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精進) 수행2021. 5. 14. 14:02

§((472)) (게송)남아대장부~ / 수행하는 것을 운전에 비유. '자꾸 끊임없이 노력하고 신심과 분심으로 열심히 해 나가면 자기에게 주어진 소임을 하되 그 속에서 화두 하나를 잘 들 수 있다'
(게송)인재선중선재수~ / 번뇌망상 있는 거기에 불성(佛性)이 있다 / 번뇌망상 일으킬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정말 참선을 해서 자기의 불성을 깨달을 수 있는 훌륭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

세계가 사회가 혼란할수록 불법(佛法)을 믿는 사람만이라도 더욱 중심(中心)을 잡아가야 / (게송)사로불용행~ / '불(佛)'이란 말이 인도 말로 '붓다(Buddha)'인데, 번역하면 '깨닫는다' / 일체처 일체시에 그 경계(境界)에 팔려가지 말고, 바로 그 경계에 즉(卽)해서 '이뭣고?'를 챙겨 나가자.

**송담스님(No.472)—1992년 5월 첫째일요법회(92.05.03) (용472) (정진)

 

 

(1/3) 약13분.

 

(2/3) 약 12분.

 

(3/3) 약 8분.

 


(1/3)----------------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가  작사막망로(作事莫莽鹵)니라
나무~아미타불~
경정철석심(勁挺鐵石心)으로  직취보리로(直取菩提路)니라
나무~아미타불~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가  작사막망로(作事莫莽鹵)라.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는 육체상으로 남성(男性)을 받아 난 사람만을 여기서는 남아대장부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설사 육체상으로 여자의 몸을 받았다 하더라도 오욕락(五欲樂)이 무상(無常)한 줄 알고 발심(發心)해서 정법(正法)을 믿고 참선을 하는 사람은 이 사람은 남아대장부입니다.

설사 고추가 달렸어도 정법을 믿지 않고 오욕락에 빠져서 그렇게 산 사람은 그거 대장부라 할 수가 없어. 미련하기가 한이 없고 어리석기가 한이 없어.
정말 몸뚱이야 어떻게 생겼건, 정법을 믿고 발심한 사람이면 그게 바로 남아대장부다 그 말이여.

그런 발심을 한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는 작사막망로(作事莫莽鹵)여. 일대사(一大事) 문제를 향해서 나아가는 데 그럭저럭하고 소홀히 할 수가 없다 그말이여. 한번 시작했으면, 정말 부처님이 왕궁의 부귀를 버리고 설산에 들어갔으면 거기에 그럭저럭하실 수가 있었겠느냐 그 말이여.
우리도 그 장부(丈夫)를 본받아서 발심을 한 이상 어찌 그럭저럭 등한히 하고 사소한 일에 진심을 내고, 사소한 일에 우리의 아까운 시간과 생각을 빼앗기고 흔들릴 수가 있겠느냐 그거거든.

경정철석심(勁挺鐵石心)으로, 굳고 굳은 쇠와 돌같은 마음으로,
직취보리로(直取菩提路)니라. 바로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얻을지니라. 한산, 한산(寒山) 습득(拾得)의 한산 성현의 게송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지은, 참 숙세(宿世)에 지은 공덕으로 원력으로 금생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 한국에 태어났고 또 불법을 만났고 정법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정말 남아대장부로서 또 참선을 시작했다면 철저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배산에 일단 들어갔으면 기어코 보배를 캐내야만 말아야지, 그럭저럭 끌적끌적하다가 돌아올 수야 있겠느냐 이거거든.

참선은 '지금 열심히 해 가지고 장차 기어코 견성성불(見性成佛)하리라' 이러한 게 아닙니다.
참선은 '이뭣고?' 이외의 어떠한 일에도 집착심을 가져선 안 돼. 어지간한 일이면은 인연 따라서 수용하고, 오직 한 생각 철석(鐵石)같은 마음으로 '이뭣고?' 하나만을 단속해 나가야 돼.

우리는 상근기(上根機)도 아니고, 중근기(中根機)도 아니고, 하근기(下根機)거든.
하근기는 여러 가지 일을 할 수가 없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것에도 정신을 쓰고 저것에도 정신을 쓸 겨를이 없어.

그렇다고 해서 자기 소임도 안 보고, 아무것도 안 하고 어디 가서 혼자 '이뭣고?'만 하고 백 가지 일을 다 버리라는 게 아니야. 자기에게 주어진 소임을 하되 그 속에서 화두(話頭) 하나를 잡드리해 나가는 데 전심전력을 다하라 이거거든.

"어떻게 '이뭣고?'를 열심히 하면서 공양주(供養主)를 열심히 하냐? '이뭣고?'만 열심히 하다 보면 밥이 어떻게 되겠느냐? 밥할 때에는 밥을 정성을 쏟아야지 '이뭣고?'만 하고 있으면 밥이 죽이 되는지, 떡이 되는지, 되겠느냐?"
어떤 참, 수행하는 사람으로부터 이러한 질문을 종종 받는데, 대단히 중요한 문제거든.

공양을 짓는데 전(全) 정성을 거기다 쏟다보면 화두가 달아나 버리고, 화두를 열심히 들다보면 밥이 다 타 버리거나, 죽이 되거나 한다 그 말이여. 틀림없이 그런 면이 있을 것이다 그 말이여.
채소밭을 매는데 '요것이 채소냐? 요것이 잡초냐?'를 봐 가지고 가려서 뽑아야지, '이뭣고?'만 열심히 하다 보면 뽑는 것이 채소는 뽑아 버리고, 남는 것은 잡초만 남고 그렇다는 것이지.

설사 그런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 화두(話頭)를 놓칠 수가 있느냐 그말이여. 화두 잘해서 확철대오(廓徹大悟)하기 위해서 채소도 가꾸고 밥도 짓는데.

그래서 이 두 가지 문제는 '밥이 타는 한이 있더라도 화두를 열심히 들어야 하냐?' 그렇더라도 '화두는 조금 등한히 들더라도 밥할 때는 밥할 때 정신을 쏟아야 하지 않냐?'
이것은 그 사람 사람의 견해에 따라서 이것을 옳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저것을 옳다고 주장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 말이여.

그래 내가 지금 여기에 사부대중이 다 모이셨는데 '밥이 타더라도 화두를 열심히 들어야겠다' 하고 생각하신 분, 손 한번 들어보세요. 내리세요.
'화두는 좀 등한히 들더라도 밥을 잘해야지' 그렇게 생각하신 분, 손들어 보세요.

그러면 이래도 손도 안 들고, 저래도 손도 안 든 분은 뭐여?
그건 아마 '두 가지가 다 일리가 있기 때문에 나로서는 뭐라고 주장할 수가 없다' 그래서 손을 안 드신 분은 손 들어봐요. 내리세요.

그런데 내가 한 예를 들겠는데, 자동차 운전을 하면 눈으로는 앞을 봐야 하고 또 앞에 걸린 거울로는 뒤를 봐야 하고, 양쪽 거울을 통해서 끊임없이 뒤도 살피고 앞도 봐야 하고.
손으로는 운전을 하고, 발로는 브레이크도 밟았다 악셀레이터도 밟았다 클러치도 밟았다 하고, 손은 요새는 뭐 노클러치가 있어서 아주 편리하게 어지간하면 다 달릴 수가 있는데.

두 손, 두 발, 눈, 그리고 귀도 항상 열어 놓고 초비상으로 살펴야 하고, 코로도 이상한 냄새가 나면 그것도 '엔진에 무슨 문제가 있냐?' 코도 있어야 하고, 이목구비와 사지백체(四肢百體)를 다 적절하게 다 활용을 해야지, 앞만 보고 가도 안 되고 뒤만 봐도 안 되고. 앞 보면서 뒤를 봐야지, 뒤 보면서 앞을 안 봐도 안 되거든. 그러니 이론상으로는 도저히 운전은 못 해 먹을 노릇이다 그 말이여.
그래도 처음에는 앞을 보면서 뒷이 잘 안 보여도 자꾸 연습을 하다 보면, 앞 보면서도 뒤도 보고, 옆에 사람과 이야기하면서도 볼 것 다 보고, 들을 것 다 듣고, 할 것 다 하고 한다 그 말이여.

그것을 입각해서 생각해 보면, 화두 들면서도 밥을 잘 지을 수가 있어요. 또 밥을 잘 지으면서도 화두를 들 수가 있는 거여.
처음에는 좀 어려울런지 모르지만, 자꾸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신심과 분심으로 열심히 해 나가면 그것이 가능하게 되는 거여. 화두를 들라고 안 해도 저절로 들어지고.

밥도 자꾸 열심히 하다 보면—처음에는 자꾸 뚜껑을 열어 보고 싶거든. '밥이 다 퍼졌나 안 퍼졌나? 물이 아직도 있냐 없냐?' 자꾸 열어 봐. 두 번 세 번 열어 보면 그 밥은 맛이 없어.
자꾸 하면 '거기서 나오는 김이 위에로 올라오냐, 옆으로 피식 하고 나오느냐' 그 김 나오는 것만 봐도 '물이 다 되었다, 아직도 물이 있다' 그걸 알 수 있는 거여.

문제는 끊임없는 노력과 정성이 문제지, 해보지도 않고 겉핥드기로 이론만 가지고 '될 것이냐? 안 될 것이냐?' 그것 따지다 시간 다 가는 거여.
그런 것 따지지 말고 열심히 화두를 들고, 화두를 들면서도 한눈팔지 않고 정성으로 공양주(供養主)를 하면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열흘, 한 달, 두 달 하다 보면 밥도 잘되면서 화두도 터억 들리게 된 때가 오는 것이다 그 말이여.

해보지도 않고 조금 해보고서 주둥이만 까 가지고 이렇구 저렇구 따져 쌓으면 그거 안 되는 거거든.(30분54초~43분59초)





(2/3)----------------

인재선중선재수(人在船中船在水)하고  수무부재방선행(水無不在放船行)이니라
나무~아미타불~
천리계산수지두(고)(千里溪山隨指顧)하면  일천풍월임봉영(一川風月任逢迎)이니라
나무~아미타불~

인재선중선재수(人在船中船在水)요, 사람은 배 가운데 타고 있고, 배는 물 속에 있어.
수무부재방선행(水無不在放船行)이다. 물이, 배를 띄워서 달릴 수 없는 물은 없어. 물 있는 곳에는 배가 다 띄워서 갈 수가 있다 그 말이여.

'사람은 배를 타고 있는데, 배는 물 가운데 있다. 배를 띄워서 갈 수 없는 물은 없다' 이 말이 무슨 말인가?

번뇌(煩惱) 망상(妄想)이 일어나는 것은 사람에서부터 일어나. 사람이 있기 때문에 번뇌 망상이 일어난다 그 말이여. 번뇌 망상 있는 곳에는 불성(佛性)이 있어, 거기.
그래서 몸뚱이가 있으면 번뇌 망상이 있기 마련이여. 눈이 있고 코가 있고 귀가 있고 하니, 이목구비(耳目口鼻)를 통해서 끊임없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낄 수 있다 그 말이여. 느낄 수 있는 곳에는 반드시 불성(佛性)이 있다 그 말이여.

불성이 있기 때문에 그 불성(佛性)으로 인해서 눈을 통해서 보고, 귀를 통해서 듣고, 코를 통해서 내음을 맡고, 혀를 통해서 맛을 보고, 몸뚱이를 통해서 차웁고 더웁고 부드럽고 까끄러운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 말이여.
그러니 몸뚱이를 가지고 있고, 눈으로 모든 색상을 볼 수 있고, 귀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면 틀림없이 불성(佛性)이 있는 증거거든.

그래서 몸뚱이가 이만큼 보존되어 있을 때 유지되어 있을 때, 이만큼 진심도 낼 줄도 알고 슬퍼할 줄도 알고 원망할 줄도 알고 괴로워할 줄도 아는 그런 번뇌 망상 일으킬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정말 참선(參禪)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참선을 해서 자기의 불성을 깨달을 수 있는 훌륭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거거든.

물이 있는 곳에는 배를 띄울 수가 있고 그 배 가운데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이 그 배를 어떻게 저어 가느냐? 어떻게 운전을 하느냐에 따라서 동쪽으로도 갈 수 있고, 서쪽으로도 갈 수 있고, 자기의 목적지를 향해서 갈 수가 있는 것이거든.

천리계산수지두(고)(千里溪山隨指顧)요. 그 배 양쪽으로는 천리—압록강이라든지 양자강이라든지 두만강이라든지 또는 동해라든지 태평양이라든지, 천리계산(千里溪山)은 다 어느 쪽으로 가느냐? 방향을 틀기에 달려 있어.
일천풍월임봉영(一川風月任逢迎)이다. 배 양쪽에 모든 경치는 배 가는 대로 열려 나갈 것이다 그 말이거든.

아무리 이 몸뚱이를 가지고 있고 또 몸뚱이를 통해서 시청언동(視聽言動)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할 수 있어도, 그것을 정법을 믿고 활구참선(活句參禪)을 해 나가는 사람은 확철대오(廓徹大悟)해서 견성성불을 할 수가 있을 것이고.
아무리 이 좋은 몸뚱이를 가지고 정상적인 정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오욕락에 빠져서 재산 모으는데 일생을 거기다 바치고, 명예 권리 하는데 거기다가 일생을 다 바치고, 오욕락에 거기다 일생을 다 바쳐버린다면 그 사람은 삼악도(三惡途)밖에는 갈 곳이 없고, 어떻게 그 사람이 견성성불을 할 것이냐 그 말이여.

우리 법보제자(法寶弟子)는 정말 이렇게 생각할 때에 참 다행이여. 우리를 낳아주신 부모가 감사하고, 이러한 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감사하고, 더군다나 불법을 믿게 된 동기가 감사하고.
그러니 우리는 이러한 좋은 기회가 앞으로 10년 동안 유지가 될 것이냐? 20년 동안 유지가 될 것이냐? 30년 동안 유지가 될 것이냐? 전혀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말 이 일대사(一大事)를 향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여기다 다 바치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여. 이것만이 우리가 인생으로 태어난 보람을 바르게 누리고 살아가는 길인 것입니다.

세계가 혼란하면 할수록, 사회가 어지러우면 어지러울수록 불법(佛法)을 믿는 사람만이라도 불법을 믿기 때문에 더욱 중심(中心)을 잡아가야 할 것입니다.
배 안에 탄 사람이 폭풍우를 만났을 때, 그 배가 나무 이파리처럼 흔들려 온 배에 탄 사람이 고함을 지르고 비명을 지르고 이리 몰렸다 저리 몰렸다 울고불고 야단일 때, 그 속에 한 사람만이라도 탁! 정신차린 사람이 있어서 키를 바로잡고 사람들로 하여금 안정하도록 해서—흔들릴수록에 사람이 이리 몰렸다 저리 몰렸다 하면 진짜 펄떡 배가 넘어가 버리거든—각자 양쪽에 탁! 앉아서, 탁! 붙잡고, 딱! 그래야만 그 배가 넘어가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 그 말이여.

우리나라도 앞으로 경제 문제, 정치 문제, 교육 문제, 많은 문제들이 대단히 중요하고도 어려운 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나서서 정치는 안 하고, 직접 나서서 사업을 안 하더라도 또 하는 사람은 하더라도 우리는 정법에 의지해서 확고하게 우리의 양다리를 버티고 서야 하고, 중심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산이 커서 명산(名山)이 아니라, 그 안에 신선이 살고 도(道)를 닦는 수행자가 있어야 그 산이 명산」이라고 하는 옛말이 있습니다.
비록 나라가 어려운 때를 만나고 세계가 말세적인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불법을 믿고 정법에 의지해서 수행하는 사람이 있는 한은 그래도 거기에 그것을 중심으로 해서 사회가 유지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정법을 믿는 법보제자(法寶弟子)는 그러한 사명감을 굳건히 가져야 합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것없는 조그만한 사람일런지 모르지만, 정법을 의지해서 진리를 향해서 수행을 해 나간 사람은 인류 가운데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안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한 길을 가르켜 주신 사람이 우리의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이십니다.

앞으로 칠 일 후이면 '부처님 오신 날'이 돌아옵니다. 우리 절에서도 이 '부처님 오신 날'을 향해서 이렇게 많은 등(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다 동참하셔서 한마음으로 '부처님 오신 날'을 경축할 뿐만이 아니라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서 우리도 다시 한번 또 새롭게 태어나야 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44분5초~55분53초)





(3/3)----------------

사로불용행(邪路不用行)하라  행지왕신고(行之枉辛苦)니라
나무~아미타불~
불요구불과(不要求佛果)하라  식취심왕주(識取心王主)니라
나무~아미타불~

한산(寒山), 습득(拾得), '한산은 문수보살(文殊菩薩) 화현(化現)이고, 습득은 보현보살(普賢菩薩) 화신(化身)이다' 하는데, 지금 산승(山僧)이 읊은 게송은 문수보살의 화현이신 한산의 게송입니다.

사로불용행(邪路不用行)이라, 삿된 길은 가지를 말아라.
행지왕신고(行之枉辛苦)니라, 삿된 길을 가면은 쓸데없이 쓰라림과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뭣고?'를 하는데, 자꾸 옆에서,
"이뭣고를 해 봤자 하근기(下根機)는 깨닫지도 못하고, 밤낮 해봤자 맛도 없고 아무것도 되는 것도 없고, 어쨌든지 지장경을 읽어라. 금강경을 읽어라. 무슨 주력을 해라. 아미타불을 불러라. 아미타불은 부르다가 마지막 죽을 때 열 번만 부르면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과 관세음보살이 반야용선을 가지고 데리러 오는데 그걸 하면은 돈도 안 들고, 참 고생할 것도 없고.
이뭣고 해 봤자 결제(結制)하러 가면은 돈 내야 하고 또 잠도 마음대로 못 자고,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죽비(竹篦) 치고 시간 맞춰서 앉으려면 허리 아프고 그러니 그까짓 거 뭐하러 그걸 하려고 하냐? 이것을 해라. 이거 읽으면 참 좋다는데 이것을 하지, 그거 참선은 다 최상근기를 타고 나야 그 사람이 닦지, 지금 참선한다고 해 봤자 누구 견성한 사람 봤어? 하지 말고 요렇게 이거하라"고 자꾸 옆에서 속삭속삭하면,

'대체 며칠 가서 해 봤지마는 별로 얻은 것도 없고, 누구는 꿈에 무엇을 나타나고 무엇을 했다는데 나는 별로 보인 것도 없고' 솔깃하니. 그래도 와서 법문 들어보면 '참선을 해야 한다'고 그러고, 또 그 옆에 말을 들어보면은 또 그것이 좋을 것 같고 갈팡질팡 갈팡질팡해.
그러지 말고 '굿을, 아무개가 굿을 잘하는데 굿을 하면은 어쩌고저쩌고 한다'
또 '굿을 할까?' 갈팡질팡하면 그 사람이 무엇이 되냐 그 말이여.

불요구불과(不要求佛果)여.
부처님이 탄생하신 뒤에 부처님 법에 의지해서 도 닦은 스님네나 청신사 청신녀가 수백만 명이지만, 부처님 같은 사람 한 번이나 나왔냐 이거거든. '그러니까 그거 다 소용없고 어쨌든지 아미타불 불러 갖고 극락세계 가는 것이 제일이다' 들어보면 그럴싸하거든.

참선을 하는데, 부처님과 같은 32상(三十二相)과 80종호(八十種好)를 갖춘 불과(佛果)를 구하지 말아라 이거여.

식취심왕주(識取心王主)니라.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나의 주인공을 탁! 알아버려라 그 말이여.
그것을 깨달아 버려야지, 거기다가 목표를 둬야지—이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주인공이야 부르면 대답할 줄 알고, 욕하면 성낼 줄 알고, 슬퍼할 줄도 알고, 기뻐할 줄도 아는 놈이 다 있거든.
바로 그놈을 탁! 식취(識取)하라 그 말이여. 딱! 알아차리라 그거거든.

성날 때, '이뭣고?'
탁! 이 성난 놈, 그놈을 챙기는 거거든.

뭘 볼 때, 탁! 볼 줄 아는 '이뭣고?' 탁! 챙겨라.
그렇게 챙겨 나갈 때 찰나찰나에 깨달음을 향해서 가는 거여, 그게.
그놈 내놓고 무엇을 깨닫느냐 그 말이여. 그것을 깨닫는 것이 '불(佛)'이여.

'불(佛)'이란 말이 인도(印度) 말인데 '붓다(Buddha)'인데, 번역하면 '깨닫는다' 말이거든.
실달 태자(悉達太子)가 출가해 가지고 구담(瞿曇) 사문(沙門)이 되었는데 견성, 그걸 깨달았거든.

별을 보고 깨달으셨는데, 깨달은 뒤에 32상(三十二相)을 갖추고 80종호(八十種好)를 갖춘 것이 아니어. 내나 깨닫기 전에 그 모습을 가지고 계셨어.

우리는 32상도 갖추지 못하고, 80종호도 갖추지 못하고, 배고프면 밥 생각나고, 때리면 아프고, 욕하면 성내니까 흉악한 박지범부(博地凡夫)지만,
성날 때 '이뭣고?' 하고, 슬플 때 '이뭣고?' 하고, 속상할 때 '이뭣고?' 하고, 원망스러울 때 탁! 생각을 돌이켜서 '이뭣고?' 하면 '이뭣고?' 한 그 찰나찰나 우리도 부처님이여. 그놈 내놓고 절대로 부처가 따로 없는 것이여.

우리는 그렇게 믿고, 부지런히 일체처 일체시에 그 경계(境界)에 팔려가지 말고, 바로 그 경계에 즉(卽)해서 '이뭣고?'를 챙겨 나가자.
그것밖에 정법이 따로 없고, 그것밖에 활구참선이 따로 없고, 그것밖에 견성성불의 길도 없는 것이다 그 말이거든.(1시간11분13초~1시간18분38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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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