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발심자경문(초심)2023. 1. 12. 19:23

•§• 초심(7/7) (暫伏還起~切須勉之)(끝) - 전강선사(No.151)

**전강선사(No.151)—초심(7/7)(暫伏還起~切須勉之)(끝)(임자72.08.19) (전151)
*「초심(初心)」은 「초심문(初心文)」으로 고려 보조지눌 스님의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의 준말이다. 이 「초심」과 신라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과 고려 야운 스님의 「자경문(自警文)」을 합쳐 한 권으로 엮은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이 있다.

 

약 37분.

 


잠복환기(暫伏還起)가  여격일학(如隔日瘧)이라
일체시중(一切時中)에  직수용가행방편지혜지력(直須用加行方便智慧之力)이니라
나무~아미타불~

잠복환기(暫伏還起)가, 잠깐 동안 엎드려져서 복종했다가 도로 일어나는 것이, 망상이 조끔 쉬어져 있다가, 조끔 안 날 때도 있다가 다시 일어나는 것이 격일학(隔日瘧)이여. 그 멀쩡헌데 그 아무 병 없다가 뜻밖에 병이 나가지고는 그만 죽네 사네 '아이고! 머리야' 하고 누워서 앓고 하루 쉬면 허고 헌 그거, 그와 같여. 이놈의 망상 일어나는 방법이.

뉘기나 다 그러지, 점잖다고 안 일어나는 법 없지. 겉으로는 점잖은 척 아무 망상 없는 것 같지마는 속에는 똑같아, 모도 그려. 일체 풀을 모도 베 놓으면은 그놈 움이 다 나지, 도로 나지. 이것 중생의 망상이라는 것이 아무리 해야 일어나는 법이여.

그러면 그 망상 일어나는 그놈을 대치허는 공(功)이—그놈을 대치혀. 언제 그 망상 일어날 도리가 없이 만들아. '이뭣고? 이뭣고?' 자꾸 그러기 따문에 '이뭣고?'를 그놈을 가지고 대치를 허거든. 그저 '이뭣고?'
그러면서도 망상만 대치해서, 망상만 안 나게 만들어서 일체 망상이 없는 것이 참선공부가 아니라, 그것은 또 망상만 안 나고 그대로 그만 아무 무념(無念) 무사(無思) 중에 빠져 있으면 그건 목석이나 토목이나 저 무정물(無情物) 같은 것이지, 그 뭐 소용이 있는 건가.

그러고 그것만 가지고는 뭣에다 써? 나중에 도로 그만 또 일어나는데, 또 퍼 일어나는데. '이뭣고?'가 없으면 또 일어날 것 아닌가.
'이뭣고? 이뭣고?' 늘 '이뭣고?'를 해서 '이뭣고?' 그놈이 또 허고 또 허고 또 허면 거그서 필경 뭣이 그 일어나느냐 하면은, 필경에 의단독로(疑團獨露) 허는 알 수 없는 그놈만 찾기 따문에 그놈만 다루기 따문에 그 알 수 없는 일체 망념이 거가 일어나지 못하지마는 일어나는 곳도 없고.
그 별로 그놈이 안개처럼 일어나는 것이 어디가 종자(種子)가 있어서 백혀서 뭐 뿌럭대기가 있어서 난 것이 아니라, 그까짓 것 그만 저절로 어디서 일어나들 못혀.

'이뭣고? 이뭣고?'만 자꾸자꾸 잡드리를 해서 그만 그놈이 또 허고 또 허고, 하루 허고 이틀 허고, 1년 허고 2년 허고, 그저 10년 허고 20년 허고, 죽드락까장 안 되면 또 죽은 후에 몸 받아 또 허고.
태중(胎中)에서도 허는 거여, 태중에서도. 하도 익혀 싸서. 견성(見性)은 못했으면 화두(話頭)만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되어도 뱃속에서도 허는 거여, 배꼽 밑에서도. 태중에 들어앉아서도 허는 거여.

그러니 그 '이뭣고?'가 그렇게 한 번 두 번 생각해서 그 뭐 사이사이 망상이 퍼 일어나니깐 그놈이 안 된 것 같고, 오늘 해보면 더 망상 나고, 내일 해보면 더 난 건 더 나고, 꼭 벌집 땡비집 쑤셔 논 것 같이. 그러지마는 그렇다고 해서 그놈을 내던져 버리면, 안 해버리면 안 돼.

그렇게 허면 또 그저 일어나면 또 그저 그 화두를 챙기고 챙기고, 그 도대체 나를 내가 몰랐으니 그 의심(疑心)이 안 날래야 안 날 수도 없고 항상 의심이지. 모르니께 모른 것이지. 모른 놈이 고놈이 항상 있지. 항상 '뭐냔 말이여?'
그게 공부 참선인데, '의심, 의심' 허니깐 의심이 별다른 것이 의심인 줄을 알고는 자꾸 '의심이 안 난다' 허지. 모르면 그대로가 의심(疑心)인데, 그럼 아는가? 그 알면 그 어떻게 생겼난 말이여, 한번 일러보지?

꼭 격일학(隔日瘧)같이 학질같이 그렇게 밤낮 일어나는 법이니깐 그까짓 것을 한바탕 그저 항상 막망상(莫妄想)해 번지고, 일어나거나 말거나 제대로 두어 버리고, '이뭣고?'만 그저 항상 '이뭣고?~'

그래서 그놈을 꼭 헐 때 앉아서만 허는 것이 아니라, 감서 옴서 일체 때 가운데, 직수용가행방편지혜지력(直須用加行方便智慧之力)을 써라. 바로 모름이 방편 지혜의 힘을 더 써라. 지혜, 지혜의 힘 지혜, 지혜스러운 힘.
지혜라는 것은 내가 나를 깨달지 못하면은 필경 그 미(迷)해서, 미헌 것은 어따 비유할꼬? 눈깔 먼 봉사가 천일(天日)을 일월을 보지 못허듯기 그렇게 된 것이며, 안개가 꽉! 끼어서 눈앞에도 보이지 않는 그러헌 경계며, 우리 중생이 이렇게 온 곳이 있건마는 온 곳이 이렇게 깜깜허며, 가는 곳이 있건마는 갈 곳을 알 수 없으며, 당장 가지고 말하지마는 말하는 이놈이 이렇게 알 수 없으며, 오늘 일은 지내간 일은, 닥친 일 지내간 일은 겨우 보고 알기도 허고 허지마는, 뭐 내일 일, 그만 그저 미래 일 하나 모른단 말이여. 깜깜하지.

그러지마는 그렇게 썽도 그렇게 낼 수 없고, 그 무슨 별별 짓을 다하고, 도둑질 같은 거 악한 짓 같은 거 별 꾀는 다 나고, 아! 그런 것이 그것이 그 도대체 그 뭣일 것인가?
또 어질라면 한량없이 어질고, 사람같이 어진 사람이 어디 있나? 넘을 죽을 사람을 살리기도 허고, 악할라면 그렇게 악할 수 없어. 사람을 찔러 죽이기도 허고. 아! 이런 놈의 것이 그것이 세상에 내 몸뚱이 속에 들어 있는데 아! 그놈을 그걸 그 항상 그저 반조(返照)해서, 항상 '이뭣고?' 해서.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조사 조사관(祖師關)이 다 그것이니까. '이뭣고?' 그것이 조사관인데, '판치생모(板齒生毛)‘는 조사관 아닌가? 알 수 없으니께. 판때기 이빨에 털 났으니까.

그래도 그 조사관이란, 조사 화두 조사관이라는 것은 고놈이 다 까닭이 있어서 판치생모란 거 고렇게 다 되는 것이지, 아무 때나 뭐 된 것이 아니니까.

맥혀도, 알 수 없는 것은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다 알 수 없지 뭐. 원소를, 뭐 뭐 무엇을 한 번 생각해 보지, 뭐 아는 게 뭐 있는가? 모도 이름을 붙여 놓았지, 그 이름 붙이기 전에 무엇이겠는가? 일체 명상(名相)이 없을 때는 그 무엇이겠는가?
허니까 그것이 다 조사관, 알 수 없는 조사관은 관(關)이지마는 허는 화두(話頭)가 다 따로 있으니까, 따로 다 있는 고인(古人)이 맨들아 논 화두. 고인들은 왜 그렇게 모도 깨달아가지고 무수(無數) 성현이 났는데, 우리는 왜 또 깨달지 못할 것인가!

그 지혜도 내가 죽으면은 무간아비지옥에 떨어지면은 무량고(無量苦)를 받고, 당장 사람 몸뚱이가 되아가지고도 전겁에 닦지 못한 죄인지 이렇게 눈깔이 멀고, 이렇게 말을 못허고, 고자가 되고 이런고? 문둥이가 되고, 지랄병을 허고, 모도 그런 것이 되았는고? 그런 거 살필 줄 아는 것이 지혜(智慧)여.
아! 그러기 땀세 '꼭 해야겄구나! 안 허면 안되겄구나! 결코 해야겄구나!' 그건 지혜의 용맹, 용맹심, 가행(加行)이여. 더 행한다 그 말이여. 고놈을 가행을 한다. 꼭 허고 꼭 허는 가운데에도 가행을 해라!

허다 말다가, 헐 것인가 말 것인가, 믿었다가 말았다가, 고까짓 것이 참선인가? 꼭 해야 하고, 가행을 해라. 그 가운데에도. 이렇게 쉽게 된 말이 아니여. 그것도 방편(方便)이다. 그 방편이지 그것이 무슨 뭐. 그놈을 가자(假藉)해사 반다시 견성(見性)을 허리라.
흐리허니 몽롱허니 그럭저럭 들어와서 오늘 내일 하루, 그 짓이 무슨 짓일 것이냐? 천하를 다 준들 뭣 하며, 천하를 다 가진들 뭣 하며, 필경 이 몸뚱이까지 내버릴 것을. 그런 데 가 처백히지 말고, 이러헌 지혜의 방편을, 방편의 힘을 써라.

그래서 통자차호(痛自遮護)라. 매우 스스로 막아 두호(斗護)를 해라. 그런 매우, 매우라는 거는 결정코 그 못된 마음 항복 다 받고. 게으른 마음, 하기 싫은 마음 그건 마군(魔軍)이니까, 기어니 못허게 맨든 못된 팔만사천(八萬四千) 마군졸이 고것인께 고.
팔만사천 마군, 그게 망상(妄想) 아닌가? 번뇌 망상이지 망념, 모도 그것이 시시때때로 그놈이 바꽈 들입대 처밀려,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문두(六根門頭)에서 사후, 사후를 허니까, 항상 사후를 혀. 기달고, 못허게 맨들고, 마음을 밖으로 모도 흩어지게 만들고.
그놈을 매우, 아주 매우 스스로, 매우 스스로는 내가 차호(遮護)를 해라. 막아서 두호를 해라. 그것이 어디 올 겨를이 있나? 고 화두 하나 가지고.

기가한만(豈可閒謾) 유담무근(遊談無根)이냐? 어찌 가히 한만(閒謾)되게 한만한 뜻을 가지고, 한만한 말을 가지고, 한만한 행을 헐 수가 있냐? 한만(閒謾)이 그것이 '한가할 한(閒)' 자, '업신여길 만(謾)' 자. 남 비방이나 하고, 남 말이나 하고, 뭐 쓸데없는 말이나 하고, 허지 않을 행동이나 하고, 고렇게 지낼 수가 있느냐?

그래서 모도 유담무근(遊談無根)해서, 무근(無根)헌 말을 모도 자빠져 놀면서 넘의 유담무근이나 하고, 뿌럭지 없는 말이나 모도 맨들어서 그렇게 허고 허상천일(虛喪天日)이냐? 헛되이 천일(天日)을 보낼 수가 있겠느냐? 그 좋은 천일, 날마다 하루씩, 하루씩 그 하루 천일이 얼마나 귀중하고 참 소중하냐!

벌써 오늘도 오늘로부터 곧 이 오늘 하루가 얼매나 소중하냐! 그날 하루만 용맹스럽게 또 해 나가도, 아! 그날 하루에 얼마나 이익이 있느냐?
화두가 그 자리가 잽히드래도 잽힐 수가 있고, 화두가 그래도 어저께보담 오늘 훨씬 수월한 지경이 올는지도 알 수가 없고, 또 홀연히 그건 오늘 깨달을는지도 알 수가 없고, 아! 그런디 그 하루를 허송하냐? 오늘 하루를 허송할 수가 있겠느냐?

욕기심종이구출로재(欲冀心宗而求出路哉)냐. 이렇게 헛되이 만약 지내 가지고는 심종(心宗)을 바르고저 허지마는, 견성해서 견성종통(見性宗通), 견성해 가지고 종통(宗通)까장 막 헐라면은 거 참 기맥히지마는,
종통을 해 버리면은 인자 그건 아주 보림(保任)까장 다 되어서 천하에 모를 것이 뭐가 있으며, 천하에 도무지 무슨 뭐 못헐 것이 뭐가 있으며, 무슨 생사(生死) 죽고 사는 생사가 있으며, 세상에 참 요사장부(了事丈夫)지, 일 마친 장부지. 그밖에 없는데 그렇게 귀중한 이 도(道)를 안 할 수가 있겠느냐?

심종(心宗)을 바래고저 허고, 견성헐라고 도 닦을라고 들어오기는 해서 헐라고는 허지마는 구출로재(求出路哉)냐? 무슨 출로가 있겠나? 언제 그런 심종을 한번 통해서 그런 때가 있겠나? 고따구로 지내 가지고, 고따구 출가해 가지고, 고따구 정진, 고따구 것 가지고 출로(出路)가 있겠나?

단견지절(但堅志節)해라. 다맛 뜻! 뜻을 기가 맥히게 간절히 참! 한 일념(一念)도 놓지 말고, 방념(放念) 말고 해 나가는 것이 그거 절개(節槪)다. 그 절개를 좀 가져라. 학자 절개, 도학자(道學者)의 절개를 가져라.
밤낮 그따구로 그따구로, 그날그날 헛되이 또 오늘 또, 내일 또 헛되이 허고. 기가 맥히다. 이 천일(天日) 이 날 헛되이 보낸 거 기가 맥히다. 그 좀 절개를 가져라.

책궁비해(責躬匪懈)해라. 그 몸뚱이에 게으른 것을 그걸 이겨라. 그놈을 한번 몸을 꾸짖어서, '네 이놈! 더러운 놈아 이놈아! 똥포대 짊어지고 이렇게 게을기만 하냐' 흐리해 가지고는 그 몸뚱이 그 게으른 놈 수용해 주니라고, 대접해 주니라고, 그저 허기 싫고, 그저 누워 자고 싶고, 가서 기어이 자야 하고.
좀 용맹스러워서 책궁(責躬), 게으른 그놈을 나무래라, 막 벼락을 내 가지고는. 그 게을치 말아라. 해태하지 말아라. 부지런헌 게 천하제일이다. 도 닦는 게 오직 부지런해야 닦는 거다.

지비천선(知非遷善)해라. 그리고 또 나쁜 것을 항상 알아서 선(善)으로 옮겨라. 항상 착해라.
다맛 천하 만물 가운데, 천지 만물 가운데 어진 것이 사람이고, 사람이면 어질어야 한다. 사람이면 헐 일만 꼭 해야 한다. 사람이 어찌 사람 노릇을 못하겠느냐, 꼭 사람 노릇을 해라. 헐 일만 꼭 허고, 자신 부끄럽지 않은 짓만 허고, 양심에 그저 항상 '아, 내가 이만 했으면 잘했지' 내 양심이 항상 무슨 책(責)이 없이, 가책(呵責)이 없이 고렇게 똑 해야 한다.

또 자올고 앉았지? 그만 꾸벅꾸벅 자올고 앉았는 거 꼬라지 보기 싫어.

개회조유(改悔調柔)해라. 항상 생각을 고치고 부드럽게 골라라. 그것 고치면 성현이고, 그 못된 거 그 버르정머리 그런 나쁜 거 고치면 선인(善人)이고, 세상에 그러한 참 최귀(最貴), 가장 귀여운 인물이다.

근수이관력(勤修而觀力)이 전심(轉深)이다. 부지런히 닦으면은 그래서 그렇게 부지런히 애써 닦아서 관력(觀力)이 전전(轉轉)이 깊어지면, 아! 늘 닦으니까 깊어질 밖에 없지.
그놈 망상 번뇌는 처음에 그리 뒤끓다가 물, 확탕(鑊湯)에 그게 팔팔팔팔 끓다가 냉수 찌끌면 푸르르 가라앉데끼 한 번씩 화두를 다잡아 야물딱지게 그놈 거각(擧却)을 떡 허면은, 물 펄펄 끓을 때 냉수 한 바가지 퍼붓는 것처럼 어디 간 곳도 없지.

연마이행문(鍊磨而行門)이 익정(益淨)이다. 또 허고 또 허고 자꾸자꾸 허면은 그 공부해 나가는 태도, 자태, 그 모도 연성(鍊成)을 연마(鍊磨)를 해서 그 행(行)하는 문(門)이 잘 단련하고 갈아서 잘 닦으면 그 행문(行門)이 더욱 조촐혀. 깨끗 깨끗하게 이렇게 닦아 나가 보아라, 날마다. 얼마나 재미가 나고 참 도문에 들어온 것이 얼마나 다행한가?

생각을 좀 해봐라. 오늘 무슨 짓이 날는지, 그만 이 시간적으로서 뭔 짓이 날는지.
삼계(三界)는 화택(火宅)이니, 이 세상은 불집이니 인생의 무상고화(無常苦火)가 인생의 이 고화(苦火) 고통불이 사면구분(四面俱焚)이다. 사면에 타 들어오지 않느냐? 사방 타 들어온다.
무슨 놈의 우리 인생고(人生苦), 무슨 놈의 활살이 들어올는지, 총살이 들어올는지, 난리에 죽을는지, 귀신이 잡아갈는지, 무슨 지진이 올란지, 염질(染疾)이 올란지 무엇이 올란지 알 수가 있나? 별별 것이 다 이놈 목숨 끊어 잡아갈라고 한 것 밖에는 없다.

그러헌즉 장기난조지상(長起難遭之想)해라. 좀 난조지상(難遭之想)을 한번 일으켜라. 길게 좀 그 난조지상을 일으켜라. '어쩌다가 내가 사람이 되았노?' 그거 무서운 말이여.
맨 동물 · 연비충(蜎飛蟲) · 괴기 떼 · 귀신 중밖에 없는데 그것이 숫자가 사람 숫자 몇, 뭔 그까짓 억조(億兆)가 뭣인가? 억조 밖에 모르지. 억조 밖에 뭐 억조 밖에도 경(京), 뭔 십경, 백경, 천경이 있고, 해(垓), 십해 백해 뭐 천해가 있고, 굉장한 숫자, 수학이라는 건 어디 있는가? 수학은 다함이 없어. 숫자박사는 수학박사는 없지? 도무지.
그 많은 숫자 가운데에 사람 그 뭐 몇 낱개 거, 세계 사람 다 세 봤자 숫자에 나와 있는 거 그거 뭐 밥알에 뉘, 손톱 위에 흙, 그거 비유헐 수 없지.

그놈의 속으로 모도 들어가지. 밤낮 동충 동물은 밤낮 모도 그 음교만 음행(淫行)만 허는 것들, 그만 그리 음행만 허면 되는 거인게 그놈의 것이. 가서 모도 알이 되고 모도 씨가 종자가 되니까.
모도 그런 데가 붙어 가지고. 이놈 영(靈)이란 큰가, 그 영이? 영이 뭐 허공만 할라면 허공만 허고, 겨자씨만 할라면 겨자씨만 허고, 눈에 보일락 말락도 허고, 이놈의 영이란 게 어디 뭔 뭐 그런 무슨 상(相)이 있어야지. 뭔 뭐 없는 상이 있나? 있는 상이 붙어 있나? 일체상이 다 없는데 뭐 그거 어디 가서 못 붙어? 들어붙으면 그만 내가 가서 헌 대로 되어 버려.

이 신령스럽게 이 아는 요놈, 요놈이 어디 안 붙은 곳이 없네, 망상 일어나드끼.
망상도 그 일념지간(一念之間)이란 그놈 그 일념(一念)은 역사가 얼마나 오래된 일념인가, 원 역사도 없는 일념인가 알 수 없지마는 '일념 중에 구백생멸(九百生滅)이 일어난다'고 했으니 곧 일어나면 생각해 봐. 그저 일어나면 그저 미국 대국, 미국 그저 무슨 청국 무슨 뭐뭐 저 뭐 세계가 그저 그대로 안 일어나는가?

허니 그놈의 디서 사람 몸뚱이 하나 받아 나온 거,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이 만나기 어려운 사람 몸뚱이를 얻어 만났느냐?' 그 난조(難遭)의, 만나기 어려운, 사람 몸뚱이 얻기 어려운 생각을 한번 지어봐라.

도업(道業)이 항신(恒新)이요. 도업이 그러면 항상 새롭다. 도밖에 닦을 게 없구나. 도업이 물러가는 법이 없다. 그만 도업이 자꾸 나온다. 점점 믿어진다. 점점 그밖에 없고. 누가 나를 도 닦으면 너 죽인다한들 안 닦아?
좀 해. 안 닦아져? 어찌 도업이 안 닦아져? 도업(道業)이 항신(恒新) 좋아, 항상 새롭고.

상회경행지심(常懷慶幸之心)을 한번 해 봐라. 항상 경행(慶幸)한 마음을 한번 품어 봐라.
'어쩌다가 내가 이런 참 장부(丈夫)의 사람 몸뚱이를 받아 가지고 이 문중에 들어왔느냐? 이 도문중(道門中)에 들어와서 이 법을 알았느냐?'
뭐 행(幸)도 아니다. 도저히 믿어볼 수도 없는 일이다. 어쩌다가 내가 이 마음이 낫냔 말이여, 이 도 닦을 마음이 났어? 이 도문에 들어와 이 도학자가 되었느냐 말이여.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나 없나 좀 해봐. 그런 경행(慶幸)한 마음을 품으며 난조지상(難遭之想)을 항상 지어라. 항상 지어라! 그저 날마다 지어.

종불퇴전(終不退轉)허리라. 그 마음이 항상 있어야사 네가 물러가지 않으리라. 그 마음 없으면 한 해 해봐 안 되아, 몇해 해 봐 안 되아, 그럭저럭 그만 지내가. 발심(發心)켕이는 해태심만, 놀 마음뿐이여.

세상과는 떨어져—그동안 세상에 있었으면 무슨 직업이나 붙들어서 해 나가는 일이 있으련만, 이 사자오입(使自悟入) 허는 짓이 노는 짓밖에 없고, 잠자는 짓밖에 없고, 밤낮 뒷방에서 그저 앉아서 무담이나 하고 그저, 그럭저럭 여기 갔다 저기 갔다. 산산수수 방방곡곡 그 무슨 기절경처(奇絶景處)나 찾아댕김서 밥 주면 또 밥은 얻어먹으니까. 밥은 또 주네. 하! 이거, 이렇게 지내봐라. 그거 타락이다.

그 짓을 했으니 네가 그 놀고 퍼먹고 돌아댕기면서 그렇게 뻘로 지냈으니 너의 미래의 네 수업과보(隨業果報)가 숭악하지.
배고픈 지경이 기가 막힌 지경이 아귀떼 중에 가서 인자 그런 보(報)를 받을 것이며, 거 또 그러고 돌아댕기면서 모도 지은 시은(施恩)이 있으니 그놈의 시은 갚을라니 육축(六畜)에 들어가서 개도 되어가지고 집도 지켜 주고, 돼지가 되어가지고 괴기 덤벵이 줄라고, 그놈 뚱뚱 살쪄 가지고 넘 멕여 줄라고 숭악한 것 그거나 처먹고 누웠다가 그런 짓을 헐, 그런 더러운 과보가 있으니 그걸 어찌 생각지 못하느냐? 도학자들이여, 그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러헌 마음을 가져야사 물러가지 않지. 항상 이러헌 만나기 어려운 상(想), 경행(慶幸)한 마음을 품어야사 물러가지 않고, 여시(如是) 이와 같이 오래오래 헐 것 같으면은 자연, 자연 절로 되는 것 도밖에 없어. 자연, 절로 그만 도업(道業)이 원명(圓明)혀.

도업이 차차차차 원명해져서 견자심성(見自心性)이다. 내 심성 바로 본다. 내가 내 심(心), 내 마음 모냥다리가 그대로 나와 보인다.
그 상도 없고, 일체상도 없고, 일체 이름 명상(名相)도 없고, 그 아무것도 거기에는 아는 것이고 모르는 것이고, 무슨 유(有)고 무(無)고, 비유(非有)고 비무(非無)고, 무슨 허공(虛空)이니 비허공(非虛空)이니 그런 상도 아니고, 그대로 보이는 놈이 있다.
누구한테 말할 것이냐? 부처님도 깨달아가지고는 넘한테 도무지 전해줄 수도 없고, 그 눈치로 밖에는 못 보이여. 이러 이렇게 떡 허면 그만 알아 버리고 그냥 봐 버려. 그 답 들어보면 알어. 허지마는 보일 수 없어. 견자심성(見自心性)이여. 심성(心性)밖에는 볼 것 없어. 다른 거 암 것도 없어.

용여환비지(用如幻悲智)해라. 그때 가서는 환(幻)이다마는—모도 환(幻)된 일이고, 위타위기(爲他爲己)가 나를 위허고 남을 위허고, 뭐 선허고 착허고 모도 그러헌 것이 개시환(皆是幻)이여. 뭐 그 무슨 뭐 환(幻)인들 뭐 허지마는, 슬픈 지혜를 환(幻)을 써서, 그러헌 환(幻), 그러헌 방편을 수단을 써서 어쨌든지 중생을 제도해야 한다.

남을 기어니 깨달게 만들고, 남을 기어니 위해서 도문에 벗어나지 않게 허고, 항상 어쨌든지 발심(發心)을 해서 도 닦게 그러헌 마음을 가져야사 그것이 이타주의(利他主義)다. 그 이타주의가 어디 있냐?
그 나만 살고 넘은 죽으란 말이냐? 우리 사람은 그런 법이 없는데, 우리는 사람도 아니고 도학자(道學者)다. 도학자가 그럴 수가 있겠나?

도학자는 또한 나를 깨달아가지고 저 사람을 깨달게 만들아 주는 것이 그것이 그만 우리의 견성학자다. 견성 대도 학자가 나를 위허고 남을 위허는 법이지. 내가 또 깨달아서 내가 얻어야사 남을 인자 그렇게 알려 가르쳐 주지, 내가 없으면 어떻게 헐 것인가?
헐 수 없으니 자리(自利)를 해 가지고 이타(利他)를 해야지? 나는 또 이렇게 이만큼 발심을 해서 도법(道法)을 알았으니까 그래 들어와 도 닦는 게 아닌가? 다 싫어하고 미워한 응, 안 믿으니 뭐 알 수가 있나.

환도중생(還度衆生)이여. 그래서 중생을 제도해야 혀. 그래서 인천(人天)에 큰 복전(福田)을 지어라. 하늘과 이 사바세계에 제일가는 복전을 지어라.
남을 위해서 도를 통해서 그렇게 생사에 뛰어나게 만들어 주니 그것이 복 아니냐? 그런 복을 지어야 헐 것이 아니냐? 뭐 그 복 가지고 그만 복만 나만 받으라는 게 아니라, 그런 중생제도허는 것 그것이 대복(大福) 아니냐.

절수면지(切須勉之)어다. 내가 이렇게 해 준 말을 듣고만 잊어버리지 말아라. 절수면지해라. 간절히 모름이 힘써라. 참말로 힘을 써서 이렇게 똑 해 가야 할 것이니라.

처음에 들어온 마음, 자꾸자꾸 물러가지 말아라. 자꾸자꾸 좀멕이지 말아라. 좀 하나 멕이지 말고 점점 발심(發心), 발심이 증대해서 어서 확철대오(廓徹大悟)허기를 바란다.

「초심(初心)」 끝나. 초심 법문이 이렇게 그 참 좋은 법문인데. (처음~37분20초) (끝)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