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강선사 추모재2015. 1. 19. 12:24

§(374) 전강선사 14주기 추모재.


**송담스님(No.374)—조실스님 14주기 추모재(89.01.09) (용374)
 

약 13분.

 

갑인년 12월 초2일 사시. 김 성원 영가의 49재 천도 법문을 마치시고 점심 공양을 드신 뒤,

오후 2시경에 대중을 모아놓고 『여하시 생사대사(如何是生死大事)인고? 할(喝)!』 하시고 『구구(九九)는 번성(飜成) 팔십일(八十一)이니라』하시고서 세수 77세 이시고, 법랍은 66세로 고요히 열반에 드신 전강 대선사의 14주기 추모재 법요식을 맞이했습니다. 

 

갑인년 겨울은 그렇게도 모질게 춥고 거센 바닷바람이 몰아쳤었습니다.

그러한 강추위 속에서 이 도량에서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다비(毘)를 봉행했습니다. 산초 송이처럼 송이송이 맺힌 오색이 영롱한 무수한 사리(利)는 선사(先師)의 유언에 따라서 인천 앞바다에 뿌려졌습니다. 

 

당시 선사의 법하(法下)에서 수행하던 많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은 ‘아직도 저희들이 공안을 타파하지 못하고 생사대사를 요달치 못했는데 저희를 어찌하라고 버려두고 가시나이까.’

소리 없는 소리로 가슴에 메어지는 슬픔은 억누르며 오일장(葬)이 치루어졌었습니다. 

 

선사(先師)께서는 17세에 해인사에 출가하셔서 20세에 강원을 수료하시고, 그길로 직지사 선원에 나가셨습니다. 2년간 피맺힌 무서운 용맹정진 끝에 23세에 견성오도(見性悟道) 하셨습니다.

 

혜월 스님, 혜봉 스님, 한암 스님, 용성 스님, 보월 스님, 만공 큰스님, 여러 당시 6대 선지식의 인가(印可)를 받으셨습니다. 그 큰스님들과 법거량(法擧揚)하신 내용이 조실 스님의 「일대기(一代記) 법문」 속에 낱낱이 수록이 되어 있습니다.

 

25세에 만공 대선사의 선종(禪宗) 77대 법맥(法脈)을 이으시고, 33세에 법보종찰 통도사 보광선원 조실로 추대되셨습니다. 36세에 법주사 복천선원 조실을 지내시고, 38세에 경북 수도선원 조실을 역임하셨습니다.

 

그 후 20년간 전남 남평 봉암사, 아주 조그마한 초막(幕) 절입니다.

그 봉암사에 거처를 두시고 광주·나주 지방에서 회두토면(灰頭土面) 화광동진(塵)으로 유시에는 숲 사이와 호숫가를 소요하시며, 유시에는 저자와 촌가에서 유연중생(有緣衆生)을 교화하셨습니다.

 

그리고 난 뒤 정화불사(淨化佛事)가 일어나서 58세에 해남 대흥사 주지를 역임하시고, 61세에 구례 화엄사 주지와 전남 종무원장을 지내셨습니다.

62세에 망월사 조실을 지내시고 63세에 용화사 법보선원을 개설하셨습니다. 그때에 오늘 법문을 해주신 불국사 조실로 계시는 월산 큰스님께서 용화선원 선원장을 맡아 주셨습니다.

 

64세에 월산 큰스님께서 대구 동화사 주지를 하고 계실 때, 전강 조실스님을 동화사 선원 조실로 추대를 하셨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8. 15해방 직후에 인천 도원동 보각선원에 조실로 추대할 때에 월산 큰스님께서 저 전남 남평 토굴까지 찾아가셨습니다.

‘인천 보각선원 종주로 추대하옵고 청요(邀)하오니 납자(衲子)를 제접(提接)해 주십시오.’하는 청첩장을 들고서 손수 그 남평 산골짜기를 찾아가서 조실 스님을 모시고 올라와서 보각선원에서 지내셨던 것입니다. 

 

월산 스님은 참 오랫적 조실 스님을 신(信)하시고, 조실 스님께서도 월산 스님의 법기(法器)를 보시고서 그렇게 참 사랑을 하셨습니다.

 

오늘 이렇게 14주기를 맞이해서 이렇게 오셔서 그 조실 스님의 영전에서 우리 사부대중을 위해서 간곡한 법어를 해주시게 된 인연을 생각하면, 우리의 숙명통(宿命通)이 열리지 아니한 우매한 중생으로서는 헤아릴 길이 없는 것입니다.

 

68세에 경남 범어사 선원 조실을 지내시고, 69세에 천축사 무문관 조실을 지내셨습니다.

72세에 수원 용주사에 중앙 선원을 개설하시고 조실로 취임하셨습니다.

76세에 지리산 정각사 조실을 지내시고 77세에 입적(入寂)을 하셨습니다. 

 

조실 스님께서는 33세에 새파란 청년으로 통도사 조실을 지내신 뒤, 77세에 열반하실 때까지 40여 년간을 설하신 법문이 실로 허공계에 가뜩차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열반하시기전 5, 6년 동안 설하신 법문이 녹음(錄音)되어서 큰 릴(reel)로 100개, 작은 릴로 50개가 현재 보존되고 있습니다.

 

열반하신 뒤에 선사의 법문은 녹음 카세트를 통해서 방방곡곡에 메아리치고 있어, 입적하신 뒤 어언 14주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선사께서 생존시 뿌려 놓으신 정법의 씨앗이 남겨 놓으신 감로법어(法語)에 의해서 나날이 자라나고 있기에 장래에 수많은 깨달음의 과일이 국내는 물론 온 세계의 도처에 주렁주렁 열어서 무르익게 될 것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날 물질문명은 날로 발달하고 있으나 온 세계는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의 불길이 훨훨 타고 있습니다.

이 불을 끄고 지상에 정토(淨土)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정법을 선양(揚)하여 자각(自覺), 각타(覺他), 각만(覺滿)의 대원(大願)을 성취하는 길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욱 신심을 돈독히 하여 선사의 남기신 법에 의지해서 용맹, 가용맹정진 한다면, 갑인년 12월 2일에 선사의 그림자인 육신은 허공으로 사라졌지만, 선사의 진신(眞身)인 법신(法身)은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돌아오실 것입니다. 

 

오늘 겨울에 바쁘신데도 불구하시고 원근의 경향(鄕) 각지(各地)에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사부대중 여러분,

그리고 특별히 추모재에 참석하셔서 우리를 위해서 법어를 내려주신 월산 큰스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인사의 말씀을 가름하고자 합니다.(처음~12분53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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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茶毘)팔리어 jhāpeti의 음사(音寫). 소연(燒然)·분소(焚燒)라고 번역. 시체를 불살라 장사 지내는 일. 불교가 성립되기 이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오던 장법(葬法)이다.

석가모니도 열반 후에 그 육체를 화장(火葬)하였는데, 그 이래 다비는 불교도(佛敎徒) 사이에 널리 행해졌으며 불교가 전래됨에 따라 이 장법도 중국·한국·일본 등에서 행해지게 되었다.

불교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육체는 지ㆍ수ㆍ화ㆍ풍 사대(四大)의 가합(假合)이라고 하여 사람이 죽게 되면 그 육체는 흩어져 없어지는 것이므로 시신에 집착하지 않고 화장하는 것이다.

*사리(舍利) ; sarira의 음사(音寫). 신골(身骨)•유신(遺身)이라 번역. 시체나 유골을 뜻함. 그러나 오늘날에는 화장한 뒤에 나오는 작은 구슬 모양의 물질을 가리킴.

*선사(先師) ; 돌아가신 스승.

*견성오도(見性悟道) : ‘성품(性)을 보아(見) 진리(道)를 깨친다(悟)’는 뜻이다。자기의 심성을 사무쳐 알고, 모든 법의 실상인 당체(當體)와 일치하는 정각(正覺)을 이루어 부처가 되는 것을 견성성불, 견성오도라 한다.

*인가(印可 도장 인,옳을•인정할 가) ; 스승이 제자의 깨달음을 인정함.

*법거량(法擧揚) ; ①스승이 제자의 수행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주고받는 문답. ②선객(禪客)들 사이에 주고받는 선(禪)에 대한 문답.

*일대기(一代記) 법문 ; 전강 선사의 자서전과 같은, 어릴 때부터 일생 출가 수행한 것을 전강 선사께서 직접 법문하신 것을 녹음해 놓은 법문.

*만공 스님 ; ‘역대 스님 약력’ 참고.

*법맥(法脈) ; 세속에서 조상의 전래 혈통(血統)을 밝히고 있듯이, 불교 선종(禪宗)에서는 스승에서 마음을 깨친 제자로 계속 이어져 전해 온,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법통(法統)의 전승을 법맥이라 한다.

*초막(幕)짚이나  따위 지붕 만들어 조그맣게 지은 막집(임시로 간단하게 지은 집).

*회두토면(灰頭土面) ;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얼굴에 흙을 칠한다는 뜻으로, 속인(俗人)과 같이 어울려 그 처지에서 말하며 같이 고뇌를 나눈다는 중생 교화를 위한 거리낌 없는 노력의 의미.

*화광동진(塵) ; ①빛을 감추고 티끌 속에 섞여 있다는 뜻으로, 자기의 뛰어난 지덕(智德)을 나타내지 않고 세속을 따름을 이르는 말.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이다.

②불보살이 중생을 깨우치기 위하여 속인들 사이에 태어나 중생과 인연을 맺어 중생을 불법으로 인도함.

*유연중생(有緣衆生) : ①과거에 부처님이나 보살과 깊은 인연(緣)을 맺은 일이 있는(有) 중생. ②불도(佛道)에 연(緣)이 있어서(有) 부처님을 믿는 중생.

*정화(淨化) ; 한국불교 정화운동. 1910년 일제에 의해 우리나라 국권을 상실한 한일합병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이를 공포한 경술국치(庚戌國恥)이후, 1911년 일제는 한국불교를 억압하고 민족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사찰령을 제정·공포하였다. 그 후 일제 강점기 동안 일본불교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승단이 급속도로 세속화되었다.

1945년 해방 이후에 불교계를 혁신하고 한국불교에 남아있는 식민주의 불교, 왜색불교를 청산하기 위해 1954년부터 1960년대에 걸쳐 일어난 한국불교 정화운동.

*청요( 청할 청,맞을 요) ; 남을 초청하여 맞음.

*납자(衲子) : 「납」은 누더기옷이란 말인데, 도를 닦는 이는 어디까지나 검박하게 입어야 한다.

본래 가사(袈裟)는 쓰레기에서 주어서 깨끗이 빨아 가지고 누덕누덕 기워서 만드는 것이므로, 분소의(糞掃衣) 또는 백납(百衲)이라고 한다。그래서 참선하는 이를 납자라고 하는 것이다.

옛글에 『誰知百衲千瘡裡 三足金烏徹天飛』란 것이 있다。곧 『뉘 알랴, 누더기에 밝은 해가 숨은 줄을 ! 』이것이 누더기 입은 도인, 곧 납자의 본색을 말하는 것이다.

*제접(提接 이끌 제,응대할•가까이할 접) ; (수행자를) 가까이하여 이끌다.

*법기(法器)불도 수행할  있는 소질 있는 사람.

*숙명통(宿命通) : 수행으로 갖추게 되는 여섯 가지의 불가사의하고 자유 자재한 능력인 육신통(六神通)의 하나로, 나와 남의 전생을 아는 자유 자재한 능력.

*감로법(甘露法)부처님 가르침 한번 믿으면 끝없는 공덕 이익 얻는다는 에서  가르침 다디 이슬 비유하여 이르는 .

*탐(貪) ; 자기의 뜻에 잘 맞는 사물에 집착하는 번뇌이다. 육번뇌[六煩惱-탐(貪)·진(瞋)·치(癡)·만(慢)·의(疑)·악견(惡見)의 여섯 가지 근본 번뇌]의 하나.

*진(瞋) ; 자기의 마음에 맞지 않는 것에 대하여 분하게 여겨 몸과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게 되는 번뇌이다. 육번뇌[六煩惱-탐(貪)·진(瞋)·치(癡)·만(慢)·의(疑)·악견(惡見)의 여섯 가지 근본 번뇌]의 하나.

*치(癡) ; 현상이나 사물의 도리를 이해하지 못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는 번뇌를 이른다. 육번뇌[六煩惱-탐(貪)·진(瞋)·치(癡)·만(慢)·의(疑)·악견(惡見)의 여섯 가지 근본 번뇌]의 하나.

*삼독(三毒) ; 사람의 착한 마음(善根)을 해치는 세 가지 번뇌. 욕심·성냄·어리석음(貪瞋癡) 따위를 독(毒)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진신(眞身)진리 그 자체, 또는 진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우주 그 자체를 뜻함. 법신(法身).

*법신(法身) ; 진리 그 자체, 또는 진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우주 그 자체. 비로자나불과 대일여래가 여기에 해당함. 진리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빛깔이나 형상이 없다.

Posted by 닥공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