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 자신(自信)2015. 5. 10. 14:13

 

 

§(119) 내 공부는 아무도 내 대신해 줄 수 없다 / 받기 어려운 사람 몸을 받았고, 만나기 어려운 참선법을 만났을 때 철두철미 정진해서 생사해탈 해야.

어떠한 불보살과 성현과 선지식이라 하더라도 내가 공부해 나가는 방법은 일러주실 수 있지만, 내 대신 공부는 해 주실 수가 없습니다. 어떠한 효성스런 제자나 상좌나 아들과 딸이라 하더라도 내 대신 이 공부를 해 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 대신 죽어줄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사는 것이 죽음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고 하는 엄숙한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아니 되는 것입니다.


정법을 만났으되 목숨을 바쳐서 철저히 수행을 하지 아니 한다면 마치 보배가 많이 있는 산속에 들어가서 보배를 찾아서 얻지를 아니하고 빙글빙글 서성대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사람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송담스님(No.119)—80년 1월 관음재일 법어(80.01.24) (용119)

 

약 12분.


경신년(庚申年)을 맞이해서 처음으로 관음재(觀音齋) 법요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방금 지나간 신해년(辛亥年 1971년),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10월 15일 결제날 설하신 조실 스님의 법문(法門)을 녹음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조실 스님께서는 갑인년(甲寅年 1974년)에 열반을 하셨습니다마는 우리는 10년 전에 조실 스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생생한 육성으로 생존해 계실 때와 조금도 다름없이 그 법문을 감격스럽게 들을 수가 있습니다.

조실 스님의 녹음 법문은 전국 방방곡곡에 비구·비구니·청신사·청신녀들이 녹음 카세트(cassette)를 통해서 법문을 들으면서 정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 법문을 듣고 또 들을수록에 조실 스님 생존하셨을 때 왜 직접 친견을 못했던가? 또 친견하신 일이 있는 분도 한번이라도 더 친견을 못했던가? 또 생존하셨을 때 좀 더 열심히 정진을 해서 왜 그때 힘을 얻지 못했던가?
이렇게 해서 한탄을 하고 후회를 하신 분들이 수없이 많이 계신 것을 듣고 알고 있습니다.

부모 살아 계실 때에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등한히 하고 불효를 하고, 그러다가 부모 돌아가신 뒤에사 살아 계실 때 효도 못한 것을 한탄을 하고 후회를 하는 사람이 유사 이래(有史以來)로 그러한 말이 전해 내려옵니다.

조실 스님 살아 계실 때에 그때 철저히 정진을 못하고 득력(得力)을 못했다고 한탄하는 분이 지금 적지 않지만, 앞으로 조실 스님의 녹음 법문마저도 듣기 어려운 때가 돌아오는 것입니다.
녹음기에 녹음되어 있는 것은 앞으로 몇 해를 더 음성이 변하지 않고 존재할런지 믿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조실 스님의 녹음 법문마저도 듣지 못할 때, 그때는 참으로 무슨 법문을 듣고 우리가 발심(發心)을 하고 분심(憤心)을 내서 활구참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아직까장은 다행히 조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습니다마는 오늘 이럭저럭, 내일 이럭저럭, 금년 봄을 이럭저럭, 금년 여름을 그렁저렁 지내다가 한 해 두 해가 가다보면 우리는 차츰 늙어가고 조실 스님 법문마저도 녹음을 통해서나마 듣지 못할 때가 온다면 그때는 누구를 붙잡고 한탄을 할 것인가?

세월은 흐르는 화살처럼 흘러가고, 우리는 하루하루 기력이 떨어져 가며 머리에는 흰머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 공부는 내 자신 외에는 아무도 내 대신(代身)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어떠한 불보살과 성현과 선지식이라 하더라도 내가 공부해 나가는 방법은 일러주실 수 있지만, 내 대신 공부는 해 주실 수가 없습니다.
어떠한 효성스런 제자나 상좌나 아들과 딸이라 하더라도 내 대신 이 공부를 해 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 대신 죽어줄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사는 것이 죽음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고 하는 엄숙한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아니 되는 것입니다.

진리에 입각(立脚)해서 보면 ‘생사(生死)라고 하는 것은 원래로 없다’고 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사바세계(娑婆世界)에 몸을 받아난 이상 마침내 죽음이라고 하는 엄연한 사실을 도피할 수가 없습니다. 한번 이 몸을 잃으면 다시 어느 생에 사람의 몸을 다시 받을 것인가? 아무도 보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육도윤회(六道輪廻)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 사바세계보다는 저 하늘나라는 훨씬 편안하고 즐겁고 아무런 괴로움도 없다고는 하되 거기에서는 도(道)를 닦을 수가 없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무 즐겁고 편안해서 도를 닦을 필요도 없고 도를 닦을 마음도 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천당(天堂)에 한번 올라가서 영원히 살 수만 있다면 또 그것도 괜찮지만, 천당에서 복을 받을 만큼, 자기가 지어 놓은 만큼 다 받으면 다시 인간 세상이나 축생이나 지옥에 떨어지고만 말기 때문에 천당에 갔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가 안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축생이나 지옥이나 귀도(鬼道)에 떨어지면 너무 괴로워서, 지옥에는 너무 지옥고(地獄苦)가 괴로워서 도를 닦을 생각조차도 할 수가 없고, 축생이 되면 어리석어서 법문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지금 부처님 열반하신 뒤 3천년이라고 하는 세월이 지내서 말세(末世)라고는 하지만, 과거에 무슨 복을 지었고, 무슨 수승한 인연을 지었기에 금생에 받기 어려운 사람 몸을 받았고, 만나기 어려운 불법(佛法)을 만났고, 불법 가운데에도 최상승 법문인 참선법(參禪法), 이 정법(正法)을 만나게 되었겠습니까.

정법을 만났으되 목숨을 바쳐서 철저히 수행을 하지 아니 한다면 마치 보배가 많이 있는 산속에 들어가서 보배를 찾아서 얻지를 아니하고 빙글빙글 서성대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사람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쌀을 구해서 솥에 밥을 지어서 맛있게 지어놨지만 그 밥을 그릇에 퍼서 상에 놓아야 하고, 상에 차려놨지만 숟갈로 떠야 하고, 숟갈로 떴지만 입에다 떠 넣어야지, 입에다 떠 넣으되 그것을 잘 씹어서 삼켜야만 배가 부를 것입니다.

입에다 넣었다고 해서 도로 토해 내버린다면 배가 부를 까닭이 없고 그것을 잘 저작(咀嚼)을 해서 삼켜서 흡수를 해야만 비로소 피가 되고 살이 된 거와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몸 받아서 불법을 만났고 정법을 만나서 활구참선을 배우고 듣고 했다하되, 정말 온갖 정성과 힘을 기울여서 한 생각 한 생각을 소홀히 지내 보내지 아니하고 철두철미 정진을 하지 않는다면 무슨 깨달음을 얻으며 어찌 생사해탈(生死解脫)을 기(期)하겠습니까.(처음~11분48초)

 

 

 

 

>>> 위의 법문 전체를 들으시려면 여기에서 들으십시오

 

 



---------------------

*관음재일(觀音齋日) ; 매월 음력 24일.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님께 기도를 드리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신·구·의 3업(身口意 三業)을 깨끗하게 하여—악업(惡業)을 짓지 않아—심신을 청정하게 하는 수행일.
*법문(法門 부처의 가르침 법,문 문) :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생으로 하여금 나고 죽는 고통 세계를 벗어나, 열반(涅槃)에 들게 하는 문이므로 이렇게 이름.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르는 말. 진리에 이르는 문.
*카세트(cassette) ; ①카세트테이프(cassette tape)를 간편하게 장착하여 녹음을 하거나 녹음된 것을 재생할 수있도록 만든 녹음기. 원어—카세트 테이프 리코더(cassette tape recorder).
②전용 플라스틱 케이스에 들어 있는 자기 테이프. 1963년 네덜란드의 필립스사가 개발하였다.
*득력(得力) ; 수행이나 어떤 기술•운동에서 자꾸 되풀이해서 하면, 처음에는 잘 안되던 것이 할라고 안 해도 저절로 잘 되어질때 득력(得力)이라 표현. 수월하게 되어 힘이 덜어지는 것을 다른 표현을 쓰면 그것을 ‘힘을 얻었다(得力)’하는 것.
참선 수행에서는 화두에 대한 의심을 할려고 안 해도 저절로 의심이 독로(獨露)하게 되는 것을 ‘득력’이라고 말한다.
*발심(發心) ; ① 불도(佛道=菩提=眞理)를 깨닫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을 일으킴.
②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마음을 냄. 깨달음의 지혜를 갖추려는 마음을 냄. (원어)發起菩提心발기보리심, 發菩提心발보리심.
*분심(憤心) : 억울하고 원통하여 분한 마음.
과거에 모든 부처님과 도인들은 진즉 확철대오를 해서 중생 제도를 하고 계시는데, 나는 왜 여태까지 일대사를 해결 못하고 생사윤회를 하고 있는가. 내가 이래 가지고 어찌 방일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속에서부터 넘쳐 흐르는 대분심이 있어야. 분심이 있어야 용기가 나는 것이다.
*활구참선(活句參禪) ; 선지식으로부터 화두 하나를 받아서[본참공안], 이론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다못 꽉 막힌 알 수 없는 의심(疑心)으로 화두를 참구(參究)해 나가 화두를 타파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하는 참선법(參禪法). 참선을 하려면 활구참선을 해야 한다.
참선의 다른 경향으로 사구참선(死句參禪)이 있는데, 사구참선은 참선을 이론적으로 이리저리 따져서 분석하고, 종합하고, 비교하고, 또 적용해 보고, 이리해서 화두를 부처님 경전이나 조사어록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여 이론적으로 따지고 더듬어서 알아 들어가려고 하는 그러한 참선인데, 이것은 죽은 참선입니다.
1700공안을 낱낱이 그런 식으로 따져서 그럴싸한 해답을 얻어놨댔자 중생심이요 사량심이라, 그걸 가지고서는 생사해탈은 못하는 것입니다.
생사윤회가 중생의 사량심(思量心)으로 인해서 일어난 것인데 사량심을 치성하게 해 가지고 어떻게 생사를 면할 수가 있겠습니까?(법문에서)
*대신(代身 대신할 대,몸 신) ; 어떤 대상과 역할이나 책임을 바꾸거나 그것을 떠맡아 함. 또는 그렇게 된 새로운 대상.
*사바세계(娑婆世界) ; 고뇌를 참고 견디지 않으면 안되는 괴로움이 많은 이 세계. 현실의 세계. 석가모니 부처님이 나타나 교화하는 세계. 인토(忍土)•감인토(堪忍土)•인계(忍界)라고 한역.
*육도윤회(六途輪廻, 六道輪廻) ; 선악(善惡)의 응보(應報)로 육도(六途-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고락(苦樂)을 받으면서 죽음과 삶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
*도(道) ; ①깨달음에 이르는 수행, 또는 그 방법. ②깨달음. ③가르침. ④궁극적인 진리. ⑤이치. 근원.
*천당(天堂) ; 천상(天上)에 있다는 신(神)의 전당(殿堂), 하늘의 세계.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의 모든 하늘을 통칭하는 말.
*귀도(鬼道) ; 아귀(餓鬼), 야차(夜叉 하늘을 날아다니며 사람을 괴롭힌다는, 모습이 추악하고 잔인한 귀신), 나찰(羅刹) 등의 세계를 말한다.
*말세(末世 끝 말,세상 세) ; ①도덕, 풍속, 정치 등의 모든 사회 질서와 정신이 매우 타락하고 쇠퇴하여 끝판에 이른 세상. ②석존입멸후 오백년을 정법(正法)의 세상, 그 다음 천년을 상법(像法)의 세상, 그 후의 일만년을 말법(末法)의 세상이라고 한다.
*최상승(最上乘) ; 더할 나위 없는 뛰어난 교법. 최상의 가르침. 가장 뛰어난 가르침.
*참선법(參禪法) ; ①선(禪) 수행을 하는 법.
②내가 나를 깨달아서—자신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을 꿰뚫어봐—이 생사 속에서 영원한 진리와 하나가 되어서 생사에 자유자재한 경지에 들어가는 수행. 자신의 본성을 간파하기 위해 하는 수행법.
*정법(正法) ; ①올바른 진리. ②올바른 진리의 가르침. 부처님의 가르침. ③부처님의 가르침이 올바르게 세상에 행해지는 기간.
*저작(咀嚼 씹을 저,씹을 작) ; 음식물을 입에 넣고 씹음.
*생사해탈(生死解脫) ; 생사(生死)를 떠나 깨달음의 세계에 드는 것.
*기(期)하다 ; 이루어지도록 기약하다.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