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화선원 법문 유튜브에서 보고 듣기 --->유튜브로 바로가기


•§• 몽산화상시각원상인(蒙山和尙示覺圓上人) (6/8) 몽산화상이 각원상인에게 주신 말씀.


**전강선사(No.225)—08-1. 몽산시 각원상인(6) (72.06.22)

(1/3) 약 20분. (2/3) 약 20분. (3/3) 약 11분.

(1/3)----------------


청천일안몰(靑天一雁沒)이요  벽해삼봉출(碧海三峯出)이로구나

나무~아미타불~

공산풍우다(空山風雨多)허고  화락무인소(花落無人掃)니라

나무~아미타불~


기러기란 놈이  창공(蒼空)에 날아가다가 허공에 빠져 버린다. 허공, 원청 멀리 날아가니, 보면은 빠져 버리지, 허공 속에.

바다를 바라보니 바다에는 망망창해(茫茫滄海)  산이  삼봉(三峰) 솟았구나.


공산(空山)에는 풍우(風雨) 많이 있는데, 꽃이 모도 떨어졌는데 쓰는 사람이 없구나.

도시(道詩).  ,  보고  () 바로 봤지.


 별다른 경계인가? 기러기 날라가다가 공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빠져 버리고. 바다에는 산이  솟았는디.

공산(空山)에는 바람은 많이 있는데, 꽃은 쓰는 사람이 없어. 모도 그저, 도시(道詩).



재송도인(栽松道人)이 오조(五祖) 스님이신데, 오조 스님께서 어머니를 굶겨 죽이다니!

어머니를 굶어 죽게 맨드니, 굶어 죽게 맨들어 가지고 대도(大道)를 통하게 맨들었으니  도무지   이상 없지마는, 세상 사람들은 어머니를 굶어 죽이다니...’


 도통한 거야 누가  수가 있나? 영원히 도를 통해서 아무리 생사해탈(生死解脫)을 했다고 할지언정 어머니 굶어 죽였다는 것만 알지, 생사해탈 시킨 것은 모르지.


하지마는  애정, 자식의 애정, 애정 그놈 하나를 가지고는 여의지 못하고 떼지 못하고 거기 들어와서 보살 노릇을 헌들, 오조 스님 어머니 노릇을 오조 스님을 모시고 헌들, 어디 그렇게 성불(成佛)헐 수가 있어야지? 해탈할 수가 있어야지?


그러헌 무서운 동기,  굶어 죽은 동기, 아사(餓死)해서 단식해 가지고 죽은 동기,  동기 속에서 굶어 죽을 때까지 자식의 원망을 얼마나 했는지. 오조 스님이 도인이 아니라 부처라도 얼마나  , 원한이 있을 것이여.

어쩔  없지 .    원청 단식을  놓니깐  죽을  없지.  목숨  끊으면서  애착 ! 떨어지면서 그만 활연대오(豁然大悟) 했어.


활연대오를  가지고는  공중에 중천에 떠서, !  공청(空聽)을 했어.

내가   오조 스님의 덕택으로” 덕택이지! 인자  그런 굶어 죽었지마는, 원수지마는 원수가 아니고  덕택이지.

 단식을 허고 어쩔  없이  죽었는데, 내가 그만  목숨 끊어지면서 확철대오를 해서 나는 대중께 이러헌 공청을 허니 대중은  들어라. 조금도 그런 사견심(邪見心) 두지 말고 모도 배척심 두지 말고  믿어서  확철대오를 해라하고는, 공청을 했다 그말이여.


그게 어떻게 생각하면은 세상에서는 그런 원망이 없지마는 불가(佛家)에서는 무서운 동기여. 그거 후편인데,  책이 나와서 있지는 않지마는 지나(支那) 장경(藏經)에 있어.


지나(支那),  아주 깨낱같은 장경(藏經) 가서 그런 것이 있는데, 나는  책을 보지 못허고 말만 이렇게 들었지마는  책을 가지고 댕기면서  법문허는 수일이라고 그런 이가 있어서 내가 그걸 알고 여까장  것인데.

똑똑히 보지 못허고  것은 내가  의심도 나지마는, 구전(口傳)으로도 이렇게  설법이 있으니까 내가 가끔 여기까장 설법을  두지.



경봉 스님 사건은 세상에  , 그렇게도 역력하게 그렇게도 철저허게—아, 내가  마지막 인자  두타(頭陀) 마치고 통도(通度) 댕겨서 돌아나올 , ! 그렇게 역력스럽게 했건마는  보고 거짓말했다고 했어? .  냈구만 신문에.


그러나 저러나 거짓말이야 했건  아니라 하고, 거짓말이라고 하고.


원상(圓相) 그려 놓고 입야타불입야타(入也打不入也打) 했는데, 그때에 원상 그려 놓고 입야타불입야타  ,   먼 데서 부채를 가지고 원상을 쓸어버렸다

그러면  부채를 가지고 원상(圓相) 쓸거나, 손바닥을 가지고 원상을 쓸거나, 발길로 원상을 문태버리거나, 원상을 문태고 옳다 ? 그거 학자는,  있는 학자는 부딪쳐 볼지어다.


! 원상(圓相) 어떻게 뭉캤거나, 원상을 뭉캐 놓고 옳다 ?

그때는 나는 그렇게   했거든.


원상을 뭉캐서뭉캔 형용이지 무슨, 이렇게 내가 원상(圓相)을 그리고는 “입야타불입야타(入也打不入也打)” 한게,  저쯤 앉아서  원상을 뭉캐는 형용이지. 그것이무슨 마찬가지 아닌가?

그래서 그만 “그 자리에 묻어라!” ! 사람이 보광전(普光殿)에  찼고.


‘경봉 스님이 법광(法狂) 나가지고, 법으로 미쳐서 법광이 나가지고 굉장하니   달라’고.

내가 오장치를 짊어지고 들어갔다가 금강당에서...  금강당인가?  공소방, 거기서 하룻밤 얻어먹고 자고 나올라 하니까, 추산 스님이 확실혀.

늙은 노인이 나와 같이 그전에 젊을   처음에 지냈던 노인인데, !  노인이     나와서  경봉 스님이 저렇게 법광(法狂) 났으니   달라”고.


! 하도 그래싸, “내가  봤자   것이여?  들어갔다가 법광 난 사람,  부처도 냅대  버리고  굉장한 것인디.   내가 가서 ,  지견도 아니고 벌써 언제부터 그래 가지고 산중이 요란하게 야단났다는디  내가  것이냐”고.


, 그래도 신(信) 수좌님이  와서  달라”고 ! 어떻게 그래쌌든지. 그래 내가 끌려가다시피 왔어.

가서  보광전  조실 말리(마루)에 거기에 앉었는디, 조실에 있었다는  아니라 앉었는디, 그만 들어서면서 당장에 들어오면서 거량(擧揚) 수밖에 없지.


원상(圓相)  하나 그려 놓고는 “입야타불입야타(入也打不入也打) 들어가도 치고 나가도 치니, 일러라!” 한마디 헌게, 원상(圓相)  뭉캐서, “그 자리에 묻어라!” 냅대 고함을 질렀다 그말이여.

그런게, 한참 앉았더니 “내가 알았다!” 고함을 질러서, 내가 그때는 아무 , 그때는 벌써 눈치가 달러. ‘알았다해도 분수가 있어.


! 들어가서 옷소매를 잡고는 둘이 “나오라”고, 여러이  말이 아니라고. ! 그러고는 옥련봉 밑으로 들어가서 서로 말을 한마디  물은게, 한마디 처꺽 일러.

“어떠냐?” 내가 “어떠냐?”허니, 고개를 끄덕끄덕 점두(點頭)해.  뒤부텀 보광전에 앉어서,  정진허고 앉어서 문밖에 나온 일도 없고,  추담망담(醜談妄談) 개시화엄경(皆是華嚴經)’이란 말 한 바도 없고, ! 그렇다고 말을 했다 그말이여.


그래 내가 그런  들었는데, !  뒤에 나는 오장치 벗어번지고 서봉암에 와서 대구 서봉암에 와서, 포교사로  있단 말이여. 포교사로 있는데 뜻밖에, 청첩장을 자기가 가지고 왔어.

그때  주지가 ... 이름도 알았는디 잊었구마는, 구하 스님 뒤에   주지인디. !  주지 임명장을 나를 아주 초대장을, 거기 청첩장을 가지고 왔단 말이여.


,  갈라고 헌게 손을 끌고 노인이,  경봉당이 와서. ! 그래 내가 가서 조실까장 했단 말이여,  인연으로.

그랬는데 전부  쓸어버리고 거짓말을 했다’ 그랬어. ‘이 거짓말은 나변(那邊) 있냐?’ 이렇게 놨네.


그런디, 그만 그까짓   그만두어. 그까짓 놈의 거짓말을 했거나,  말을 했거나 공안만,

넨장, 부처님이 삼계대사(三界大師)인 부처님이  운문 방(棒)도 입었는디,

삼백년 후에 아유당시(我有當時) 일방타살(一棒打殺)하야 구자끽(狗子喫)이라”고 까장도  드리   양구(良久) () () 한 방을  쓰는 것인디, 그까짓 거짓말 한마디 했다는 것이 무슨 별것이 아니라,


세상에 그때 하던 그대로만  주었으면 그대로가,

원상(圓相)을 보고, “아니다!” 조금 앉어 있더니 “옳다! 내가 알았다!”고 고함을 질러서, 소맷자락을 끌고 가서  물으니깐 대답을 처꺽 해서, “어떠냐?” 점두를 끄떡 끄떡, 그뿐이여.

다시  조끔도 무슨 다른 공안 하나   물어 보지도 않고, 그러고는 나왔다 그말이여.


! 했으면, 오히려   내가 자기보담 나이 떨어지기는  78 떨어졌다 하지마는 나이 상관이 뭣이 있나?

그까짓녀러   나이 ,  가섭은 부처님보담 나이  얼매가  했어도 부처님 제자고, 부처님이 인가하고  그랬는 것인디 .

내가  어디 인가,   법전 하나 그거 했지. 내가 인가라고도  일도 없고.


, 이런 놈의...  어디서 그런 소리가 나오노? 나도 깜짝 놀랬다.


, 이런 놈의  보고 거짓말했다’고 허니, 자기는 그때에 법광(法狂) , 법으로 미쳐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만 이러고 있을 때인디, 나는 멀쩡헌 사람인데, 나는 멀쩡해서  그때 젊을  일이라 하나도  잊어버린  없어. 소소(昭昭)허지.

무엇을 내가 어째서 거짓말했다고 이런 나변에 있는가?’  놨네. !  , 속으로.


그러고 그때 나한테 원상(圓相) 묻기를 물어서, 내가 조실 방에 있는  아니라 내가 구하(九河) 스님 어디 구하 스님 , 차사로 구하.. 그럼 구하당(九河堂)한테 내가  하러 갔을 거여?

구하당한테 어디서 내가 원상을 뭉캔게, 부채로 내가 원상을 뭉캤는디 .. ! 이래 놨네.


그래 부채로 원상(圓相) 뭉캤으면  옳은 도리인가?

인자 정말 참말로 가풍이 드러났네.  그럴 수가 있을까? 원상을 뭉캐 놓고 그러고는 마조공안(馬祖公案) 바로 봤을까?


그런디  전에   전에 만공 스님, 혜월 스님, 용성 스님,  선지식 스님한테 공안을 내가 인가  맡았다 그랬고.

선방에 나온 일이 있어야지. 합천 해인사 나와서  마치고 나와서 제산 스님 회상에서   지냈다는 말은 들었어. 내가  밖에는 들은  없어.


그러나 저러나 나는 경봉 스님을 그르다고 거짓말했다허고, 경봉스님은 나를 거짓말했다허고,  그럴 필요 없어. 그까짓 놈의  가지고는  말할 필요조차 없고, 아무  재료 없는 것이고.


원상을 부채로 쓸어버렸어? 원상(圓相) 부채로 뭉캐놓고는 견성했다고 ?

, 인제는 참말로 우습네. , 그래 어제 신문이  왔구만.


나는   헐라고  사실을 주욱 써서   놓는 것은,   경봉 스님과 나와 거량(擧揚) 역사 하나 갖다가  내서 우리 학자들한테다  밝혀 주는  명감(明鑑)이, 귀감(龜鑑)이 될까 해서  해놓은 것이여.


내가 거기에 무슨 ... 그러고  뭣을...

여까장 해두지.  말할 것도 없는 것이고. 그걸 가지고 인자  , 두말할 것도 없고.(처음~19분43초)



(2/3)----------------


화두(話頭) 자연현전시(自然現前時) 있어. 화두를 자꾸  들어갈  같으면은 화두가 자연현전시가 있어.

자연현전시(自然現前時) 있어도 잠깐 현전시(現前時) 있다가 즉무(卽無)허면, 그대로 없으면 그거 현전시가 아니여.


 그저 종일 공부를  나가다가 잠깐 그런 때가 있어.  먹기도 잊어버릴 때가 있기도 허고,  이상스럽게 무슨  말이 밖에서 아무리 듣겨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화두만 현전헐 때가 있어.


그거는 가다 어쩌다가서  현전할 때가 있지마는, 화두를  나가다가 화두가 자연현전(自然現前) 때가 옵니다.

현전할 때가  가지고는  먹기도폐침망찬(廢寢忘餐)이여, 잠자기도 잊어버리고 잠도 잊어버리고 망찬(忘餐)이여.  먹기도 잊어버려.


폐침망찬만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행주좌와(行住坐臥) 잊어버려.

행(行)해도,  행한 것이 아니여. ()해도, 가도  줄을 몰라. (), (), ()해도 주한 줄을 몰라. 능히 주했지마는 가다가 주했지마는.


(), (), 말허고 묵묵허고 () ()에도, 허지마는 잃어버리지. 몰라.

 허는  아니라, 가만히 앉어서  허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을 허지마는 몰라. 틀림없어.


그래서  고인들도 역부러 공부를 시험허기 위해서 장(場)에를 갔어.

장(場),  모이는 장에를 가서,  가운데 가서  일용(日用)을 해보면은, 도(道) 공부를 해보면은 하나도 귀에  들어와. 귀에 별별 소리가  워걱워걱 들어오지마는  들어와. 들어와도  들어와.

 소리인지, 그까짓 소리인지  새소리 물소리,  소리, 그까짓 소리가  조금도 관계없어.


시끄럽니 ,  시끄러운 경계가 있고 화두를 자꾸  나간다면은 시끄러운 경계 따로 있고 화두가 있어서, 그놈의 화두에 모도 번뇌가 섞여 시끄러운  경계가 섞여서  화두(話頭) 현전(現前) 아니여. 모두 뒤섞였지. 아닌데.


 복잡한 번뇌 속에 들어가도 화두가 현전일념(現前一念)혀. 확실히 그려. 그러헌 때가 온다 그말이여.

그러면 그러헌 때가 온다는 때가 언제인가? 그런 때가  때가 언젠가 말이여?

언제 올지  수가 있나?


헌디, 화두를 잡드리  가는디, 화두를 다루어 가는데 참! 절대 간절해서, 화두 하나에 간절해서  화두 일념이 행여나 행여나 어디로  버릴까, 화두 일념이 없어져버릴까, 의심이 없을까,

 무척  조심 속에서 화두를 놓치지 않고   없는 의심,  의심을 갖추어사,  대의심을 갖추어 나가사 그런 경계가 오지.


어쨌든지 그저, 그저  일순간이라도  먹을 사이라도,  일향간(一餉間) 동안이라도 화두가 틈이 없어야.


!  먹음서  못혀? 밥을 먹음서도 어디 말로 어디 화두를 허나?  씹는 것으로 화두를 허나?

밥이야 먹건만 입으로 씹지. 씹지마는  뜻은 완연히 그저 판치생모(板齒生毛)?   없는 도리, 조사공안(祖師公案) 하나   없는 도리, 의심 하나뿐이지.

이뭣고?’면 이뭣고?’ 하나뿐이지. 고놈 밖에 뭐가 있어? 뭐가 있을 까닭이 없어.


지극히 절대 발심(發心)헌 사람이야  시간인들 있다가도 없을 수야 있나? 있다가도 그만 돌아와. 그만 챙겨.

어디로  화두가  버리고 없고, 다른 망념이 들어와서 그놈이 있다가도 얼른 돌이켜. 그저 그것만 돌이켜. 돌이켜서 그저 항상 그놈만, 도로 도망가면  돌이켜서 그놈만.


처음에는 밤낮 도망가지. 밤낮 화두는 그만 없고, 망상만 그저 망상에만 밤낮  있지.

자꾸 돌이키지. 자꾸 돌이켜 그저 없어도.  돌이키고  돌이키고 그저 시시(時時) 돌이키고, 자다가도 깨어나 돌이키고,

그러기에 그때는 화두가 득력(得力)이 아니니까, 화두가 현전이 못되니까 들락날락 들락날락 하지. 종일  봤던들 화두할 때는  불과   되도 않고 망상 일어나고, 그럴 때는  한량없지, 때가.


그때는 주작(做作) 공부니까, 주작으로 어쩔  없이 허는 공부니까.

어쩔  없어, 주작으로   돌이켜서 이뭣고?’를  놓으면 도망가 버리기는  시간 가버리고 오도 않고,  생각[別念]  들어오고.

이거 , 마음 심두(心頭)만 점점 어지럽고, 불안하기만 잔뜩 불안허고.  고약허지. 공부가 득력 못되었으니까.


공부는  해야 허겠는데. 공부를 않고 어찌 되겄나? 어쨌든지 그저 금생에 결정코 확철대오(廓徹大悟) 해야겠는데, 어짜꼬 말이여? 이렇게 안 되는고?

그놈의 걱정 속에서 망상 속에서 마음만 잔뜩 그만 시끄럽고 괴롭고.   야단났지.


그럴수록 자꾸 돌이키니까 주작(做作)이여.  억지로 , 억지로  주작이여. 주작 공부여.

지금  철을 했든지,  철을 했든지,  철을 했든지,  철만 해도 순일헌 경계가 오는 공부도 있고, 세 철을 했어도 주작 공부가 있고, 10년을 해도 기름 선, 기름 참선, 항상 그저   모냥이지. 화두가 도무지 독로(獨露)가 없지.


그것은 당인의, 지재당인(只在當人)의 지성스런 마음, 정성스런 마음, 철저헌 마음, 발심헌 마음 가운데에서 그렇게  철에 순일헐 때가 순일헌 공부도 있고.

주작으로 허다가 그거 안되면 그만이지 그것, 억지로 그리 해쌀 것도 없다 그래 가지고는 그만 그저 시대 풍경이나 따라 가지고 그럭저럭 허다말다 허다말다. 되도 않는 것이고, 그건 참선도 아니고, 그건  선이라고 할까?


공연히, 와서 공연히 그저 허송세월이나 하고, 시광(時光)이나 몰(淹沒)허고, 시은(施恩)이나 녹히고, 그렇게 한평생 그저 산중오입이나  것이지.


 절대 발심을 해야 하고, 절대 신심(信心)과 절대 분심(憤心)을 가져야 하는 것이여.


가져서, 그저 불가불 어쩔  없는 주작(做作) 그저  주작이지마는 주작이라도 자꾸 그저 돌이켜. 돌이키고,  돌이키고, 그저 돌이키고, 가나 오나 돌이키고, 그저 행주좌와 어묵동정 이라니까 그래. 이렇게 화두를 참으로  한바탕  봐야 되아.  보되,


부제자연현전(不提自然現前)이다. 나중에는 부제(不提)해도, 부제라는 것은 주작(做作)  해도 말이여. 억지로 헐라고  해도 자연현전(自然現前) 시절(時節) 도래(到來)한다.

 자연현전 시절은 있다 없다   아니고,  그거 주작할라고  것이 없어.

 .  지경이  오는가?


원수, 그놈의 원수를 갚을 마음도 부모를 때려죽인 원수가 있으면 그놈을 갚을 마음도, 한시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여.

 , 혈구 속에 들어가서, 알 마음속에 들어가서 없앨래야 없어지들  , 분헌 마음이. ‘어째야 어째야 그놈의 원수를 갚을꼬?’


 부부지간에 살다가, 천하에 인연 중하게 부부만 믿고 남편만 믿고 살다가  남편이  죽은 뒤에,  남편의 애착이 그만  눈동자 속에 들어와서 환허니 보이지. 남편 면목이, 보고 싶은 남편 면목이 눈앞에 환허지.

‘아이고! 언제나 우리 남편의 , 얼굴을 ? 어디가  때가 있을까?’ 그놈이 어디 끊어져? 끊어지지 않지.


비단 그뿐만 아니라 천하에 없는 보물을 잊어서는 안될 것인디 잊어버렸다. 어따가 놓은 지를 모른다.  도둑놈이 돌라간  아니라.

어따가 내가  보물을 놓았는고?’ 이놈이 끊어져? 그렇게 현전되어야 한다 그말이여.

화두(話頭) 부제(不提)해도 자연현전시절(自然現前時節) 오느니라.


각부득환희(卻不得懽喜)해. 내가 어저께도  거지만 다시   재독(再讀)허는 것이여.

각부득환희(卻不得懽喜)해라. 그렇게 현전 온다고 , 좋다야! 화두가 이렇게  때가 있구나.  내가 이렇게 화두   몰랐구나. 인자  득력(得力)이로구나 좋아서 나부댄다.  마음도 두지 말란 말이여. 그거 안되아.


고것 조금 들어온 바람에 이상스런 놈이 따라 들어오네. 환희마(懽喜魔) 들어와.

 ()라는  이상하지. 환희마란 놈이 그놈이  쬐끔만 생기면 들어온다 그말이여.  환희마를 두지 말아라!


환희마 두니, 안 두니 말할 것도 없어. 그만  현전일념(現前一念), 그저  의단(疑團)만 현전 갖출 것이다.


농담(濃淡) 임타(任他)해라. 화두가 되느니,  되느니,  무슨 그런 농담(濃淡)  나온 것은 임타(任他) 버려라. 저한테 맽겨버려.

망상은 저한테다 맽겨버려. 나거나 말거나 제 게다 두어버려.  마음이 나드래도 그까짓  제 게다 놔둬버려. 간섭 말아라.

  알아듣겄죠? 나거나 말거나, 그까짓  내가 간섭할게 뭐여? 임타해 버려.


그저  경계가, 그저 직여노서(直如老鼠) 교관재(咬棺材)해라.

늙은   , 그놈   늙은 놈이 그놈이 쌀궤에 쌀   알고 쌀궤를 뚫는디, 다시  뚫는   뚫지, 이리저리 고치지 말어라.  뚫는 구녁만 자꾸 뚫어라 그저.


그거 다른 말이 아니여.   없는 의심만 현전해라  말이여. 의단(疑團), 의단만 그저 현전(現前)해라.

의단 갖춘 것이 그것이 노서교관재(老鼠咬棺材) 그말이여. 늙은 쥐란 놈이 쌀궤 뚫듯기  구녁만 뚫어라.


활구참선법(活句參禪法) 이려. 활구참선법이 뿐이여. 대의단(大疑團) 뿐이여. 분심(憤心)으로 의단 뿐이여. 이걸 정법이라 해.

 밖에 무슨 정법이 있어? 별짓을, 천하 없는 짓을 다해 봤자 그거 정법이 아니여. 방편법이지.


방편(方便)이라는 것은 그건 어쩔  없어서 방편을 모도 천만 방편을 부려서,  가지  가지 방편을 부려서 화두로, 필경 화두 허게 만들려고  것이여.

가명(假名)으로 인도(引導)  것이 그것이 방편이여. 거짓 이름으로 인도헌 것이 방편이다  말이여.


가명인도(假名引導) () 권이미실(權而未實)이다. () 실답지 못허다. 추이미묘(麤而未妙). 추헌 것이 묘허지 못하다.

심상체신(心相體信)커사, 인자 네가 이만큼 참선을 헐라고 마음을 믿은 뒤에사 내시실상(乃示實相)이다. 이에 실상을 보인다. 이에 참으로 인자  정법을 보인다.


보소(寶所)가 재근(在近)허니, 보소가 가까이 있으니 어서 오너라. ? 어서 오너라.

그것 버리고 오너라 그말이여.  방편 버리고 오너라 그말이여.  가지 방편이고  가지 방편이고 버리고 와서, 어서 와서  찾아라. ‘이뭣고?’해라. ‘이뭣고?’를 해라.


그저 쥐란 놈이 쌀궤 물어뜯듯만 해라. 그저 현전일념만 해라. 그저 ‘이뭣고?’ , 그놈 한번 , 연속허고.   , 연속허고  보지.

그놈 이뭣고?’    , 뒤에 치를   생각해. ‘이뭣고?’를,  ‘이뭣고?’를,  ‘이뭣고?’를  줏어 대고, 자꾸 주어  .


고놈이 나중에 모으고  모으고,  해 지고  해 져 가지고, 일념이 되어 가지고 일념 그놈이 풀어지지 않고 그대로 그만 되아 버리네.

그것 그렇게 되면, 의단이 독로되면  깨닫는 법이 없어. 그건  아무리  깰라고 해도   수가 없어.


  자다가 방맹이로 대갈빡을 냅대 한번 때리면 골이  터짐서  깨듯기 한번 깨져야.   수가 없어.(19분49초~39분25초)



(3/3)----------------


  화두라 하는 것은 첫째 좌중(坐中) 득력(得力) 제일 ()허다. 좌중(坐中) 가운데에서 득력이  묘하다.


내가  공부허다가  잠이 오거들랑  잠을 깨우기 위해서 30분만에  번씩이든지,  시간만에  번씩이든지, 일어났다가 살모시 들어와서 앉어서  해라 요렇게  내가 일러주지.

일러주었더니, 가만히 보니  앉으면 일어나 버려, 일어나. 억지로   일어날라고 그런가 어쩐가 몰라도, 이리 보면 일어나. 조금 있다 보면 일어나. 1분도 안되아. 파딱 파딱 파딱 파딱  무엇이여?


그런 사람은 알지. 고렇게  사람은 알지.  들으라고   알지. ‘ 들으라고 이런 말하는구나  아는 것이 대단히 좋은 것이여.


그게 부작방편(不作方便)이다. 그것 ! 조끔  시간이라도 앉었다가 이럴 때가 있다든지, 30분이라도 앉었다가  이럴 때가 있다든지 어찌 그래야지, 고만 앉음서 그만  일어나.  일어나.

 무엇이여?  닦는 사람의 자취여? 그것이 무슨 방정이여. , 방정도 분수가 있지. 고런 놈의 방정이 있어?


이런 , 그런   사람은 들으면은  귀에 거스를는지 모르지마는, 충언(忠言)이 역이(逆耳)나 이어행(利於行)이다. 충성스런 말이 귀에는 거슬리지마는 행에는 좋은 것이여.

화두해 나가는 사람이 이러헌 결점을 봐주는데 싫어? 이게 어떠헌 말인디 싫어? 이거 어따 쓰는 건디 싫냐 그말이여.


제일, 좌중(坐中) 득력(得力) 제일 ()하다.

어좌중(於坐中) 득묘정력(得妙定力)이다. 좌중에서 정력 얻기가 제일 쉽다. 정력(定力) 화두일여(話頭一如).

화두 일념 중으로  쪼꼼도 어디 빈틈없이 일념 하나,   없는 일념 하나, 고놈이 고대로 있는 것이 그거 화두(話頭) 정력(定力)이여.


화두 르고 정력이  따로 있으면 써?

그게 무슨 놈의 ()이여? 그것이. 무슨 ()이여? 그녀러 정이.


  없는 놈이 틈도 없고, 도망도 안 가고 고대로 있는 것이 그것이 화두 정력이여!


정호제시(正好提)해라. 요러   정히  제시() 해라. 알뜰히 알뜰히 닭이란 놈이  품듯기 화두를 보호해라.  기가 맥히게 해라.


세상에 견성성불(見性成佛)이 뭐냐? 견성해서 성불허는 것이 뭣이냐?

견성(見性)이라는 것은 중생성, 중생 죄업(罪業) 녹아지는 것이다. 중생견 없어지는 것이다.


 중생견이라는 것이 사량분별(思量分別) 계교(計較)뿐인데,  사량분별 계교라는 것이 못된 마음, 쓸데없는 마음, 그저 모도 애착심, 애착심 가운데에서  모도 계교심(計較心),

계교심 알아? 계교심이라는  어떻게 어떻게 도둑질이라도 해야겄구나, 무슨 협잡질이라도 해야겠구나, 무슨 어떤 놈을 죽이기라도 해야겠구나’하 모도  계교심, 그런 중생심 떨어지는 것이여. 중생심.


그놈이  견성해 버리면은 계교심이 도리어 사람을 죽일 놈이라도 죽일 마음이 나도, 살리우는 마음이요 그거 해탈심인디 .

없나? 있어. 죽일  죽이지. 죽일  능히 죽이고, 살릴  능히 살리는 것이 해탈심이여.

허되 낱낱이 중생 번뇌 시대와 깨달라서 (覺) 시대(時代) 같나?


활연대오(豁然大悟) 해서 중생의 구백 생멸심(九百生滅心)에다가 견성을     같으면은 부처님의 그저  미진수(微塵數) 법문(法門) 한량없는 그만 해탈 법문이지. 모두 득묘법문(得妙法門)이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여.


정호제시(正好提)해라. 참으로 한번 제시() 해라.


단불용착력(但不用着力)이니라. 거다가서 착력(着力)허지 말어라.

힘을 써서 억지로 , 억지로 허는 법이 있나? 화두가 저절로 제시현전(撕現前)인데, 제시현전 가운데 착력(着力) 있어?


 공연히 힘을 부딪칠 수가 있거든. 억지로 힘을 써서, 그만  그만 착력을, 힘을 .

가운데 간을 힘을 쓰든지, 속에 심장을 힘을 쓰든지, 무슨 육단심(肉團心)을 .

힘을   같으면은 미묘현전(微妙現前) 아니다. 묘한 화두(話頭) 현전(現前) 아니니라.


그저 조금씩  두지. 너무 많이 허니  머리 아프고.


화두  나가는 가운데 한마디씩 들어 두면 그날 화두가 잽혀. 그만 그럭저럭 지내다가도 아침에 화두를 들어 놓으면 그날 공부가 그날날마당   관청에도 조까이(ちょうかい, 朝會)..  옛날에는 조까이 시간(朝會時間)이라고, 왜놈들 시대 때는 조까이 시간이라고 그러지마는, 지금은 모도  시간이 있지 않는가?


허니,  조금씩 이리 들어서 여설(如說),  법문대로 행을   보라 그말이여. 법문대로 법문 듣고 고대로 조금씩  보라  말이여.

 헐라고 아침마다 내가 올라와서,   한마디라도 힘이 잔뜩 든디 이러고 있겄냐 그말이여.


  말세일수록에 어서 부지런히  깨달라 가지고 깨달은 사람이  있어야사  정법 간택을 . 혼자만 옳다고  놓으니 누가 믿어져야지?


우선 원상(圓相) 가지고 말하자 그말이여.  원상을  그려 놓고 여기 들어가도 죽고, 여기 나와도 죽는다

원상(圓相) 뭉캐버리면 되겄냐 그말이여. ‘부채로 원상 뭉캤다 고걸 옳다고 인자 허고 앉었어?


, 세상에! 춘치(春雉) 자명(自鳴)이지. ‘봄 꿩이  울음에 죽는다’고.

! 차라리 그대로 두었으면 쓰건만,  무슨 소리여?  , 의심 . 의심 나 죽겠네.


어쨌든지 하루하루 법문 듣거든, 그날그날 법문대로  ,   .

날이 더우면은  시원헌 데 앉어서도 허고. 화두 없다고  더웁나? 화두에 일념이 되아사 더위도 없어.


오히려 더우면 가만히 앉었구만. 화두만  들고 앉었으면 더위가 없어. 더위가 더운 줄도 몰라.

그런디 괜히 왔다갔다 왔다갔다 왔다갔다, 그래 쓰냐 그말이여.


좌중(坐中) 득력(得力) ()허니,  앉어서  시간 동안에   일어나든지 그러고 도로 가서 자리에  앉고 앉고,  닭이란 놈이  품듯기, 괭이란 놈이  잡듯기   보란 말이여.

!  시킨 대로  해 봐.  철이고  철이고 애만  보란 말이여,  되는가, 되는가?


고인(古人)들 견성헌 스님네가  , 별로 지내가지 않었어. 득력시절(得力時節)  철이 별로  지내가.

 철만 지내가,   지내가면 선(禪)이 기름선이 되어서 못된 놈의 선(禪)이 되아 버려. 매끈매끈혀. 화두가  그만 암만 화두를 들어도 기름 발라  것처럼 미끄러서 도망가 버려.(39분27초~50분4초)(끝)



----------------(1/3)


*(게송) ‘靑天一雁沒  碧海三峯出’ ; 『청허당집(淸虛堂集)』 (서산 휴정 | 박경훈 역 | 동국대학교 역경원) ‘초옥(草屋)’ p85 참고.

*(게송) ‘空山風雨多  花落無人掃’ ; 『청허당집(淸虛堂集)』 (서산 휴정 | 박경훈 역 | 동국대학교 역경원) ‘방적객(訪謫客, 귀양을 사는 나그네를 찾아)’ p85 참고.

*재송도인(栽松道人) ; 중국 선종(禪宗) 4 도신대사(道信大師 580~651) 제자를 맞아 인증을 하였지만, 제자가 너무 늙어 스승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면, 법을 이을 사람이 없으니 몸을 바꾸어 오도록 하였다. 이에 몸을 바꾸어 후에 다시 만날  증거로 삼기 위해 황매산에 소나무를 심었다. ‘소나무를 심었다 뜻에서 재송도인(栽松道人)’이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 5 홍인대사(弘忍大師 602~675)이다.


[참고]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 (백운화상 抄錄 | 원조각성 번역 | 현음사) ‘32. 4 도신 대사 · 재송도자’ p202~206 참고. 『직지 강설() (무비 스님번역 | 불광출판사) ‘6 도신·홍인 대사’ p202~203 참고.

四祖  因栽松道者  來相見  語言相契  祖曰汝年已老  改形而來可也  道者  珍重  便行下山至濁港

4 도신 대사께서 재송도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말이 서로 계합하였다. 4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너의 나이가 이미 늙었으니 몸을 바꾸어서 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재송도자가 아무  없이 문득 산을 내려가서 탁항에 이르렀다.


見一處女浣衣  遂云我欲借汝家一宿  女云有父母在  道者曰你肯麽  女云去問我父母宿  道者去不遠  於一樹下坐化去  其女  從此有孕  生一男子  被父母訶  及是非不能洗  便將兒子  抛於江水中去  復廻次日見兒  逆流而去  不忍復收養之

 처녀가 빨래하는 것을 보고 드디어 말하기를 내가 그대의 집을 빌려서 하룻밤 자고자 하노라 처녀가 말하기를 부모님이 계십니다 도자(道者) 말하기를 그대는 허락하는가?” 처녀가 말하기를 집에 가서 저의 부모님께 묻고 주무시라고 하겠습니다

재송도자가 멀리 가지 아니하고  나무 밑에서 앉아서 입적하셨다.  처녀가 이로부터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니 부모의 꾸짖음과 옳고 그름을 씻을  없게 되어 문득 아이를 데리고 가서 강물에다 던져 버리고 갔다. 다시 돌아와서 다음날에 아이를 보니 물을 거슬러 가고 있었다.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다시 거두어 길렀다.


乞食度日  至七歲  携在黃梅  路上  見四祖  祖問曰童子何姓  子答曰姓卽有  不是常姓  祖曰  是什麼姓  子曰佛性  祖曰雖有佛性  汝且不會  子曰非但我不會  三世諸佛亦不會  祖曰爲什麼不會  子曰性空故  祖默識其法器  卽便出家  乃傳衣付法

걸식하면서 세월을 지내다가 일곱 살이 되어서 이끌고 황매산에 갔다.  위에서 4 도신 대사를 만났다. 4조께서 물어 말씀하시기를 동자는 성이 무엇인고?” 동자가 답해 말하기를 성이 있기는 하나  보통의 성은 아닙니다” 4조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떤 성인고?” 동자가 말하기를 불성(佛性)입니다

4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비록 불성은 있으나 너는 아직 알지 못할 것이다 동자가 말하기를 비단 저만 알지 못할  아니라 삼세제불도 또한 알지 못합니다” 4조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찌하여 알지 못하느냐?” 동자가 말하기를  본성이 비었기 때문입니다” 4 대사께서 그가 법기임을 아시고  문득 출가해서 이에 가사를 전하고 법을 부촉하셨다.

*지나(支那) ; 우리나라의 서북쪽, 아시아 동부에 있는 나라. 중국 본토의 다른 명칭.

*마조원상(馬祖圓相) 공안 ; [선문염송(禪門拈頌)] (혜심 지음) 제5권 165칙 ‘원상(圓相)’ 공안.

馬祖因見僧參  畫一圓相云  入也打不入也打  僧便入  師便打  僧云和尙打某甲不得  師靠却拄杖  休去.

마조 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와서 뵙자, 마조 스님이 원상(圓相), 동그라미를 그려 놓고 ‘입야타(入也打) 불입야타(不入也打), 이 원상에 들어가도 치고 들어가지 아니해도 친다’하고 물으시니, 그 스님이 원상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조 스님이 주장자로 들어간 그 스님을 한 대 후려치니까, 그 스님이 말하기를 ‘스님께서는 저를 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조 스님이 휴거(休去)를 했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가버리셨습니다.


[참고] 송담스님(No.282) - 86년 1월 첫째일요법회(86.01.05)에서.(2분)

마조 스님이 원상(圓相)을 그려 놓고 ‘입야타(入也打) 불입야타(不入也打) 이 원상에 들어가도 치고 들어가지 아니해도 친다.’ 이 공안을 물은데 어떤 스님이 그 안에 들어갔어.

들어가니까 마조 스님이 주장자로 들어간 그 스님을 한대 후려쳤습니다. 치니까 그 스님이 말하기를 『스님께서는 저를 치지 못했습니다.』 이랬습니다.

그러니까 마조 스님이 휴거(休去)를 했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냥 방장(方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 원상 안에 들어가도 치고 들어가지 아니해도 친다’한 그 공안에 그 스님이 턱 뛰어들어가는 도리는 무슨 도리며,

들어가니까 마조 스님이 주장자로 한 방을 후려치니까 그 스님이 그 방(棒)을 맞고서 하는 말이 『스님께서는 저를 치지 못했습니다.』 또 그 스님이 그렇게 말한 데에 마조 스님이 아무 말없이 저리 가버렸으니...

이러한 공안에 확연(確然)히 의심이 없어야 하는 것입니다.


비록 이러한 공안이 문헌상에 오른 것만 해도 천칠백 공안이라 하는데, 이것이 다 부처님과 조사가 씹다가 버린, 먹다가 버린 찌꺼기에 지나지 못한 것이기는 하나, 이러한 공안이 바로 학자(學者)의 소견(所見)을 가려보는 데에는 좋은 시금석(試金石)이 되는 것입니다.

*문태다 ; ‘문지르다, 문대다’의 사투리.

*법광(法狂) ; 수행의 과정에서 어떤 경계가 나타나서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 언행의 절제가 사라져 미친 것과 같은 상태. 식광(識狂)이라고도 한다.

*오장치 ; ‘오쟁이’의 사투리. *오쟁이 : 물건을 정돈하거나 담아 두기 위하여 짚을 엮어서 만든 작은 섬(곡식을 담기 위해 짚으로 엮어서 만든 자루).

*말리 ; ‘마루(한옥에서 방과 방 사이에 있는 마루)’의 사투리.

*거량(擧揚 들 거/나타낼·밝힐 량) ; 법거량(法擧揚). ①스승이 제자의 수행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주고받는 문답. ②선(禪) 수행자들 사이에 주고받는 선(禪)에 대한 문답.

*나변(那邊 어찌·어느 나/가장자리·곁 변) ; 어느 곳 또는 어디.

*넨장 ; 못마땅한 일이 있을 때 욕으로 하는 말.

*운문 선사의 방(棒) : 운문긱구자(雲門喫狗子).

석가여래께서 출생하면서 바로 ‘하늘 위나 하늘 아래에 오직 내가 가장 높다(天上天下唯我獨尊)’하신 말씀이 있는데, 이에 대하여 여러 조사 스님들이 해석도 하고 칭송도 한 바가 많지마는, 운문 문언선사는 말하기를 『내가 그 당시에 있었더라면, 한 몽둥이로 때려 잡아서 주린 개나 주어 씹혔으면 세상을 태평케 하였겠다! (我當時若見․ 一棒打殺․ 與狗子喫却․ 媿圖天下泰平)』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여러 선지식들은 『아! 운문이야말로 참으로 ‘유아독존’의 뜻을 잘 설명하였다。부처님의 제자답다』하고 모두 칭찬하였다.



-----------------(2/3)


*화두(話頭) : 또는 공안(公案) • 고측(古則)이라고도 한다. 선종(禪宗)에서 참선 수행자에게 참구하는 과제로 주어지는 지극한 이치를 표시하는 조사의 언구(言句)나 문답이나 동작. 참선 공부하는 이들은 이것을 참구하여, 올바르게 간단없이 의심을 일으켜 가면 필경 깨치게 되는 것이다.

*현전(現前) ; 앞에 나타나 있음. 눈앞에 환히 드러나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

*폐침망찬(廢寢忘餐 폐할 폐/잘 침/잊을 망/밥 찬) : 자는[寢] 것을 폐(廢)하고 밥 먹는[餐] 것을 잊으며[忘] 일에 심혈을 기울임.

*역부러 ; ‘일부러’의 사투리.

*판치생모(板齒生毛) ; 화두(공안)의 하나.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께 묻되, “어떤 것이 ‘조사서래의’입니까?  (如何是祖師西來意)”하니 답하시되, “판치생모(板齒生毛)니라.” 하셨다. 즉, 「어떤 것이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판치에 털이 났느니라.」라고 하는 화두.

그러면 조주 스님은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을까?  이 화두도 ‘무자’ 화두와 같이 ‘판치생모’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고 “판치생모” 라고 말씀하신 조주 스님께 뜻이 있는 것이니, 학자들은 꼭 조주 스님의 뜻을 참구해야 한다. “어째서 ‘무’라 했는고?” 하는 것과 “어째서 ‘판치생모’라 했는고?” 하는 것은 조금도 다름이 없는 것이다. [언하대오(言下大悟)에서] (용화선원) p53.

*발심(發心) ; ①위없는 불도(佛道=菩提=眞理)를 깨닫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菩提心]을 일으킴[發]. ②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마음을 냄. 깨달음의 지혜를 갖추려는 마음을 냄. 초발의(初發意), 신발의(新發意), 신발심(新發心), 초심(初心), 발의(發意) 등이라고도 한다. 갖추어서 발기보리심(發起菩提心), 발보리심(發菩提心)이라고 한다.

*득력(得力) ; 수행이나 어떤 기술•운동에서 자꾸 되풀이해서 하면, 처음에는 잘 안되던 것이 할라고 안 해도 저절로 잘 되어질때 득력(得力)이라 표현. 수월하게 되어 힘이 덜어지는 것을 다른 표현을 쓰면 그것을 ‘힘을 얻었다(得力)’하는 것.

참선 수행에서는 화두에 대한 의심을 할려고 안 해도 저절로 의심이 독로(獨露)하게 되는 것을 ‘득력’이라고 말한다.

*주작(做作 지을 주/지을 작) ; 저절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억지로 지어서 하는 것.

화두를 들 때 무상(無常)을 느껴 발심(發心)을 해서 의심이 끊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지 아니하고 의심을 한 번 잠깐하고 또 의심함이 없으면 진심(眞心)으로 의심을 발한 것이 아니고 억지로 한 것이어서 주작이라고 한다.

*딴 생각 ; 별념(別念). [몽산법어] (용화선원刊) 박산무이선사선경어(博山無異禪師禪警語)에서.

“做工夫호대  着不得一絲毫別念이니  行住坐臥에  單單只提起本叅話頭하야  發起疑情하야 憤然要討箇下落이니라.  若有絲毫別念하면  古所謂雜毒이  入心하야  傷乎慧命이라하니  學者는 不可不謹이니라”

“공부를 짓되 털끝만치라도 딴 생각[別念]을 두지 말지니, 가고 멈추고 앉고 누우매 다못 본참화두(本叅話頭)만을 들어서 의정을 일으켜 분연히 끝장 보기를 요구할 것이니라.

만약 털끝만치라도 딴 생각[別念]이 있으면 고인이 말한 바 「잡독(雜毒)이 마음에 들어감에 혜명(慧命)을 상한다」하니, 학자는 가히 삼가지 않을 수 없느니라.”


“余云別念은  非但世間法이라  除究心之外에  佛法中一切好事라도  悉名別念이니라.  又豈但佛法中事리요  於心體上에  取之捨之  執之化之가  悉別念矣니라”

“내가 말한 딴 생각[別念]은 비단 세간법만 아니라 마음을 궁구하는 일 외에는, 불법(佛法)중 온갖 좋은 일이라도 다 딴 생각[別念]이라 이름하느니라.

또 어찌 다만 불법중 일뿐이리오?  심체상(心體上)에 취하거나[取], 버리거나[捨], 집착하거나[執], 변화하는[化] 것이 모두 다 딴 생각[別念]이니라.” (p164-166)


“做工夫호대  不得將心待悟어다.  如人이  行路에  住在路上하야  待到家하면  終不到家니 只須行하야사  到家오  若將心待悟하면  終不悟니  只須逼拶令悟요  非待悟也니라”

“공부를 짓되 마음을 가져 깨닫기를 기다리지 말라.  마치 사람이 길을 가매 길에 멈춰 있으면서 집에 이르기를 기다리면 마침내 집에 이르지 못하나니, 다만 모름지기 걸어가야 집에 도달하는 것과 같아서,

만약 마음을 가져 깨닫기를 기다리면 마침내 깨닫지 못하니, 다만 모름지기 애써서 깨닫게 할 뿐이요, 깨닫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니라.” (p163-164)


“做工夫호대  不得求人說破이니  若說破라도  終是別人底요,  與自己로  沒相干이니라.  如人이  問路到長安에  但可要其指路언정  不可更問長安事니  彼一一說明長安事라도  終是彼見底요,  非問路者의  親見也이니라.  若不力行하고  便求人說破도  亦復如是하니라”

“공부를 짓되 다른 사람이 설파(說破)하여 주기를 구하지 말지니, 만약 설파(說破)하여 주더라도 마침내 그것은 남의 것이요, 자기와는 상관이 없나니라.

마치 사람이 장안으로 가는 길을 물으매 다만 그 길만 가리켜 주기를 요구할지언정 다시 장안의 일은 묻지 말지니, 저 사람이 낱낱이 장안 일을 설명할지라도 종시(終是) 그가 본 것이요, 길 묻는 사람이 친히 본 것은 아니니라. 만약 힘써 수행하지 않고 남이 설파하여 주기를 구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p180-181)

*심두(心頭) ; 머릿속의 생각. 또는 생각하고 있는 마음.

*확철대오(廓徹大悟) ; 내가 나를 깨달음. 내가 나의 면목(面目, 부처의 성품)을 깨달음.

*시광엄몰(時光淹沒) ; 시간[時光]이 흘러가고[淹沒]. 엄몰(淹沒)은 ‘빠지다. 침몰’의 뜻.

*시은(施恩) ; ①시주(施主)에게서 받은 은혜. ②은혜를 베풂.

*신심(信心) : ①‘내가 바로 부처다’ 따라서 부처는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요, 일체처 일체시에 언제나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주인공, 이 소소영령한 바로 이놈에 즉해서 화두를 거각함으로써 거기에서 자성불(自性佛)을 철견을 해야 한다는 믿음.

②‘올바르게 열심히 참선을 하면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믿음. 진리에 대한 확신.

*분심(憤心) : 억울하고 원통하여 분한 마음.

과거에 모든 부처님과 도인들은 진즉 확철대오를 해서 중생 제도를 하고 계시는데, 나는 왜 여태까지 일대사를 해결 못하고 생사윤회를 하고 있는가. 내가 이래 가지고 어찌 방일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속에서부터 넘쳐 흐르는 대분심이 있어야. 분심이 있어야 용기가 나는 것이다.

*마(魔) : [범] mara 음을 따라 마라(魔羅)라 하고, 줄여서 마(魔)라고만 한다。장애자(障礙者) · 살자(殺者) · 악자(惡者)라 번역。목숨을 빼앗고 착한 일을 방해하며 모든 것을 파괴하는 악마를 말한다. 그러나  「마」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참고] 『선가귀감』 (용화선원刊) p64에서.

마(魔)란 생사를 즐기는 귀신의 이름이요, 팔만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사천 번뇌다。마가 본래 씨가 없지만,수행하는 이가 바른 생각을 잃은 데서 그 근원이 파생되는 것이다.

중생은 그 환경에 순종하므로 탈이 없고, 도인은 그 환경에 역행하므로 마가 대들게 된다。그래서 「도가 높을수록 마가 성하다」고 하는 것이다.

선정 중에 혹은 상주를 보고 제 다리를 찍으며 혹은 돼지를 보고 제 코를 쥐기도 하는 것이, 모두 자기 마음에서 망상을 일으켜 외부의 마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마의 온갖 재주가 도리어 물을 베려는 것이나, 햇빛을 불어 버리려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옛말에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들어온다」고 하시니라.

*쌀궤(-櫃) ; 뒤주(쌀 따위의 곡식을 담아 두는 세간의 하나).

*의단(疑團 의심할 의/덩어리 단) ; 공안 · 화두에 대한 알 수 없는 의심(疑心)의 덩어리(團).

*의심(疑心) : 자기의 본참화두(本參話頭)에 대해 ‘알 수 없는 생각’에 콱 막히는 것.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이놈이 무엇인고?’ ‘이뭣고?’ ‘이놈’이 무엇이길래 무량겁을 두고 수 없는 생사를 거듭하면서 오늘 지금 이 자리까지 왔는가? ‘대관절 이놈이 무엇이냐?’ 또는 ‘어째서 무(無)라 했는고?’ 또는 ‘조주스님은 어째서 판치생모(板齒生毛)라 했는고?’

자기의 본참화두(本參話頭)에 대한 의심이, 지어서 드는 것이 아니라 속에서부터 저절로 들려지게 해야. 바른 깨달음은 알 수 없는 의단, 알 수 없는 의심에 꽉 막힌 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활구참선(活句參禪) ; 선지식으로부터 화두 하나를 받아서[본참공안], 이론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다못 꽉 막힌 알 수 없는 의심(疑心)으로 화두를 참구(參究)해 나가 화두를 타파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하는 참선법(參禪法). 참선을 하려면 활구참선을 해야 한다.

참선의 다른 경향으로 사구참선(死句參禪)이 있는데, 사구참선은 참선을 이론적으로 이리저리 따져서 분석하고, 종합하고, 비교하고, 또 적용해 보고, 이리해서 화두를 부처님 경전이나 조사어록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여 이론적으로 따지고 더듬어서 알아 들어가려고 하는 그러한 참선인데, 이것은 죽은 참선입니다.

천칠백 공안을 낱낱이 그런 식으로 따져서 그럴싸한 해답을 얻어놨댔자 중생심이요 사량심이라, 그걸 가지고서는 생사해탈은 못하는 것입니다. 생사윤회가 중생의 사량심(思量心)으로 인해서 일어난 것인데 사량심을 치성하게 해 가지고 어떻게 생사를 면할 수가 있겠습니까?

*가명인도고(假名引導故) ~ 내시실상(乃示實相) ; 이 구절은 구마라집이 번역한 『묘법연화경』에 해설을 덧붙인 중국 송나라의 계환(戒環) 스님이 1126년에 저술한 『묘법연화경요해妙法蓮華經要解』(제1권)에 나오는 구절.

[참고] 〇妙法蓮華經要解卷第一

.....  但以衆生垢重根器未純。先說三乘假名引導。故權而未實麄而未妙。及乎諸糞既除心相體信。乃示實相會歸一乘。則妙而無麄矣。諸佛能事終畢於是也  ....


*보소(寶所)가 재근(在近)이다 ; 보물(寶物)이 있는 곳[所]이 가깝다[在近].

[참고] 『법화경』 제7 화성유품(化城喩品)에서. 『법화경』 (청량사 | 조인도철 역해), 『법화경』 (시공사 | 이연숙 옮김) 참고.

비구들아, 만일 여래(如來)가 열반할 때가 되면, 또 대중들이 청정할 뿐 아니라 믿고 이해함이 견실하여 모든 것이 공(空)하다는 이치를 환히 알며 깊은 선정을 성취하게 되면, 여래는 이를 알고 곧 성문과 보살들을 모아 이 가르침을 설한다.

세상에 이승(二乘, 성문과 연각)으로 멸도하는 일은 없나니 오직 일불승(一佛乘)으로써만 멸도(滅度)할 수 있다.

비구들아, 알라. 나는 중생들의 성품을 꿰뚫어 보아 그들이 소법(小法)을 즐기며 오욕에 깊이 집착함을 알았기에 방편으로 열반을 설했고, 중생들은 내 말을 듣고는 곧 믿고 받아 지녔다.


예를 들어, 아주 험난한 데다 사람마저 살지 않아 무시무시하며, 길이가 5백 유순이나 되는 나쁜 길[惡道]이 있는데, 어떤 사람들이 진귀한 보물 있는 곳에 가기 위해 그곳을 지나려 한다고 하자.

그때 그들 가운데 한 길잡이[導師]가 매우 총명하여 그 길의 형세를 환히 다 알고 있었기에, 무리들을 이끌고 그 무서운 곳을 지나가고자 했다.

그러나 무리들은 얼마 가지 않아 귀찮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 길잡이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너무나 피곤한 데다 무서워서 도저히 더이상 갈 수가 없소. 게다가 갈 길도 아직 멀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소.’


그러자 갖가지 방편(方便)을 지니고 있는 길잡이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사람들 참 딱하도다. 어째서 큰 진귀한 보물을 포기하고 돌아가고자 하는가?’ 그리고는 방편을 써서 그 길의 3백 유순 되는 지점에 신통력으로 성(城) 한 채를 만들어 놓고서 무리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두려워 마시오. 그리고 돌아갈 생각도 하지 마시오. 여기 이렇게 큰 성이 있으니 들어가서 마음껏 지내시오. 이 성에 들어가면 편안히 지낼 수 있고, 또 앞으로 더 나아가면 보물이 있는 곳[寶所]에 다다를 수 있소’


그러자 지쳐 있던 무리들은 매우 기뻐하며 기적 같은 일[未曾有]이라고 찬탄하며 말했다. ‘이제 이 험한 길[惡道]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얻었도다.’

그리고 그들은 신통력으로 만들어진 성[化城]으로 들어가, 이미 험한 길 다 벗어났고 편안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길잡이[導師]는 그 사람들이 휴식을 취한 뒤 피로가 다 풀린 줄 알고는, 신통력으로 만든 성[化城]을 없애 버리고 무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어서 갑시다. 보물 있는 곳이 멀지 않소(寶處在近). 예전에 있던 큰 성은 그대들을 쉬도록 하기 위하여 내가 신통력으로 만든 것이었소.’


비구들아, 여래 또한 이와 같아서 그대들을 이끄는 큰 스승(大導師)이다. 그래서 모든 생사 번뇌와 악도(惡道)가 험난하고도 하염없이 긴 것을 알고 또 응당 떠나고 건너야 할 것임을 안다.

그러나 만일 중생들이 단지 일불승(一佛乘)의 가르침만 듣는다면, 부처님을 보려고 하지도 않고 가까이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또 ‘부처님 되는 길은 멀고도 머니 오래도록 노력하여야 성불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것이기에, 또 부처님께서 중생들이 겁 많고 약하고 하열(下劣)함을 알기에 중도에 쉬게 하기 위하여 방편으로 두 가지 열반을 설했다.


그리고 만일 중생들이 이 두 경지에 안주하면 여래는 곧 다시 이렇게 설한다.

‘그대들이 머물고 있는 경지는 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운 경지일 뿐이니, 그대들이 해야 할 일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그대들이 얻은 열반을 잘 관찰하고 헤아려 보라. 그것은 진실한 열반이 아니요. 다만 여래가 방편으로 일불승을 분별하여 삼승(三乘)으로 설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저 길잡이가 무리들을 쉬게 하기 위하여 신통력으로 큰 성을 만들고, 다시 충분히 쉬었음을 알고는 ‘보물이 있는 곳은 가깝소. 그리고 이 성은 진짜가 아니라 내가 신통력으로 만들어 낸 것일 뿐이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3/3)


*견성성불(見性成佛) ; 자신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性]을 꿰뚫어 보아[見] 깨달아 부처가 됨[成佛].

*죄업(罪業) ; 자신과 남에게 해가 되는 그릇된 행동(身)와 말(口)과 생각(意). 괴로움의 과보를 초래하는 악한[罪] 행위[業(身口意 三業)]. 좋지 않은 결과의 원인이 되는 악한 행위.


*사량분별(思量分別) : 사량복탁(思量卜度), 사량계교(思量計較)와 같은 말。 생각하고 헤아리고 점치고 따짐。 가지가지 사량분별(思量分別)로 사리(事理)를 따짐。 법화경 방편품(法華經方便品)에 「이 법은 사량분별로 능히 알 바가 아니다」라고 함.

[참고] 『몽산법어(蒙山法語)』 (용화선원刊) 박산무이선사선경어(博山無異禪師禪警語) p155~158 에서.

做工夫호대  不可在古人公案上하야  卜度하야  妄加解釋이니,  縱一一領畧得過라도  與自己로  沒交渉하리라.  殊不知古人의  一語一言이  如大火聚로다.  近之不得하며  觸之不得이온  何況坐臥其中耶아.  更于其中에  分大分小하며  論上論下인댄  不喪身失命者幾希리라.


공부를 짓되 옛사람의 공안에 대하야 헤아려[卜度] 망령되이 해석을 붙이지 말지니, 비록 낱낱이 알아낸다 할지라도 자기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리라.

자못 고인의 한 말씀 한 말씀이 마치 큰 불덩어리 같음을 알지 못하는도다。 가까이 할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거늘 하물며 그 속에 앉았다 누웠다 하리요? 더구나 그 가운데서 크고 작음을 분별하며 위라 아래라 따진다면, 생명을 잃지 않을 자 거의 없으리라。


做工夫人은  不可尋文逐句하며  記言記語니,  不但無益이라  與工夫로  作障礙하야  眞實工夫가  返成緣慮하리니,  欲得心行處絕인들  豈可得乎아


 공부 지어 가는 사람은 문구(文句)를 찾아 좇지 말며 말이나 어록을 기억하지 말지니, 아무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공부에 장애가 되어서 진실한 공부가 도리어 망상의 실마리가 되리니, 마음의 자취가 끊어지기[心行處絕]를 바란들 어찌 가히 될 수 있으랴?


做工夫호대 最怕比量이니, 將心湊泊하면 與道轉遠하리니, 做到彌勒下生去라도 管取沒交渉하리라. 若是疑情이 頓發的漢子인댄 如坐在*鐵壁銀山之中하야  只要得個活路이니, 不得箇活路면  如何得安穩去리요  但恁麼做去하야  時節이  到來하면  自有箇倒斷하리라


 공부를 지어 가되 가장 두려운 것은 비교하여 헤아리는 것[比量]이니, 마음을 가져 머뭇거리면 도(道)와 더불어 더욱 멀어지리니, 미륵불이 하생할 때까지 공부를 할지라도 아무 소용이 없으리라.

만약 의정이 몰록 발한[頓發] 사람일진댄 마치 철벽(鐵壁)이나 은산(銀山) 속에 들어앉아서 다만 살 길[活路]을 찾는 것같이 할지니, 살 길을 찾지 못하면 어찌 편안히 지내가리오? 다만 이와같이 지어 가서 시절이 오면 저절로 끝장이 나리라.

*구백생멸(九百生滅) ; 9백번 생겨나고 멸하는 것. 이것은 1소찰나(一小刹那) 동안에 생멸하는 숫자를 나타낸 것이다.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佛說仁王般若波羅蜜經)』에 (제2 관공품觀空品) '九十刹那爲一念  一念中一刹那經九百生滅' '90찰나가 한 생각[一念]이 되고, 한 생각 가운데 1찰나에 구백생멸이 지난다'

『인왕경소(仁王經疏) 상권(末)』에 (신라 때 원측圓測 지음) ‘以九十小刹那成一大念  一大念中一小刹那 復有九百生滅...  若生滅合論 卽有九百生滅 別論卽有一千八百’ ‘90소찰나(小刹那)는 1대념(大念)을 이루고, 1대념에 속하는 1소찰나에는 다시 9백생멸이 있다. ... 생멸을 합해서 논하면 9백생멸이 있는 것이고 따로 논하면 천팔백번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미진수(微塵數 작을 미/티끌 진/셀·수 수) ; 세세하게 부수어진 것 같이 수많음. 셀 수 없는 무한의 수. 미진(微塵) : 물질을 분석하여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극소 단위.

*법문(法門 부처의 가르침 법/문 문) :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으로 하여금 나고 죽는 고통 세계를 벗어나, 열반(涅槃)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이렇게 이름.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르는 말. 진리에 이르는 문.

*육단심(肉團心) : [범] Hrdaya  4심의 하나。 심장을 말함。 8판(瓣)의 육엽(肉葉)으로 되었다 한다。 의근(意根)이 의탁한 곳.

*춘치자명(春雉自鳴 봄 춘/꿩 치/스스로 자/울 명) ; ‘봄철에 꿩이 스스로 운다’는 뜻으로, 남이 충동하지 않아도 스스로 제 허물을 드러내어 화(禍)를 자초(自招)함을 이르는 말. ‘봄 꿩이 제 울음에 죽는다(春山雉以鳴死)’에서 나온 말로, 꿩이 ‘나 여기 있소’라고 스스로 우는 바람에 사냥꾼에게 있는 위치를 알려 죽게 된다는 뜻이다.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