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精進) 수행2014. 11. 14. 16:54

§(757) (게송)백년지시잠시간~ / 생사가 호흡지간(呼吸之間)에 있다 / 일체처 일체시에 본참화두를 거각하여 의단이 독로하도록 / (게송)일종위배본심왕~.

정말 제대로 자기의 정진을 할 줄 아는 수행자는 결제 때보다도 해제 때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 엄숙하고 알뜰히 정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송담스님(No.757)—2013년 동안거 해제 및 백일기도 회향 (용757)

 

약 15분.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이라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이니라
나~무~아~미~타~불~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인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이어다
나~무~아~미~타~불~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이라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이다.
인생이 오래 산다고 해도 백 년 살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데, 백 년을 산다 하더라도 잠깐 지나가고 마는 것이지.
그러니 광음(光陰)을 등한(等閒)히 하지 말아라, 시간을 등한히 지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인댄, 염라대왕(閻羅大王) 앞에 끌려가서 엄한 문초(問招)를 받지 않을라거든.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이어다, 바로 조사관(祖師關)을 확철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건 나옹(懶翁) 조사의 게송입니다.

나옹 선사는 고려 말, 이조 초에 대도인(大道人)이시고 대선지식(大善知識)이신데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 이런 게송을 남겨 주셨습니다.

오늘 계사년 정월 보름날 해제일을 맞이해서 여러 사부대중(四部大衆), 도반 여러분을 한 법당에서 만났습니다.석 달 전에 결제날 262명의 대중이 결제를 하고, 석 달이 지난 뒤에 오늘 해제일을 맞이했습니다. 방금 해제일을 맞이해서 조실(祖室)스님의 법문을 다 같이 경청을 했습니다.

그 결제 동안에도 각자 선방에서 다 조실스님 녹음 법문을 들으셨겠지만은,
오늘 해제일을 맞이해서 여러 도반들이 한 법당에서 조실스님 법문을 들으니, 처소에서 각자 녹음을 통해서 얼마든지 들을 수가 있으나 같이 석 달 동안을 결제를 하고 공부하던 도반이 한 법당에 모여서 들으니,

비록 열반(涅槃)하셨지만은 전강(田岡) 조실스님께서 살아계셔서 생존하셔서 현재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 법문을 설해주신 거와 똑같은 감동을 가지고 우리는 엄숙하게 법문을 들었습니다.

저도 녹음 법문을 통해서 혼자도 듣지만은 혼자 들을 때와 이렇게 도반 여러분과 같이 들을 때는 감동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비록 각자 처소에서 해제 법요식(法要式)을 거행할 수도 있으나 일부러 멀고 가까운 데서 다 이 자리에 모이신 것은 산승이 느낀 그러한 감동도 여러분께서도 그런 감동을 가지고 엄숙히 법문을 듣고,
‘앞으로 다가오는 산철 동안 잘 정진을 하리라’고 하는 그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생사(生死) 문제! — 살아있으면서도 한 시간 뒤 일을 모르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내일모레는 더욱 알 수가 없습니다.

생사(生死)라 하는 것은 숨 한 번 내쉬었다 들어마시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내생(來生)인 것입니다.
이 몸뚱이는 그렇게 오장육부와 사지백체(四肢百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숨 한 번 내쉬었다 들어마시지 못하면 바로 그것이 내생이기 때문에 살아있다고 믿을 것이 못됩니다.

그렇게 ‘생사가 호흡지간(呼吸之間)에 있다’고 하는 것을 확실히 우리는 인식을 하고, 그러한 인식하에 생각생각 일념일념을 허수히 지내지 말고.

항상 눈으로 무엇을 보아도, 귀로 무엇을 들어도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 간에 항상 화두를 거각(擧却)하고—자기의 본참화두를 깨끗하게 거각을 하고,
의단(疑團)이 독로(獨露)하도록 스스로 항상 채찍을 게을리하지 아니해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조실스님의 법문을 해제 법문을 들었기 때문에 산승이 이 자리에 올라온 것은 법을 설할라고 올라온 것이 아니고,
여러 도반들이 새해를 맞이했기 때문에 여러분께 그 동안에 얼마나 정진하느라고 애썼는가? 말 없는 말로 여러분께 묻고, 앞으로 다가오는 석 달 해제 동안 결제 때 못다한 정진...

각자 결제를 하면 소임을 맡기 때문에 소임 보느라고 제대로 정진을 못한 그런 분들도 해제 동안에는 걸림이 없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그럭저럭 여기저기 여행다니고 그러실 수도 있고 또 건강이 안 좋은 분은 약을 먹고 치료할 수도 있겠으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지내시던 간에 결제 동안보다도 훨씬 더 스스로 자기에게 엄한 채찍을 가하면서 한 생각, 한 생각을 단속을 하면서 열심히 정진하시기를!
그런 부탁의 말씀을 늙은 도반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께 간곡히 말씀을 드릴라고 이 자리에 올라왔습니다.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하야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고
나~무~아~미~타~불~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하야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이니라
나~무~아~미~타~불~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고.
한 번 본심왕을 등지고, 몇 번이나 삼도(三途)와 사생(四生)을 겪어 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하고, 오늘 이 시간에 법문을 듣고 화두를 듦으로 해서 번뇌의 찌꺼기를 깨끗이 청소를 하고.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이다. 행주좌와 어묵동정 — 어떠한 시간, 어떠한 장소에서도 항상 자기의 본참공안(本參公案)을 챙기고, 경계에 속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말 제대로 자기의 정진을 할 줄 아는 수행자는 결제 때보다도 해제 때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 엄숙하고 알뜰히 정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받기 어려운 이 몸을 부모로 인해서 이 몸을 받아났고, 숙세(宿世)의 좋은 인연 관계로 금생에 불법을 만났고, 불법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만났습니다.

비록 열반하셨지만 조실스님의 그 엄하고도 장엄한 법문을 녹음기를 통해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옛날에 역대 조사, 도인들이 많이 계셨지만 법어집이 문자로는 전해오지마는 그 육성은 과거에는 돌아가시면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 발달로 생존시에 녹음해 놓은 법문을 이렇게 돌아가신 뒤에도 법문을 들을 수가 있어서 우리는 과거에 좋은 법의 인연을 심어 놓았기 때문에 이런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처음~14분50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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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송) ‘백년지시잠시간~’ ; [한가로운 도인의 길-나옹화상법어집](김달진 역주,세계사) p185에 있는 ‘警世-세상을 경계함’ 참고.
*광음(光陰) ; 햇빛과 그늘, 즉 낮과 밤이라는 뜻으로,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
*등한(等閒)히 ; 무관심하거나 소홀하게.
*염라대왕(閻羅大王) :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 인간의 생전에 행한 선악(善惡)을 심판하여 벌은 주는 왕.
*문초(問招) ; 죄나 잘못을 따져 묻거나 심문함.
*조사관(祖師關) ; 조사의 경지에 이르는 관문(關門), 곧 화두(공안)을 말함.
관문(關門)은 옛날에 국방상으로나 경제상으로 중요한 곳에 군사를 두어 지키게 하고, 내왕하는 사람과 수출입 물건을 검사하는 곳이다. 화두는 이것을 통과하여야 견성성불하게 되는 것이므로 선종(禪宗)의 관문이 된다.
*선지식(善知識) ; 부처의 가르침으로 인도하는 덕이 높은 스승. 수행에 도움이 되는 지도자. 좋은 벗.
*사부대중(四部大衆) ; 불문(佛門)에 있는 네 가지 제자. 곧 비구(比丘), 비구니(比丘尼), 우바새(優婆塞), 우바이(優婆夷)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참고] 우바새-upasaka의 음역. 속세에 있으면서 불교를 믿는 남자.(같은 말=靑信士,靑信男,信男,信士,居士,近事男,近善男,善宿男) 원래의 말뜻은 모시는 사람. 받들어 모시는 사람. 출가수행자를 모시고, 신세를 지므로 이렇게 말한다. 우바이-upasika의 음역. 속세에 있으면서 불교를 믿는 여자. (같은 말=靑信女,近事女,近善女,近宿女)
*조실(祖室) ; 선원의 가장 높은 자리로 수행인을 교화하고 참선을 지도하는 스님. 용화선원에서는 고(故) 전강대종사(田岡大宗師)를 조실스님으로 모시고 있다.
*열반(涅槃) ; ①타고 있는 불을 바람이 불어와 꺼 버리듯이, 타오르는 번뇌의 불꽃을 지혜로 꺼서 일체의 번뇌나 고뇌가 소멸된 상태. ‘니르바나(nirvāna)’의 음역어로, 불가(佛家)에서 흔히 수행에 의해 진리를 체득하여 미혹(迷惑)과 집착(執着)을 끊고 일체의 속박에서 해탈(解脫)한 최고의 경지를 이르는 말이다.
②스님의 죽음을 수행을 통해 해탈(解脫)에 이르게 됨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전강 대종사 ; 분류 ‘역대 스님 약력’ 참고.
*법요식(法要式) ; 불사(佛事-제사, 법회 따위의 불가(佛家)에서 행하는 모든 일)를 할 때 행하는 의식.
*산철(散철) ; 본철(本철-하안거,동안거)이 아닌 시기.
*내생(來生) ; 죽은 후에 다시 맞이한다는 미래의 삶.
*사지백체(四肢百體) ; 온몸(몸 전체).
*허수히 ; 짜임새나 단정함이 없이 느슨한 데가 있게.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 ; 모든 곳 모든 때에. 언제 어디서나.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 ; 사람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체의 행위.
*거각(擧却 들 거,어조사 각) ; 화두를 든다.
*의단(疑團 의심할 의, 덩어리 단) ; 공안·화두에 대한 알 수 없는 의심(疑心)의 덩어리(團).
*독로(獨露 홀로·오로지 독,드러날 로) ; 홀로(獨) 드러나다(露).
*(게송) ‘일종위배본심왕~’ ; [석문의범(釋門儀範)]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참고.
*본심왕(本心王) ; 본래 진여불성(眞如佛性).
*삼도(三途•三塗) ; 악한 일을 한 중생이 그 과보로 받는다는 3가지 미혹한 생존. 지옥•아귀•축생의 생존.
*사생(四生) ; 중생이 윤회하는 세계인 육도(六途)에서의 네 가지 생(生), 4가지 태어나는 방식.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을 이른다.
*본참공안(本參公案) : 생사(生死)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타파해야 할 자기의 화두(공안)로써 자기가 믿어지는 바른 선지식으로부터 받아서 참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숙세(宿世 지날 숙,세상 세) ; 이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宿)의 세상(世).
*최상승법(最上乘法)=활구참선법(活句參禪法)=간화선(看話禪) ; 더할 나위 없는 가장 뛰어난 가르침.

Posted by 닥공닥정