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왕삼매론2013. 9. 20. 15:32

보왕삼매론십대애행 (寶王三昧論十大礙行)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겨 반드시 계를 파하고 도에서 물러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2. 세상을 살아감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곤란이 없으면 반드시 교만심을 일으켜 일체를 속이고 억압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환난으로써 해탈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3. 마음공부를 함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장애가 없으면 배움이 건너뛰어 반드시 얻지 못하고 얻었다고 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로써 소요(逍遙)를 삼으라 하셨느니라.

4. 수행하는데 마장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장이 없으면 서원이 굳건하지 못하여 반드시 깨닫지 못하고 깨달았다고 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5. 일을 계획함에 쉽게 이루기를 바라지 말라.
    일을 쉽게 이루면 경솔하고 거만하여 반드시 유능함을 자칭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일은 어려움으로써 안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6. 벗을 사귐에 내게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게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여 반드시 남의 허물을 보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나를 해롭게 하는 벗으로써 자량(資糧)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7. 남이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자만심이 생겨 반드시 내가 옳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을 거스르는 사람으로써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8. 덕을 베풀되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마음이 생겨 반드시 명예를 드날리고자 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을 베풀되 헌 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동하여 반드시 부당한 이득이 나를 해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귀를 삼으라 하셨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하여 밝히려고 하지 말라.
      밝히고자 하면 인아상(人我相)이 일어나 반드시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함으로써 수행의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러한즉 막히는데서 통하게 되고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게 되나니 부처님께서는 많은 장애 가운데서 큰 깨달음을 얻으셨으니 앙굴마라와 제바달타의 무리가 다 반역된 짓을 했으되 부처님께서는 모두 수기를 주어 교화하사 성불케 하셨느니라. 어찌 저들의 반역으로 순종함을 삼고 저들의 훼방으로 나의 성취를 삼음이 아니리요. 이제 도를 배우는 사람이 만일 역경에 처해 보지 못하면 장애에 부딪칠때 능히 이겨내지 못하여 법왕의 큰 보배를 잃어버리게 되나니 가히 애석하지 아니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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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逍遙)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
*자량(資量) 깨달음에 이르는 데 바탕이 되는 선근공덕(善根功德).
*원림(園林) 자신의 집에 딸린 정원의 숲.
*수기(授記) 부처님이 그 제자들이 수행하여 얻은 깨달음으로 ‘미래의 언제 어디서 부처가 되리라’는 말씀.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