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구참선 최상승법2015. 5. 20. 17:05

§(336) 화두(공안) / 의리선(義理禪) / 활구참선(活句參禪).

우리가 참선을 하고 화두를 참구하는 것은 중생심(衆生心)을 쳐부수고, 중생심을 돌이켜서 ‘참나’로 돌아가는 것이고 깨달음에 나아가는 것이지, 무슨 지식을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활구참선(活句參禪)은 대관절 무엇이냐? 말 길이 끊어지고, 이치 길이 끊어지고, 사량분별이 끊어진다. 더듬어 들어갈 것이 없고 알아 들어갈 것이 없어. 해 갈수록 꽉 막혀서 알 수 없는 의단(疑團)만이 독로(獨露)하도록 이렇게 잡두리를 해 가는 것입니다.


의심이 독로해서 꽉 막혀야 거기에서 분별이 끊어지고, 사량이 끊어지고, 생사심이 거기서 끊어지는 것이여. 끊어짐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지, 사량분별을 점점 치성하게 해 가지고 참선한다고 앉아서 계속해서 분별로 따지고 앉아 있으면 언제 사량분별이 끊어질 것이냐.


**송담스님(No.336)—87년 8월 첫째일요법회(87.08.02) (용336)

 

약 10분.

 

오늘 화두를 새로 타고 또 불명(佛名)을 타고, 계(戒)를 받으려고 하는 분들은 특별히 마음을 가다듬고 말씀을 들어 주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

화두(話頭), 화두는 이 공안(公案)이라고도 하는데 이 공안이라고 하는 것은 관청의 법인 것입니다.
그 법에 의해서 관청의 모든 사무를 보고 또 백성을 다스리고 하는 근본법을 갖다가 관공기관의 안(案)이다, 법안(法案)이다. 이래서 공안이라 그렇게도 말하고 또 꼬집어서 화두라고도 하고 그러는데,

이 화두라고 하는 것은 이론으로 풀 수 없는 문제인 것입니다.

세속의 모든 문제, 모든 수수께끼나 문제는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과 상식을 총동원해 가지고 그것을 분석하기도 하고 또는 종합하기도 하고 또 비교하기도 하고 또는 적용해 보기도 해 가지고, 그래 가지고 어떠한 ‘아! 이것이다’ 이렇게 결론을 얻어내는 것인데,

이 참선(參禪)하는 데에 과제인 이 화두는 그러한 이론이 동원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런 지식과 상식을 가지고 이리저리 따져서 알려고 하는 그러한 방법은 올바른 참선이 아니고 올바른 수행이 아니고 올바른 참구(參究)가 아닌 것입니다.

아까 조실 스님께서도 녹음법문을 통해서 고구정녕(苦口叮嚀)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공안을 가지고 자기가 알고 있는 불교의 교리나 어떤 철학적으로 이론적으로 이리 따져서 ‘아하 그렇구나!’ 이렇게 아는 것은 그것은 의리선(義理禪)이라 해 가지고 사량분별(思量分別)이지 그것이 바른 참선이 아닌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따져서 아무리 그럴싸한 결론을 얻었다 해도 그것은 마침내 중생의 번뇌(煩惱)요,망상(妄想)인 것이요, 분별심인 것입니다.
번뇌와 망상과 분별은 우리의 정신을 어지럽힐 뿐이지 깨달음에 나아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참선을 하고 화두를 참구하는 것은 중생심(衆生心)을 쳐부수고, 중생심을 돌이켜서 ‘참나’로 돌아가는 것이고 깨달음에 나아가는 것이지, 무슨 지식을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근자에 일본식 참선, 그 의리선이 많이 한국에 흘러 들어와 가지고 참 많은 지식인들이 그런 일본 참선에 물들어 가고 있는 안타까운 경향이 있습니다.
공안을 갖다가 의리로 따져 가지고 열 개, 스무 개, 백 개 내지 오백 개, 천 개 이렇게 해서 그 공안을 따져서 자기 나름대로 통과를 하면 그것으로써 깨달음에 나아갔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 의리선(義理禪)이라 하는 것입니다.

책에서도 보고 또 그 말을 들어보니 일본에서는 그러한 의리선을 오래전부터서 해 오고 지금도 역시 해 가고 있어서 오백 개를 통과를 하면은 법사(法師)로써 참선을 지도할 수가 있고, 천 개 이상을 통과를 하면 조실이 될 자격이 있다 이런 말도 내가 들었습니다마는,

우리 한국의 참선은 그러한 의리선이 아닙니다.
깨달을 때까지 화두 하나만을 가지고 그 화두를 갖다가 타파(打破)함으로써 천칠백 화두가 일시에 툭 터지는, 그래 가지고 자성(自性)을 깨닫고 불조(佛祖)의 면목(面目)을 깨닫는 이러한 참선인 것입니다.

왜 일본에서는 똑같은 중국으로부터서 그 받아들인 참선인데 그렇게 의리선으로 그렇게 나아가냐?
내가 생각해 보니까 일본 사람들은 섬사람들이 되어서 생각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고, 느긋하지를 못해서 빨리 무슨 마음의 얻은 바가 있고, 느끼는 바가 있고, 알아지는 것이 있어야지,

한국처럼 화두 하나만을 가지고 십 년 내지 이십 년, 삼십 년 내지 일생 마지막 숨질 때까지라도 화두 하나만을 가지고 잡두리 해 나가는 그렇지를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의리선이 발달을 되지 아니했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공안을 백 개, 이백 개, 수백 개를 통과한들 그것이 ‘참 깨달음’이 아니라면 그것을 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세속의 어떤 학문은 그만큼 열심히 해서 석사도 되고 박사가 되고 한다면 그것으로써 자기의 일생동안 보람을 거기서 찾을 수도 있고, 그걸 가지고 학자가 되기도 하고, 자기의 그 먹고 사는 방책도 되겠지만,

이 화두는 문헌상에 오른 것만 해도 천칠백 공안인데 그것을 다 의리(義理)로 따져서 안들 그것 했다고 해서 어디 취직을 해 가지고 밥벌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것 몇백 개 통과했다고 해서 생사해탈하는 것도 아니요. 그것 했다 해서 불조의 혜명(慧命)을 이어받은 것도 아니고, 지옥에 가 봤자 그것 몇 개 알았다고 해서 염라대왕이 알아 줄 바도 아닌 것입니다.
그러니 애써서 참선을  해가지고 아무 소용이 없다면 그거 무얼 하는 것이겠습니까?

그래서 만나기 어려운 사람 몸을 받아 만났고, 만나기 어려운 불교를 만났고, 불교 가운데에서도 이 최상승법을 믿고 실천하려면 활구참선을 해야 한다.

활구참선(活句參禪)은 대관절 무엇이냐?
말 길이 끊어지고, 이치 길이 끊어지고, 사량분별이 끊어진다. 더듬어 들어갈 것이 없고 알아 들어갈 것이 없어. 해 갈수록 꽉 막혀서 알 수 없는 의단(疑團)만이 독로(獨露)하도록 이렇게 잡두리를 해 가는 것입니다.

‘이뭣고?’  ‘이 몸뚱이 끌고 다니는 이 소소영령(昭昭靈靈)한 이놈이 무엇인고?’ 해 갈수록 알 수가 없고, 꽉 막혀야 그 공부가 옳게 되어가는 것입니다.

자꾸 해 가면 무엇이 알아지는 것이 있고, ‘아하 그렇구나! 그것이로구나!’ 이렇게 알아지면 중생심이여.

알아지는 참선은 그것은 분별만 조장을 시키고, 사량분별이라 하는 것은 더욱 생사심(生死心)을 갖다가 치성(熾盛)하게 만드는 거여. 불타는 데 기름을 찌틀어 가지고 더 불이 훨훨 타게 만드는 것이지, 그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그말이여.

꽉 의심이 독로해서 꽉 막혀야 거기에서 분별이 끊어지고, 사량이 끊어지고, 생사심이 거기서 끊어지는 것이여.
끊어짐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지, 사량분별을 점점 치성하게 해 가지고 참선한다고 앉아서 계속해서 분별로 따지고 앉아 있으면 언제 사량분별이 끊어질 것이냐 그말이여.

길을 막고 물어봐도 확연한 것이고, 세 살 먹은 어린애 보고 물어봐도 그렇게 해 가지고 깨달음에 나아갈 것인가?(16분4초~26분4초)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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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佛名) ; 불법에 귀의한 남녀 신자에게 붙이는 이름.
*참선(參禪) ; ①선(禪)의 수행을 하는 것.
②내가 나를 깨달아서, 자신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을 꿰뚫어봐 이 생사 속에서 영원한 진리와 하나가 되어서 생사에 자유자재한 그러헌 경지에 들어가는 수행. 자신의 본성을 간파하기 위해 하는 수행.
*참구(參究 헤아릴 참/궁구할 구) ; ①다못 알 수 없는 의심(疑心)으로 본참화두를 드는 것. ②선지식의 지도 아래 참선하여 화두(공안)을 꿰뚫어 밝히기 위해 집중함. 화두 의심을 깨뜨리기 위해 거기에 몰입함.
*고구정녕(苦口叮嚀 괴로울 고/말할 구/신신당부할•정성스러울 정/간곡할 녕) : 입이 닳도록(입이 아프도록) 정성스럽고(叮) 간곡하게(嚀) 말씀하심(口).
*의리선(義理禪) ; 말이나 글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선. 이런 의리선(義理禪)은 ‘사구참선(死句參禪)’이라 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가 없다.
*사량분별(思量分別) : 사량복탁(思量卜度), 사량계교(思量計較)와 같은 말。 생각하고 헤아리고 점치고 따짐。 가지가지 사량분별(思量分別)로 사리(事理)를 따짐.
법화경 방편품(法華經方便品)에 「이 법은 사량분별로 능히 알 바가 아니다」라고 함.
*번뇌(煩惱 번거러울 번/괴로워할 뇌) ; ①몸과 마음을 번거롭게 어지럽히고[煩亂, 煩勞, 煩擾] 괴롭혀 고뇌케 함[逼惱, 惱亂] 등의 뜻으로 번뇌(煩惱)라 표현. 근원적 번뇌로서 탐냄(貪)•성냄(瞋)•어리석음(癡)이 있다.
②나라고 생각하는 사정에서 일어나는 나쁜 경향의 마음 작용. 곧 눈 앞의 고(苦)와 낙(樂)에 미(迷)하여 탐욕•진심(瞋心)•우치(愚癡)등에 의하여 마음에 동요를 일으켜 몸과 마음을 뇌란하는 정신 작용.
이러한 번뇌[惑]에 의해 중생이 몸과 마음의 행위[身口意三業]를 일으키게 되면, 이로써 3계 6도의 생사윤회에 묶이게 되고 고통[苦]의 과보를 받게 된다. [惑-業-苦 三道]
*망상(妄想 망녕될 망/생각 상) ; ①이치에 맞지 아니한 망녕된(妄) 생각(想)을 함, 또는 그 생각. ②잘못된 생각. 진실하지 않은 것을 진실하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
*중생심(衆生心) ; 번뇌에 얽매인 미혹한 존재(중생)가 일으키는 미혹한 마음.
*화두(話頭)를 타파(打破) ; 자기가 믿어지는 바른 선지식(스승)으로부터 화두•공안 하나를 받아서(본참공안), 그 화두(話頭)를 부처님 경전이나 조사어록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여 이론적으로 따지고 더듬어서 알아 들어가려 하지 아니하고,
오직 꽉 막힌 다못 알 수 없는 의심(疑心)으로 본참화두를 참구(參究)해 나가 화두을 타파하여 확철대오(廓徹大悟) 견성성불(見性成佛)하는.

[참고] 〇화두라 하는 것은 무엇이냐?
공안(公案)이라고도 말하는데, 화두는 깨달음에 이르는 관문이요, 관문을 여는 열쇠인 것입니다.

화두의 생명은 의심입니다. 그 화두(話頭)에 대한 의심(疑心)을 관조(觀照)해 나가는 것, 알 수 없는 그리고 꽉 맥힌 의심으로 그 화두를 관조해 나감으로 해서 모든 번뇌와 망상과 사량심이 거기에서 끊어지는 것이고,
계속 그 의심을 관조해 나감으로 해서 더 이상 그 의심이 간절할 수가 없고, 더 이상 의심이 커질 수 없고, 더 이상 깊을 수 없는 간절한 의심으로 내 가슴속이 가득 차고, 온 세계가 가득 차는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지에 이르면 화두를 의식적으로 들지 않어도 저절로 들려져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밥을 먹을 때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똥을 눌 때에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차를 탈 때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고, 이렇게 해서 들려고 안 해도 저절로 들려진 단계. 심지어는 잠을 잘 때에는 꿈속에서도 그 화두가 들려져 있게끔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로 6, 7일이 지나면 어떠한 찰나(刹那)에 확철대오(廓徹大悟)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큰항아리에다가 물을 가뜩 담아놓고 그 항아리를 큰돌로 내려치면은 그 항아리가 바싹 깨지면서 물이 터져 나오듯이, 그렇게 화두를 타파(打破)하고, ‘참나’를 깨닫게 되고, 불교의 진리를 깨닫게 되고, 우주의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52분12초~) [‘참선법 A’ 에서]

〇이뭣고? 이것이 무엇인고?
“이···뭣고·····?” 이렇게 의심을 해 나가되, 이런 것인가 저런 것인가 하고 이론적으로 더듬어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다못 “이···뭣고······?” 이렇게만 공부를 지어나가야 됩니다.
여기에 자기의 지식을 동원해서도 안되고, 경전에 있는 말씀을 끌어 들여서 “아하! 이런 것이로구나!” 이렇게 생각해 들어가서도 안됩니다.

공안은 이 우주세계에 가득 차 있는 것이지마는 문헌에 오른, 과거에 고인(古人)들이 사용한 화두가 1700인데, 이 ‘이뭣고?’ 화두 하나만을 열심히 해 나가면 이 한 문제 해결함으로 해서 1700공안이 일시(一時)에 타파가 되는 것입니다.

화두가 많다고 해서 이 화두 조금 해 보고, 안되면 또 저 화두 좀 해 보고, 이래서는 못 쓰는 것입니다. 화두 자체에 가서 좋고 나쁜 것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한 화두 철저히 해 나가면 일체 공안을 일시에 타파하는 것입니다.(76분34초~) [ ‘참선법 A’ 에서]
*자성(自性) ; ①사물 그 자체의 본성. 본성 ②본래부터 저절로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
*불조(佛祖) : 부처님과 조사(祖師), 불(佛)은 삼세제불(三世諸佛), 조(祖)는 역대(歷代)의 조사를 말함.
*면목(面目 낯 면,눈 목) : 천연 그대로의 심성(心性). 부처의 성품.
*잡두리 ; ‘잡도리’의 사투리. ①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다룸. ②단단히 준비하거나 대책을 세움. 또는 그 대책.
*혜명(慧命) ; ①지혜를 생명에 비유하는 말. ②법신(法身)은 지혜가 생명이 된다는 뜻.
*의단독로(疑團獨露 의심할 의/덩어리 단/홀로•오로지 독/드러날 로) ; 공안•화두에 대한 알 수 없는 의심(疑心)의 덩어리(團)가 홀로(獨) 드러나다(露).
*소소영령(昭昭靈靈) ; 한없이 밝고 신령함. 소소(昭昭)도 영령(靈靈)도 함께 밝은 뜻. 밝은 모양. 진여(眞如)•법성(法性)•불심(佛心)을 의미하는 말.
*생사심(生死心) ; '일어났다 꺼졌다'한 그 생각. 번뇌(煩惱), 망상(妄想)을 말함.
*치성(熾盛 성할 치/성할 성) ; 불길이 일어나는 것과 같이 성하게 일어남.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