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산무이선사선경어(博山無異禪師禪警語) (17/18) 박산무이선사의 선경어.

**전강선사(No.391)—박산무이선사 선경어(17), 별념, 선요 (갑인.74.02.04.새벽) (전390)

 

약 34분


동풍일취과(東風一吹過)하니  낙화만계유(落花滿溪流)로구나
나무~아미타불~
산출백운외(山出白雲外)하고  승귀석양중(僧歸夕陽中)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동풍(東風)이 턱 한 번 불어 지내가니 낙화(落花)는 만계유(滿溪流)다. 떨어진 꽃은 물에, 흘러 내려가는 물에 모도 꽃이 떨어져서 점점이 흘러가는구나.

산출백운외(山出白雲外)요. 백운은 벗거지니 산은 그대로 모도 들나서 산산이 그대로 백운 밖에 서 있구나. 승귀석양중(僧歸夕陽中)이다. 중은 석양으로 돌아가는구나.

그 무슨 그 동풍(東風) 불어서 꽃이 떨어지니 강수(江水)에 모도 흘러가는 도리, 구름 벗거져 산이 모도 그대로 서서 있는 도리, 중은 바랑을 짊어지고 석양으로 가는 도리, 그게 모도 무슨 도리냐 그 말이여. 바로 봐봐. 바로 그 보란 말이여. 그 그거 거 꽉! 맥힌 중생의 눈으로 볼 것 같으면은 바로 보이들 않지마는, 한번 툭 깨달라 버린 눈으로 훤헌 눈으로 봐봐. 그게 다른 도리인가?
그 모도 참 그 도리뿐인가? 명명백초두(明明百草頭)가 명명조사의(明明祖師意)인디? 밝은 모도 꽃, 꽃 모도 피는 그 꽃 꽃 꽃 그놈이 그 모도 무엇이여? 백초두(百草頭)가 조사관(祖師關)이요, 깨달은 각경이지. 그놈 여의고 있나? 여의고 뭐가 있어?

부지런히 그저 어쩠든지 깨달지 못했으면은 화두 일념으로 떠억 그 알 수 없는 활구선(活句禪)이로구나. 활구선이, 알 수 없는 거 한 자(字)여. 부지일자(不知一字)여. 뭐 다른 거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없는 다만 모르는 그놈이여.
조사(祖師)가 서(西)로 온 뜻을 물으니 조사, 달마(達摩) 선사가 서(西)에서 온 의지(意旨)를 물으니까, 조주 스님, 고불(古佛) 조주(趙州) 스님 허! ‘판때기 이빨이에 털 났니라’ 판치생.. 그 조사가 뻘로 뭔 말을 혀? 뻘소리를 했을 것이여?
격외(格外), 격외라도 그러헌 격외가 없어. '판치생모(板齒生毛)다. 판자 이빨이에 털 났다' 판치생모를 따져서 보드래도 바로만 봐 버리면 그만이여. 따졌자 그 되들 안혀. 아무리 분석을 해 따져 봤던들 그 판때기 이빨이에 털이 뭣이여? 판때기 이빨이에 또 털 나는 게 뭐냐 그 말이여? 도대체.

격외(格外)는 그러헌 격외가 없어. 그렇게 가깝고 그 자리에 있어.
용 대그빡을 쳐서 용 대그빡 그대로 붙여야지, 용 대그빡 떼 번지고 배암 대가리 붙이면 될 건가? 딴 놈 갖다 붙여 봤던들 소용없어.

'판치(板齒)에 생모(生毛)다. 판치에 털 났다' 따져 가지고도 바로만 보면 그만 되야. 안 될 것 없어.
우리나라에 유명허신 혜월 큰스님께서는 학자(學者)가 와서 물으면, 그 격외만, 손 툭 든다든지 그런 무슨 격외선(格外禪) 쓰면, "그 건방진 놈의 소리 때려치우고 네 이놈 의리(義理)로 일러봐" 의리로 이르라 했어.
의리가 바로 맞으면 더 좋다 그 말이여. 말로도 다 맞는 것이여. 판치(板齒)를 말로도 따져서도 될 수 있어. 뻘소리 아니여. 아침마당 내 하지마는 뻘소리가 아니여. 아무때나 벌로 헌 소리가 아니다 그 말이여.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 알 수 없으면은 그뿐이지, 다른 것 소용없어.
천하 없는 이치를, 이치가 무슨 소용이 있나? 뭔 세상에 없는 이치를 갖다 붙여 봐도, 세상에 있는 뭔 이치 마찬가지 더 못하지 뭣이여? 추어망담(醜語妄談)만도 못하지, 뭣이여? 뭐 별 지견을 천상천하에 없는 지견을 갖다 때려 붙여 놔도 추담망담만도 못해. 그 뭣 그까짓 소리 했자 소용이 있어? 생사에, 생사(生死) 없는 도리에.

판치생모(板齒生毛)라. 판치(板齒)에, 판때기 이빨이에 털 났느니라.
그 몰랐으니, 꽉 맥혔으니 그놈 가지고 깨달드락까장—그저 하루 만에 깨달을는지, 이틀 만에 깨달을는지, 사흘 만에 깨달을는지, 한 철에 깨달을는지, 두 철에 깨달을는지, 대체 거 뭐 일언지하(一言之下)에도 있고, 뭐 그 깨달은 그 시간이 공백 기간이 뭐 잠깐에도 있고 수유간(須臾間)에, 깨달은 그 시간을 알도 못혀. 언제 깨달랐는지도 몰라. 깨달은 그 시간, 언제 얼마나 그 사이가 없던지. 없어, 사이가.
중생 성불이, 중생이 그만 툭! 깨면 성불(成佛)인디 부처인디 그 사이가 없어. 얼마나 가까워서 사이가 없을 것이여? 그걸 찰나라 해야. 찰나가 무슨 사이가 있나? 하! 무슨 찰나를 어디 무슨 그 시간이나 무슨 일 분이라도 거 거다가 뭐 뭐 헐 수 없어. 그런 도리여.

어쨌든지 대의지하(大疑之下)에 필유대오(必有大悟)다. 크게 의심헌 데서 깨달는다. 의단(疑團), 의심(疑心) 없으면은 깨는 법도 없고, 의심 없는 것이 제일 허물이여. 도문(道門)에 들어와서는 의심 없는 게 제일 허물이여.
활구참선(活句參禪)이 아니면 선(禪)이 아니여. 무슨 거다가서 의리선(義理禪)이니 무슨 별별 무슨 선(禪)을 다 붙여 놨지마는 그건 선(禪) 아니여. 그저 활구선이래야 되지. 알 수 없는 것이 활구(活句)여.

주공부(做工夫)허되, 공부를 터억 허되 착부득일사호별념(着不得一絲毫別念)이니, 사호별념(絲毫別念)도 거 붙어서는 못써. 사호(絲毫)란 건, 터럭끝만큼이라도 기중 가는 적은 터럭끝이니깐 그 터럭끝보담 더 가는 것도 있겠지마는, 그러헌 가는 터럭끝만 헌 별념(別念)이라도 화두(話頭)에 가서 붙으면 못써.
그런디 하물며 거다가 뭘 만들어 장만해 가지고는 '공(空)이다, 비공(非空)이다' 뭘 해 가지고 들여다보고 앉았으면 되야? 그게 될 거냐 그 말이여? 맨 모도 선(禪)이라고 해도 그런 선뿐이거든. 그 외도선(外道禪)뿐이거든.

대혜 스님이 뭐라고 했어? 대혜 스님께서 뭐라고 했어? 모도 허무선 그 모도 그 대혜 『서장(書狀)』이 전부, 그 전부 모도 그 못된 선, 허망한 선, 그 모도 그 사선(邪禪) 쳐부순 것 아닌가?

조금이라도 별념(別念)이 붙으면은, 알 수 없는 밖에 별념이 붙으면은 거 화두 아니여. 이것을 그 간택(揀擇)이 없는디 간택이거든. 이게 간택이여. 무엇이 붙어 있어? 붙어 있는 것만 없다면은 그만 병(病) 하나 없는 것이여. 화두병 하나 없어. 모도 화두 병통, 병이라는 것은 뭣이 모도 병인고? 뭘 때려 붙여서 거다 알음알이를 붙여서 뭔 제 지견(知見)을 붙여서 그건 모도 그 병이여.
모도 상량을 붙이고 그것이 없어. 상량을 처음에 화두 헌 우리 화두선객이 처음에 화두를 허는데 무량 다생겁중(多生劫中)에 망상만 가지고 살아왔지, 어디 저를 제가 봤나? 저를 제가 보들 못허고 망상만 가지고 평생 억만 생겨남이 없이 오면서 그 짓만 해 놨으니 처음 공부를 헐라 함에, 화두를 하나 타 가지고 헐라 함에 맨 그놈만 나오지. 나온 것이 모도 그만 그 망념 망상만 나오지. 뭐 화두가 나오나?

알 수 없는 놈 그놈을 챙길 수밖에 없어. 거각(擧却)할 수밖에 없어. 안 되드래도 또 그놈을 찾고 찾고. 참 몰랐다가 인자 참 참선법, 이 정법 생사해탈법을 알았으니 이 법밖에 뭐가 있냐 그 말이여? 이 법 내놓고 법이 있을까?

그것 좀 이까짓 몸뚱이, 송장 몸뚱이, 색상 색신 몸뚱이를 가지고 한 칠팔십 년 좀 살아봤던들 뭣혀? 도로 악도(惡道)에 빠지고, 그놈 사는 동안에 업(業)을 지어 가지고는 가 업(業) 받고 또 나와서 또 죄업(罪業) 지어 가지고 또 들어가 업 받고, 그놈의 죄업 지어 가지고 죄는 한 칠팔십 년 지었으면 그 삼악도(三惡道)에 들어가서 죄업 받는 것은 팔백억 년이나 될란가 원, 뭐 거다 역사를 붙일 수가 있나? 얼매를 받는지 모르지.

목숨 하나 죽인 죄업이, 나는 한 번 죽였건마는 내 목숨은 백 번이나 천 번이나 받게 되니 그놈의 이자가 얼마여? 못 당할 일이여. 당할 수 없어. 시방 당허지? 과거사를 미(迷)해서 알 수 없으니, 그렇게 받고 온 것을 모르니까 그렇지, 한번 그 가만히 생각해 봐도 알 일이지. 그 삼악도(三惡道) 고(苦) 그 못혀.
그 삼악도 고(苦)만 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사죄업이 없는 이 참선법 견성법, 이 법이—몰랐으면, 내가 그거 몰랐은게 못 허지마는 알아 가지고 믿었으매 안 할 도리가 있나? 안 할 도리가 어디 있어? 그 화두 일념 밖에 무슨 생각을 헐 거냐 그 말이여?

그 일념 그 참 연속(連續)해서, 자꾸 상속(相續)해서 해 나갈 것 같으면은 그 그것 처음에 그렇게 희미헌 것 같고, 처음에 아무 힘대가리 없는 것 같지마는 한 번 거각하고 두 번 거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붙여. 그 힘이 굉장해서 번뇌 망념, 한량도 없는 망념이 도무지 뭐 시간도 공간도 없이 없어져 버려. 없어져 버려, 그 본래 없어, 근본이 없는 것이 그렇게 야단스럽게 일어난 것이니까. 그놈만 생각해 보지.
그저 나거들랑 나는 놈 그까짓 것 어쩔 것이여? 내비두란 말이여. 염기(念起)를 불파(不怕)하고, 일어나는 놈을 무서워하지 말고 유공각지(唯恐覺遲)라. 화두 하나 얼른 챙겨, 화두만. 화두만 드리 챙겨.

'어째서 판치생모(板齒生毛)라 했는고?' 판때기 이빨에 털이라니 그 뭔 소리냔 말이여?
알아 버리면, 바로 알아 버렸으면 그만 그 견성(見性)했지 뭐. 바로 견성해서 알아 버렸을 것 같으면은 아는 것도 돈오돈수(頓悟頓修)가 있으니, 다 알아 가지고 다 닦아 버리는 것이 있으니 돈오돈수 해 버렸으면은 다시 일 없지 뭐. 일 마쳐 버렸으니 뭐 다시 일 있나?
허지마는 깨달라 가지고도 그 깨달은 도리는 불(佛)로 더불어서 다름이 없다마는, 부처님이나 다름이 없다마는, 일초(一超)에 직입여래지(直入如來地)다마는 그렇게 되지 못했으면은 할 수 없어. 또 오후(悟後)에 깨달은 후에 보림(保任)이 있어. 성불을 해야 되아.

깨달라 가지고 또 보림 안 허면 뭣헐 것인가? 그밖에는 헐 것이 없지.
그 이러헌 좋은 참선법 우리가 만났으니 얼마나 참 경행(慶幸) 다행(多幸)한가? 경행도 허고 다행도 허고.

아! 오늘 아침에 아! 우리 여기 이 참 이... 아! 거 목사(牧師)로 계시던, 목사로 참 여태까장 있는 오십이나 다 된 아 저 목사 선사가 와서, 목사가 와서 아침에 헌 소리여. 아침에 내가 뭐라고 말 한마디허니깐 '늦게 들어온 것이 한탄이라'고 아! 그런다 그 말이여.
15년 전에 출가를 참 했는데 재무국장까장 했구만. 전남(全南) 종무원에 허나 못허나. 재무국장 안 했는가? 재무국장까장 허다가 하도 그놈의 싸움 통에, 그 세상에 세상에서 못된 것만 모도 배운 것들이 아! 모도 들어와서 머리를 깎고는 중이라고 해 가지고 비구승(比丘僧) 옷을 입고 대처승(帶妻僧) 패를 들어 가지고서 싸우고 들어오고 야단치니까, 아! 들어와 보니 그 참 답지 않단 말이여. 세상에 그럴 수가 없어.

도문(道門), 도문같이 청정하고 깨끗허고 도인(道人)만 있는 줄 알았더니 와 보니 참 개똥만도 못허고 헐 수 할 수 없으니 뭐 갈 수 밖에. 도로 물러가셔서 그 도로 그 허던 그 목사를 허시고 이래 계시다가는 암만 생각해도 그거 그거 구경법(究竟法)이 아니고.
그 또 이 참선법을 알았겄당, 허는 법을 다 알고, 서산(西山) 도사라든지, 원효(元曉) 국사라든지, 우리 부처님이라든지 생사해탈 정법을 깨달라 가지고 자아(自我)를 자각해 가지고 했다는 것을 알았겄당 그게 정법이고 옳은 법인 줄을 믿었다 그 말이여.
믿어 놓으니 아! 헐 수 없어. 도로 또 해야겄다고 토굴에 또 들어가서, 대흥사 진불암까장 들어가서 홀로 공부를 도(道)를 닦다가, 결국 과거에 스님 정했던 스님을 다시 찾아가야겄다고 아! 나를 찾아오셨다 그 말이여. 그래서 아! 반갑게 참 이렇게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지. 그래 내가 말을 뭔 말을 좀 허니까 늦게 들어온 게 또 탄식 한탄을 헌단 말이여. 그럴 것이 아니여?

행주좌와(行住坐臥)에, 그 행하고 앉고 좌와(坐臥)에 고러한 때에도 화두를—그 화두가 앉고, 화두가 일어나고, 화두가 가고, 화두가 와야 혀. 그걸 알아? 알 수 없는 놈이 일어나고, 알 수 없는 놈이 앉고, 알 수 없는 놈이 가고 오너라 그 말이여. 똥도 그놈이 누고, 오줌도 그놈이 누어라 그 말이여. 오줌 눈 놈 따로, 따로 있지 말아라 그 말이여. 밥 먹는 놈 따로 있지 말어!
그렇게 한번 틈이 없이 다루어봐. 안 되는 법이 있는가? 그같이 쉬운 것이 없고 중생성불(衆生成佛)이 찰나간(刹那間)이요, 거짓말을 했어? 찰나라는 것은 어디 시간 공간 있는가, 그것이?

행주좌와(行住坐臥)에 단단지제기본참화두(單單只提起本參話頭)해라. 가고 오고 앉고 누움에 본참화두(本參話頭)가 해라. 화두 고놈이 앉고 눕고 가고 오고 그래라. 가고 오고 하면서 화두를 생각해 찾은 것보담도 화두 그놈이 그만 가고 오고 앉고 행주좌와를 해라. 좀 더 가까이 말을 해 보자.
틈사구니 없이 좀 한번 해 봐. 그렇게 기계적으로 그저 그만 좀 자리 잽힐라고 허다, 말라고 허다, 일어났다 앉았다 할 때 일어난 놈 일어나고, 앉을 때 앉고, 화두는 간 곳 없고, 갔다 왔다 그저 산 보고 물 보고 모도 불탄산고수활(不憚山高水闊)에 모도 속고, 일체 경계에 속고 이게 뭐여? 이거 이따구로 해 가지고 공부인이라고 헐 수 없어.
가고 오는 놈이 있고, 참선은 인자 생각하면 있다가 그만 없어져 번지고, 혼자 그만 그러다 앉아 자 번지고 글안허면 망상 내 번지고, 언제 각(覺)이 와? 각(覺)은 거그 그대로 있는디 어디 그놈이 그렇게 왜 그렇게 안 와?

발기의정(發起疑情)해라. 그 알 수 없는 의정(疑情)만 일으켜라. 알 수 없는 의정만 일으키는 것이 그게 활구선(活句禪)이다. 서산 스님 말씀도 활구학자라는 것은, 뭣을 별것인가? 활구가 별것이여? 무이로(無理路)허고, 이치 길도 없고, 무어로(無語路)허고, 말 길도 없고, 무문해사상고(無聞解思想故)니라. 무문해사상고다. 듣고 알고 뭐 그런 것이 없어. 아무것도 없어. 알 수 없는 공안 하나, 알 수 없는 거 다시 이뿐이여. 알 수 없는 그놈이여.

분연요토개하락(憤然要討箇下落)이니, 분허게 분연(憤然)히, 우째 이걸 내가 깨달지 못하고 알덜 못하고, 이것이 내가 낸디, 내가 내 아정을 내가 나를 이렇게도 몰랐으니 분허고도 원통허고 무량 다생겁 역사가 없이 생사고(生死苦)를 받아온 거 참 지긋지긋허다.
어째여? 어째? 이렇게 그만 그럭저럭 그래? 분허다. 그 화두 낙처(落處)를, 알 수 없는 곳을 한바탕 생각 더 생각 더 염념상속(念念相續), 상속 안 헐 수 있나? 이게 활구(活句)다.

약유사호별념(若有絲毫別念)이면, 만약 터럭끝만큼이라도 거기에 별념(別念)이 붙어 있고, 붙은 그 별념 그놈을 가지고는 화두라고 허고, 거다 더군다나 이치를 붙여 가지고 제가 장만해 가지고 앉어서 들여다 비춰 보고 앉었어? 그걸 뭔 선(禪)이라 했지? 그 대혜 스님이 뭔 선이라고? 묵조사선(默照邪禪)이라 했지.
묵묵히 비추는 거, 아무것도 없는 적적허고도 아무것도 없는 곳을 비춘 것을 묵조(默照)라 해야. 없는 놈까장도 없는 그 자리를 비추는 걸 묵조라 해야. 그 묵조가 무엇이여? 고까짓 놈의 것이 참선법이여? 묵조라는 것이 그 뭔 말라빠진 것이여? 그 묵조사선(默照邪禪), 그 뒈진 참선이라 그 말이여.

별념(別念)이 있을 것 같으면은 고소위(古所謂), 고인(古人)이 이르되 잡독(雜毒)이 입심(入心)이로구나. 잡독이 화두에 들어왔구나. 그 알 수 없는 화두를 파먹는 잡독이 들어왔구나. 좋은 나락이 한참 커나다가 도열병(稻熱病) 들었구나. 그 되아? 잡독(雜毒)이 입심(入心)이면 되냐 그 말이여?
화두 해 나가는 학자가 좀 요만큼 좀 좀 챙겨야 할 것 아닌가? 한 철 해도 그만, 두 철 해도 그만, 이것 글안허면 구두 선객(口頭禪客), 입으로나 한마디 대답허고. 한마디 대답헌 게 뭐여? 그놈의 주뎅이 그 참 부끄럽지 않는가? 무엇을...

상호혜명(傷乎慧命)이여. 그놈이, 그 잡독이 그놈이 쪼끔만한 게 뭐 들어올 것 같으면은 알 수 없는 놈은 지해(知解) 길로 막 들어가는디 혜명(慧命)을 상호(傷乎)아. 그놈을 쪼아 먹어번져, 큰일난다 그 말이여. 큰일나. 활구(活句)라는 게 뭐 알 수 없는 놈 하나 은산철벽(銀山鐵壁)이지 다른...

자, 우선 고봉(高峰) 스님 말씀 내가 늘 말했지. 「대한(大限)은 구순(九旬)이요, 크게 한정허면 구순에 있고, 소한(小限)은 칠일(七日)이다. 적게 한정허면 이레 동안에 있다」
아! 그만 했으면 그 뭐 참선법, 대한(大限)은 구순(九旬)이여. 한 철 만에 견성하는 거여. 소한(小限)은 칠일(七日)이여. 좀 더 가깝게 한정허면 이레 만에 헌다 그 말이여. 칠일(七日) 만에. 이레 만에 대번 견성(見性)헐 수 있다 그 말이여. 알 수 없는 그 의단(疑團)만 독로(獨露)해 나갈 것 같으면은, 그 타성일편(打成一片)만 되면, 간단히 의단(疑團)만 독로(獨露)허면은 일주일 만에 바로 다 봐 버린다. 아! 이런.

그놈이 그놈이 해 나가는 방법을 고 밑에 얘기했는디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되노?
추중(麤中)에 유세(有細)하고, 추중 가운데 세밀(細密)헌 것을—추중에, 추중(麤中)이란 건 '더러울 추(麤)' 자, (녹음 끊김) 거각한다. 추중에 유세다. 추중에...
세중(細中)에 유밀(有密)이여. 그 화두를 거각한 가운데는 밀밀(密密)헌 놈이 있어서, 알 수 없는 놈이 있어서 밀밀이, 빽빽해, 알 수 없는 놈이 있어야 일체 망념이 들어오지 못한 놈이지. 밀밀이 있어.

촌초불생(寸草不生)이요. 촌초, 마디만 한 풀도 나지 않아. 비유니까. 마디만큼 헌 쪼그만한 망념도 거 붙들 못해. 미세한 디 가서 밀밀헌 놈이 화두가 들어와서 뭐 힘쓸 것 뭐 있나? 뭔 힘써? 육단(肉團) 동(動)할 게 뭐 있나? 공연히 간이 모도 동허게 야단치게 허지. 밀밀헌 놈이 있어.
밀밀헌 놈이 사이가 없어 무간(無間)해서, 밀밀무간(密密無間)해야 그 촌초(寸草) 같은 것이 거그 붙들 못혀. 쪼그만헌 망념이 어디 거기 붙어? 뭐이 붙어?

여타만장심갱(如墮萬丈深坑)이다. 만 길이나 된 깊은 꾸렁이에 처백힌 것 같여. 올라올 수도 없고, 그놈의 디 앞뒤가 다 그 철벽이 꽉 맥혔다. 알 수 없는 놈만 하나 있는 것이여, 그 경계가 만장심갱(萬丈深坑)에 떨어진 것이다 그 말이여.
지의(遲疑)허면, 거기서도 더디 의심, 조금이라도 별념(別念) 더디 의심을 헐 것 같으면은, 지의(遲疑)허면, 더디 의심, 의심이 없으면은 불역구이부득(佛亦救你不得)이여.
부처도, 부처님 같은 도무지 부처님 같이 천하에 다 달해 버리신 능술 능력이 있어도 소용없어. 부처님도 대신 못하고 구허지 못혀. 제가 의단(疑團)해서 툭! 깨달을 일이지, 부처님도 대신 못혀. 중생 어떻게 깨달라 줄 것인가? 불역구이부득(佛亦救你不得)이여.

산승(山僧)은 불관한비월례(不關閑非越例)다. 산승은 한비월례(閑非越例)를 관계치 않는다. 한비(閑非)라. '막을 한(閑)' 자, '아니 비(非)' 자, 월례(越例). '넘을 월(越)' 자, 예라는 예(例) 자.
산승은 한비월례(閑非越例)를 관계치 않는다. 한비(閑非), 비(非)를 막고 예(例)에 넘친 걸 그렇게 새겨야 혀. 거 새기도 못해.

한비(閑非)다. '비(非)를 막는다'는 건 뭣이여? '아니 비(非)' 자를, 비(非)를 막고 예(例)에 넘친 것을, 예 예 예에 떡 넘친다 그 말이여. 좀 더 고등허게 넘친다, 이보담 더. 그걸 관계 않는다 그 말이여. 그거 뭐 아무것도 별말 아니여.
비(非)라는 것은 일체 허물 비(非) 자여. 이사구절백비(離四句絶百非)허는 비(非) 자여.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끊는 뭐 그런 거. 뭐 비(非)를 막고 불법 중 뭐 모도 여러 가지 그 병든, 참선 해 나가다가서 거 모도 그 병든 그런 거, 비(非)를 막고 잘못 걸린 거, 잘못된 거, 비(非)를 막고 또 예(例)에 넘쳐, 조사관에 막 뛰어나, 넘쳐. 그런 것을 통 나 막관(莫關)하고, 관계치 않고 통개소식(通箇消息)이다. 이 소식을 보인다.

그래 놓고는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주르르르 해서 찍어 놓고, 둥글뱅이 딱 그려놓고, 요렇게 요렇게 요렇게 옆으로 쭉 두르르르 찍어 놓고, 삼점(三點) 요렇게 요렇게 요렇게 찍어 놓고, 두르르르 해 놓고. 그거 있지.



그놈을 또 갖다가서 뭐 뭐 별소리를 다 붙이지. 뭐 삼구(三句)니, 뭐 삼구 외에 뭐 삼현(三玄)이니, 삼현 외에 삼요(三要)니, 뭐 별 소용없는 소리여. 하나 안 된 소리여.
예(例)에도 넘치지 않고, 비(非)도 막지 않고, 내가 한 소식(消息) 헌다 해 놓았어. 확철대오를 못허면은 별소리 다 했자 소용없는 것이여. 저 죽는 것이지. 안 된 것이여.

잡독(雜毒)이 입심(入心)해서, 마음에 들어와서 혜명(慧命)을 모도 상(傷)허는 것이 조그만헌 못된 망념이라도 붙으면 안 된다 그 말이여. 요새 화두학자가 화두 간택을 이렇게 해 가지고 앉았어야 하지.
화두(話頭)가 좀 가고 와야 혀. 알 수 없는 놈이 가고, 알 수 없는 놈이 오고, 그놈이 밥 먹고, 그놈이 옷 입고, 좀 해야 혀. 언제는 밥 먹고 언제는 화두하고 그럴 수가 없다 그 말이여. 잘 알아듣겄어?

학자(學者)가 불가불근(不可不謹)허냐? 가이 삼가치 아니할까 보냐? 한번 이걸 삼가해사 깨달을 분(分)이 있고, 확철대오헐 시절이 도래허리라. 이리 않고는 안 돼.

산철이라도 내가 올라와서 이렇게 한마디씩 해주는 것을 잘 깊이깊이 듣고. 화두학자가 어디 산철이 뭣이 있나? 철이 뭐 따로 있고 뭐 어디가 있나?

일체 공안이 확철대오해서 천칠백.. 왜 천칠백 공안(千七百公案)이라 했는가? 천칠백 공안이 명백가내(明白簡易)해야 되지. 어떤 건 좀 그럴듯허다 해 가지고 대답허고, 고까짓 놈의 선(禪)이 무엇이여? 천하 없는 그 공안이라도 뭐 어디 가서 어디가 맥히고, 어디가 터졌어? 그런 것 없어. (처음~34분15초) (끝)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