테여. 뭐 뭐 조그만헌 대중에 내 이를 것 아니여. 그날 법문에 두었다가 이 법문을, 이 게송을 다시 해 가지고 이를 것이다 그 말이여.


어제 아침 법문 또 좀 거기 조금 또 헌 놈, 또 들어서 헌 것이여.
이 무자(無字) 화두라는 것은 일체 모도 명(命)을 끊는 칼이다. 명(命)이라는 것은 일체 번뇌 망상심, 일어나는 망상심, 중생심 그저 무슨... 내지 법불견은 망상 아닌가? 법견이니, 불견이니, 무슨 비법, 비불견이니, 비법견이니, 별 이치를 다 말해 봤던들, 그거 중생 망념이여. 중생은 망념(妄念)으로 쓰는 것이고, 확철대오헌 부처님 경계에 있어서는 모두 해탈 묘경(妙境)이고, 그렇지! 뭐 망(妄)이 따로 저 어디 있고, 법이 따로 어디 있나?

일체 번뇌 망상을 끊는 칼이며, 조주 무자(無字)라는 것은. 일체 지혜를 여는, 생사 없는 해탈 지혜광을 여는 열대, 자물쇠통 여는 열대니라. 이렇게 헌 자가 있으니 호여삼십방(好與三十棒)이다. 이놈 삼십방을 놓을 것이다.
방맹이를 놓아 놓고는 시상야벌야(是賞耶罰耶)? 이게 상방(賞棒)이냐, 벌방(罰棒)이냐? 이렇게 묻네. 거기도 또 모도 문답이 있어, 모도!
법에 가서, 활구참선법에는 문답이 있어. 턱! 또 좀 물으면 턱! 답하는 게 언하대오(言下大悟)여. 언하대오를 해사 답하는 것이지, 글안으면 사량(思量) '아! 그런 건가?' 틀렸어. '이' 허면 틀려 버려. 조금만 생각하면 틀리고, 무슨 이치를 장만해 답하면 저 죽어. 벌써 죽은 놈이 그 뭐를, 죽은 놈이 목숨 끊어진 소리헌다고 헐까? '딸그닥' 소리 헌 건가? 저 죽어.
이놈을 바로 넉넉히 네가 상방(賞棒)인지, 벌방(罰棒)인지를 가려내드래도 네가 어느 곳에 있어서 조주를 봤느냐? 무(無)가 조주의 뜻을... 조주의 뜻이 본분납승(本分衲僧)이여. 내 여까장 일러주어.

조주가 ‘무(無)’ 헌 알 수 없는 조주 뜻이 본분납승이다 그 말이여. 본분납승(本分衲僧)의 방(棒)이다 그 말이여.
‘무(無), 어째서 무라고 했나?’ 그 참 알 수 없는 부지일자(不知一字), 그걸 의심(疑心)이락 햐. 알 수 없는 것을 의심인디, 의심이 아니면은 활구참선법이 아니여. 그건 죽은 참선, 송장 참선이지. 알 수 없는 놈 하나 이외에 뭐 아는 것이 있는 참선은 그것은 숭악헌 외도 참선이여. 외도 참선이지 그 뭣이여? 그 참선이여, 그것이?

알 수 없구나! ‘이뭣고?’ 이뭣고 해놓고 보니 어디가 알 수 있나? ‘이뭣고?’ 내게 그대로 있는 이뭣고가 알 수 없네. 내가 '나'련마는 알 수가 있나? 내 코빼기요, 내 입이요, 내 몸뚱이요, 내 본래면목 아! 그놈을 그렇게 몰랐네.
이래 가지고는 뭐 아주 내가 내니, 뭐 내가 권리니, 내가 무슨 뭐 야단이지. 감토 썼으면 뭐 감토 썼다고 야단이고, 에헴 허고 야단이여. 거 참 가관(可觀)스러운 물건이지. 그 뭐 제까짓 놈의 권리가 무엇이여? 달팽이 뿔때기인가? 그녀러 것이 벼룩 훌떡훌떡 뛰는 놈의 짓인가? 뭐여? 저는 뭐 그 안 거꾸러지고, 안 죽나?

그렇지마는 우리 부처님은 터억 생사 없는 해탈대도를 깨달라 증(證)할 것 같으면은 깨달라 증허면서 권변(權變)을 갖추어야 되아. 권리 권변이 있어야 되야. 백만장자도 되고, 부귀영화도 다 해야 하고, 대통령같이 이렇게 되아서 대통령이 터억 되아서 우리 국토, 그 우리 국민들을 이렇게 모도 살리와 이렇게 공평 정직허게 모도 살게 만드는 그 원력이 어떠헌고? 기맥히지.
우리 이 험악한 우리 대한민국, 북괴(北傀)가 이렇게 노려보는 지금 이때에, 어떻게 이렇게 올바른 참 정치를 이렇게 해 나가냐 그 말이여. 그러헌 대통령 덕택이 아니고 우리가 이렇게 도 닦을 수 있나? 그런 그러헌 대통령은 우리가 어쨌든지 잘 받들고, 대통령 덕택으로 이렇게 도를 닦는구나.
불보살이 될 것 같으면은 또 그밖에는 헐 것이 없는 것이여. 달팽이 뿔따귀 같은 공명(功名)이라고, '부귀영화 같은 그 뭐 그까짓 놈의 공명이 뭣이냐?' 하지마는, 그게 무상(無常)한 디 가서 한 번 그러헌 디 쳐백혀서 도 못 닦는—그 뭐여, 그만 그 지위 권리나 남용해서 저 혼자 잔뜩 퍼먹고 살고, 저 혼자 돈을 썩혀감서도 쓸 줄 모르고 그러헌 자본주의 같은 걸 말하는 것이지. 고것도 또 잘 들어야 하는 것이여. 여까장 해 두고.


조주는 어느 곳에서 봤느냐? 네가 바로 이 방(棒)을 이르드래도 조주는 어디서 봤냐?
진도(盡道)허되, 또 이르되, 또 혹 학자가 또 이르되, '조주(趙州)는 고불(古佛)이라, 조주는 옛 부처라, 안광(眼光)이 삭파사천하(爍破四天下)다. 눈 광명이 사천하를 타파해 버린다. 혁파해 버린다' 사천하(四天下)가 조주 눈 광명에는 들어붙을 수가 없어. 뭐 사천하에 무슨 별별 기장만사(其狀萬事)라도 거가 붙을 수 없어. 세상 없는 도학자라도 조주 그 눈 광명 속에는 없어.

그런디 그 도개무자(道箇無字)컨댄, 무자(無字)를 한 번 관(觀)해 보건댄, 그 무자라 ‘무(無)’
“개가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무(無)”

그 '무(無)'라고 헌 그 도리는, 무자 도리는 그 무자의 성명(性命), 성명이란 무자의지(無字意旨)라 그 말이여. 무자(無字)의 그 성명(性命)이 낙재본색납자수리(落在本色衲子手裏)다. 본색납자 손 속에 떨어져 있다. 그것은 무슨 말인고? 그것 다 참 어려와! 당최 그 문단으로 이것 다 해석헐 수 없는 것이여.
본색납자 손 속에 떨어져 있다. ‘근본 본(本)’ 자, ‘빛 색(色)’ 자. 본색납자(本色衲子). 납자(衲子)란 건 중 아닌가? 중의 수리(手裏)에 떨어져 있다. 그런 건 내가 일러주어. 어렵다고 말만 해 놓고 일러주지 않을 것 없어.

본색납자(本色衲子)는 그 성명(性命)이 무자의지(無字意旨)는, ‘무(無)’ 헌 그 의지(意旨)는 본색납자 손 속에 떨어져 있다. 조주 뜻이다 그 말이여, 조주 뜻. 조주 뜻에 있다. 조주에게 들어 있다. 무(無)에 있어.
‘무(無)’ 헌 디 있지 않어. '무(無)' 헌 디 있는 게 아니고, 조주 뜻에 있다 그 말이여. 본색납자수리(本色衲子手裏)는 조주 스님을 가리키는 말이여. 뭐 별 뜻 아니여. 허되 무척 어려운 말이거든. 본분납자(本分衲子)의 손 속에 떨어져 있다. ‘무(無)’ 헌 도리는 조주 스님께 갖추어져 있다 그 말이여. 슬쩍 글로 새겨서 뭣들 알면 되나?

유일등인(有一等人)은, 요새 도 닦는 사람을 일등인(一等人)이라 해야. 그 도학자, 일등인은 갱향타무자상(更向他無字上)하야 토자미(討滋味) 하는구나. 다시 저 무자(無字) 위를 향(向)해서 ‘무(無)’ 헌 디 가서, ‘무(無)’ 헌 디 가서 무엇이 있는 줄 알고 찾고 있다 그 말이여. 무자상(無字上)에서 자미(滋味)를 찾는구나. 무슨 이치를 찾는구나.
기불둔치평생(豈不鈍置平生)이냐? 어찌 평생을 둔치헌 놈이 아니냐? 이 미련허고 멍청한 놈이 아닌가? 무(無)에 가서 무엇이 있나? ‘무(無)’ 조주 뜻이다. 그 조주 뜻이니 바로 봐라. 어저께 내가 여까장 허고 또 내가 인자 두었겄당.

수연(雖然)이나, 비록 그렇기는 그렇다마는 조주도(趙州道) 무(無)를, 조주 무라고 헌 뜻을 이자마생회(爾作麽生會)냐? 그 조주 뜻인디 그것이 무자의지(無字意旨)는 조주 뜻인디, 조주의(趙州意)는 자마생회(作麽生會)냐?
조주의 뜻은 어떻게 네가 알았느냐? 어떻게 네가 보았느냐? 이렇게 조주 뜻이라고 했으니. 뭐 뭐 별별 걸 다 붙였자 소용없는 그 조주 뜻, 조주 뜻을 어떻게 알았느냐?

조주노인검(趙州露刃劍)이다. 조주 들난 칼이다. 조주 칼이여, 이것이. 조주 칼! 무(無)가.
한상광염염(寒霜光焰焰)이다. 차운 서리 빛이 참 염염(焰焰)허다. 그 조주 칼날 ‘무(無)’ 헌 칼날이 어떻게 날카로운 칼날이든지 서리 빛이 염염(焰焰)헌디 취모리검(吹毛利劍)이다. 취모리. 터럭만 붙어도 끊어져 버리고, 티끌도 거가 붙들 못혀. 어떻게 붙어도—어디 붙어 가지고 끊어지나? 칼이 암만 잘 들어도—그만 털 그만 붙으면 떨어져 번져.
강남홍(江南紅)이의 부용검(芙蓉劍)이 천하에 도무지 공중으로 날라가서 칼 그놈이 제대로 하나를 던질 것 같으면은 공중에 날라가서 백천 칼이 되어 가지고 서로 칼날 소리만 나. 칼날 소리만 쟁쟁쟁쟁 쟁쟁쟁 나면서 군병 모가지는 다 떨어졌다 그 말이여. 이런 부용검(芙蓉劍)보담도 더헌 칼이여, 이거. 이 칼은, 조주노인검(趙州露刃劍)은.

그러니 칼에 뭔 일체 티끌, 무슨 일체 먼지 뭐 붙었자 다 모가지 짤라지듯기 조주무자(趙州無字)라는 것은 그러헌 칼날보담도 더한 칼인디 무슨 이치를 붙여 봐? 뭔 이치를 붙여, 거다가.
생사가 없느니, 본래무일물이니, 최초구(最初句)니 말후구(末後句)니, 비구(非句)니 비무구(非無句)니, 유구(有句)니 무구(無句)니, 별놈의 도리를 다 대 봐라, 거가서 되는가? 뭐 꺼떡허면 뭐 조끔 나타난 것 보고 견성을 했느니, 아무것도 없는 것이 나타나면 하따! 이거 견성이니, 귀신굴? 귀신 배때기 들어앉아서 통곡헌 놈의 소리여? 그게 생사 없는 도리여?

의의문여하(擬議問如何)하면, 뭐 천하 없는 것 뭐 뭔 말해 봐라, 무슨 이치를 갖다 맨들어 봐라. 네 모가지 떨어진 것이여. 분신작양단(分身作兩段)이여. 모가지서부텀 온 몸뚱이가 그대로 갈라져 버리는 거여.

'할(喝)'을 한 번 했다, 거기서. 고함을 벽력같이 한번 질러 놓고는, 치인면전(痴人面前)에는 부득설몽(不得說夢)이로구나. 어리석은 놈 낯 앞에는 꿈 얘기를 할 수가 없구나.
또 요렇게 말할 것 같으면 여기서 또 뭔 이치를 장만혀. 또 제 무슨 도리를 하나 떡 장만허네? 요렇게 해 놓으면.
'에잇 그거 옳지. 그러면 의의문여하(擬議問如何)면 분신작양단(分身作兩段)이여. 할(喝)까장 했으니 자체까장 뭐 거기서 여지없이 그만 바닥까장 쏵 소지해 버린 것이로구나' 별놈의 도리를 원각 도리를 때려 붙이든지, 별 도리를 다 때려 붙여 가지고, 이놈이 견성했다고 알았다고 나온다 그 말이여. 허니 '요런 소리도 못허겠다' 그 말이여. 설몽(說夢), 꿈 얘기를 듣고는 실(實)인 줄 아니까.

요차아왕고내(要且我王庫內)에는, 또한 내의 고방(庫房) 안에는 무여시도(無如是刀)니라. 이런 칼도 없다. 이 조주 뜻 가운데는 이런 칼도 없어, 이런 날카로운 칼이지마는. 그까짓 고런 칼에다 비유했다마는, 고런 칼도 없어.
필경(畢竟) 조주(趙州)는 시하면목(是何面目)이냐? 필경 조주는 무슨 면목이냐? 무슨 도리를 이렇게 '무(無)'라고 해 놨느냐?
‘무(無), 어째 없다고 했는고? 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요' 그런 것도 여기는 소용없어. 바로 도를 막 들어 나가는 것이여. 조주는 이 무슨 면목이냐?

여기서 나와. 묘희(妙喜)가 도(道)허되, 묘희는 대혜(大慧) 스님이거든. 묘희가 도(道)허되, 묘희 스님이 이르되, 대혜 스님이 이르되 불시유무지무(不是有無之無)며, 이 '있다 없다' 하는 무(無)도 아니며, 그 '있는 것이다, 없는 것이다, 없다' 그것도 아니여. 지나(支那) 방언이 무(無)면 그저 '없단 말이다' 이것도 아니고, 그 방언도 아니고, 출처도 아니고, '있다 없다' 허는 것도 아니여. 이거 다 없다는 것이지, 뭐 뭐 하나는 있고 없는 것 아니여.
'있다 없다'는 무(無)도 아니며, 불시진무지무(不是眞無之無)니라. '참으로 없다' 하는 무(無)도 아니다. 어디 참으로 없는가 어디? 일체가 다 무(無) 되어 버리고 말아 버리게? 어디 무(無)면, '없다'고 허면 없나? 바로 있는디.

'참으로 없다'는 무(無)도 아니며, 그러면 환식묘희마(還識妙喜麽)? 이 묘희(妙喜)는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했나? 묘희, 대혜 스님은 무슨 뜻으로 이렇게 말을 해 놨나?
'있다 없다 유무(有無)도 아니며, 참으로 무(無)도 아니다' 묘희는 어째 이렇게 무자(無字)를 말해 놨는고?

약불구안(若不具眼)이면, 만약 눈을 갖추지 못했으면은—눈이 있거든, 눈이 또 없다는 게 아니여.
다 없다고—눈깔 아니면 눈이 뭐 또 눈이 있을 것이여?—허지마는 어찌 없나? 입도 있고 눈도 있지, 없나 어디? 입 없으면 말도 못허고, 눈 없으면 보도 못허게?
약불구안(若不具眼)이면, 만약 눈을 갖추지 못했으면은 우거동복서탁(又去東卜西度)해도, 또한 동쪽으로 가서 점(占)을 하고 서쪽으로 가서 한번 세알라 봐도, 동쪽에 가 점(占)하고 서쪽에 가 세알라 보고 별짓 다 해 봐라. 동립서좌(東立西坐) 해 봐라. 뭐 동쪽에 가 서고 서쪽에 가 앉아서 상량(商量)해 봐라. 무슨 소용이 있나?

전첨의식(轉添意識)허리라. 거다가 또 의식 하나만 더헐 것이다. 깨닫지 못했으면은 눌은밥처럼 그 고약 그 뭣 부스럼 염염(炎炎) 먹은 묵은 뭐 큰 창병(瘡病), 문둥이 창병 부스럼에 고약 때려 붙여 가지고 고약이 늘어붙어 고런 놈의 모도 의식만 더헐 것이다. 오히려 염(念)만 더혀. 견성했다는 게 더, 더 혹만 더 들어붙여 진흙 속에 들어갔다가 진흙 덤벵이만 더 발라 가지고 나올 것이다.

절기절기(切忌切忌)다. 간절히 꺼리고 간절히 꺼린다. 요따구 참선을 해 가지고 선(禪)이라고 말아라!
활구학자(活句學者)는 큰 활구, 여하시활구(如何是活句)냐? 무이로(無理路)하고, 첫째 이치 길이 없다. 무어로(無語路)하고, 말 길이 없다. 말 길이 없고 이치 길이 없는디, 무슨 놈의 이치를 맨들어 가지고 말해 봐라. 절기절기(切忌切忌)다. 크게 꺼리고 크게 꺼린다.

야문강상적(夜聞江上笛) 하나, 아무것도 없고 조주 그 차 달이는 도리인데, 평생 공부를 해 놓고 보니 심회(心灰)여, 마음은 재가 되어 버려. 불이라는 것은 일체 경계를 다 태우는 불인데, 다 연소화멸(煙消火滅) 되아 버렸어. 몸뚱이는 허연 백수 송장이 되아 버려. 그까짓 놈의 송장이지 뭐여? 숨 끊어지나마나 그 송장이지.

야문강상적(夜聞江上笛)이다. 밤에 강 젓대소리를 들었다.
그 강 젓대소리 하나 못 일러? 그때까장 그 생각, 그때까장 한번 잘 용맹정진해서 강상적(江上笛) 하나 일러 봐. 그 강상적(江上笛) 소리 그 뭐, 강상 젓대소리 그 뭐 그걸 못 이를까? 허! 거, 재미나게 이를 수가 있는디, 아무도 못 이르는구나.(처음~35분6초) (끝)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